최종편집 : 2019.11.21 목 17:09
상단여백
HOME 대회
대대적인 리모델링 필요하다...갈림길에 선 ‘태권도’관중 '제로 시대' 맞아...비인기 종목 탈출 못하나

인기 스포츠 종목을 판가름하는 기준은 ‘관중’이다.

비인기 종목은 늘 자기들만의 리그에 머문다. 엘리트 체육의 동력을 잃게 되고, 생활체육 참여 인구도 줄어든다. 경기장은 텅텅 비고, 심지어 대중들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이름도 잘 모른다.

대기업들의 광고가 수두룩하게 붙는 인기 종목은 다르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는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연봉이 매년 수억 원 이상을 돌파하고, 유니폼만 보더라도 은행, 자동차회사 등 대형 기업들이 후원한다. 리그나 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상금과 더불어 엄청난 액수의 보너스도 뒤따른다. 성적이 뛰어난 선수가 자유계약 신분이라도 되면 그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태권도는 어떨까? 비인기 종목이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이 왔을 때만 ‘효자종목’이 된다. 국내 대회장은 관중 ‘제로 시대’다. 난간에 기대 선수를 응원하는 동료와 학부모만 있을 뿐이다. 태권도는 갈림길에 서 있는 비인기 종목이다.

유튜브나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 영상을 내보내면 8할은 “태권도, 왜 이렇게 됐냐?”는 비판이다. 득점에 대한 공감대가 없고, 기술은 단조로우며, 박진감도 떨어진다는 평가다.

태권도는 ‘우리만의 리그’에서 벗어날 만한 요소가 없다. 물론 팬들을 위해서만 경기를 하는 건 아니지만, 비인기 종목의 생명은 그리 길지 않다. 변화와 개혁이 필요한 이유다.

경찰청장기 우수선수선발대회 전경.

국내 태권도대회의 현주소

국내대회 시스템은 답이 없다. 결승전보다 8강이 치열하고, ○○○기, ○○○배라고 명칭을 붙인 대회들은 이제 그 의미가 퇴색되었다.

오로지 선발전 티켓 확보만 중요하다. 대회를 열 때 대기업의 후원이나 광고, 우승상금도 없다. 매년 쳇바퀴 돌 듯 예선대회와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을 반복한다.

얼마 전 우수대회 남자부 준결승 경기에서 한 대학 선수가 대형 실업팀 선수를 잡고 결승에 진출했다. 3회전 막판 깔끔한 머리 공격까지 성공시키며 승리를 확신하는 세리머니도 했다. 몸놀림이 가벼워 보였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이 선수는 경기가 끝나자 대회 본부석으로 향해 ‘경기 포기각서’를 제출하려고 했다.

“원래 다쳤던 곳이 아프다”라는 이유였다. 방금까지 멀쩡하게 준결승을 치른 선수가 갑자기 제대로 걷지도 못하게 됐다. 하필 결승전 상대 선수는 같은 학교 동료였다. 경기를 포기하려던 선수는 이미 선발전 티켓을 땄기 때문에 결승전을 뛸 필요가 없었다.

1위를 하든 2위를 하든 국가대표 최종선발전 티켓을 받는 건 마찬가지다. 결승전에 대한 동기부여가 없었다. 기권할 만도 하다. 정황상 ‘고의 기권’이라도 징계할 수 있는 규정도 없고, 대회 현장에는 그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는 의료진도 없다.

티켓만 따면 끝? 국가대표 최종선발전 시스템도 바꿔야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을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

우선 협회장기, 국방부장관기, 대통령기 각 부 체급별 ‘1위자(고등, 대학, 일반부)’에게는 국가대표 최종선발전 직행 티켓을 주는 것이다. 나머지 2, 3위자는 현행처럼 우수대회 출전권을 받는다. 이렇게 되면 8강보다 준결승이 박진감 넘치고, 준결승보다 결승이 치열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최종선발전 출전권은 전년도 국가대표 1, 2진(2명), 그리고 올림픽랭킹 체급별 1위자(1명), 우수대회 체급별 입상자(4명), 메이저대회 각부 체급별 1위자(9명)에게 부여한다. 결원이 발생하면 우수대회 차상위자에게 최종선발전 티켓을 주고, 최대 인원을 16명으로 제한한다.

단, 우수대회 차상위자로 최종선발전 출전권을 획득했을 경우 전년도 국가대표 1, 2진과 시드를 배정해야 한다. 우수대회 준결승에서 고의적으로 기권하거나, 패배하면 최종선발전에서는 대표 1진과 첫 경기에 하는 방식이다. 부상을 이유로 기권할 시에는 정해진 기간 내에 진단 서류를 제출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세계랭킹 상위자는 출전권을 부여하지 않아야 한다. 세계태권도연맹(WT)은 현재 두 가지 랭킹포인트 제도를 운용하고 있는데, 8체급 기준의 세계랭킹, 4체급 기준의 올림픽랭킹이 있다. 당연히 올림픽랭킹에 모든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세계랭킹은 사실상 우수대회 출전을 놓고 ‘눈치 게임’하는 식으로 이용된다.

경찰청장기, 취지만큼 운용의 묘도 함께 살려야

최근 치러진 경찰청장기도 다소 아쉬움이 컸다. 총 6명을 특채하려고 했는데, 현실적으로 특채 지원자가 우수대회 우승을 차지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경찰청 참관인 자격으로 대회에 파견된 이선희 경사는 “남자 선수들의 경우 병역을 필하지 않더라도 임용 후에 휴직을 내고 군대에 가는 방법도 있다. 다행히 이번 대회에서 2명이 혜택을 받았지만, 좋은 기회가 사라질까 염려된다.”라고 전했다.

경찰청장기는 규정적으로 남자 선수들의 병역 문제 등을 해결하고, 대회를 별도로 개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경찰공무원에 지원하는 선수들만 모여 경기를 하고, 1위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올해 복싱연맹이 이렇게 대회를 치렀다. 모든 체급 1위자에게 경찰공무원의 기회가 열릴 수 있도록 했다.

대회 홍보 마케팅 활성화와 철저한 공인업체 관리

대한태권도협회(KTA)의 홍보 마케팅도 여전히 눈에 띄지 않는다. WT와 비교하면 그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WT의 경우는 그랑프리 전 경기를 라이브로 스트리밍하고, 체급별 결승, 대회 하이라이트, 인터뷰, 사진 등 다양한 홍보 루트를 확보했다.

KTA 역시 유튜브나 페이스북 채널을 구축했다. 그러나, 콘텐츠에 대한 큰 이슈를 끌거나, 관심을 유도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기업들의 후원을 받을 수 있도록 사진이나 영상 콘텐츠를 통해 적극적으로 대회를 홍보해야 한다.

여기에 최고의 경기력을 낼 수 있도록 국내대회 현장에 웜업장을 설치하는 방안과 공인업체들의 판매를 유도할 수 있는 부스, 그리고 공인 용품의 관리, 감독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전자호구는 직접적으로 승패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철저한 공인 과정이 필요하다.

태권도는 누가 뭐라 해도 비인기 종목이다. ‘우리만의 리그’를 부인할 수 없다.

관중들이 환호하는 스포츠, 광고가 빗발쳐 늘 관심받는 종목, 팬들로 가득한 경기장. 지금 방식으로는 꿈도 꿀 수 없다. 변화와 혁신, 그리고 개혁은 냉정한 성찰과 ‘의지’로부터 출발한다.

류호경 기자  hk4707@naver.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류호경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1
전체보기
  • 승부조작 2019-11-11 09:59:54

    축구에선 학교 두팀 모두에게 해당경기 몰수패와 3년간 연맹 주최 대회 출전 금지, 지도자 영구 자격정지
    태권도는 다득점 mvp만 제외 ㅋㅋㅋ정신차리자   삭제

    • 정신차려 2019-11-05 20:20:10

      제발밀어주기 이런선발방식 바꿔야 합니다..이겨놓고 상대선수가 동문이라 포기각서라 이건너무하네요 이런건못잡아내나요 저런거한다는거 자체가 이해가안가네요 그리고 포기각서는 출전전에 아파서 못한다고 포기하는거인데 끝나고 나서 왜그런걸 내죠 상식선에서이해가안가네요 시합이 장난인줄 아는걸로 생각밖에 안드네요 그걸받아주는 임원 협회나 참노답이네요 이러니 욕을먹죠 일반호구에서 전자호구 생기고 이럴꺼면 이제 앞으로 컴퓨터가 신청 및 이런걸 다해야되나 진짜 너무하네 둘다 제제를 주면 모를까 선발방식도 바꿔야하고 지도자들생각도바꿔야하고 바뀔게많죠   삭제

      • 00 2019-11-05 20:11:04

        현재상황을 잘잡아 내셧네요 고의성 기권은 처벌을 제대로해야되죠 누구는 열심히햇는데 저러면   삭제

        • 태권도부활 2019-11-05 10:28:08

          많은 점수보다 호구 터지는 대포 소리나는 강한 타격에 점수주는 제도로 바꾸자.
          1,2점자나더라고 화끈하고 타격감이 있는 경기로 바꾸자.
          까딱까딱 발장난하는 발펜싱이라는 태권도 보다는 왠만한 발차기외에 강한 정타가 나왔을때만 점수가 들어가도록 전자호구 쓰더라도 그만큼하면 예전의 태권도의 인기가 부활될듯. 아주쉽다 지금보다 전자호구 게이지를 각체급 10이상씩만 올리면 과연 어떻게 될까?   삭제

          • 태권도경기규칙개정 2019-11-05 10:22:28

            연말 다가오니 태권도 경기 규칙을 재정비하자.
            1. 호구잡고 때리는 행위 외에 어깨나 양팔잡고 때리는 행위 경고(태권도인지 씨름인지?)
            양팔 경고, 한팔잡고 때리는 행위까지만 인정하자.
            2. 호구 타격 게이지를 올리고 헤드기어 게이지 선택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타격없이 헤드기어에 발올려 센서 감지되는걸 방지하자.
            3. 3초갈려가 아니라 2초갈려.
            단발성 주먹공격 +단발성 발차기후 공격해서 붙어서 시간지체하는 행위를 없애자.
            4. 타격없이 상대발공격 무릅세워 차다가마는 발차기 방어경고(상대부상방지에도 도움)   삭제

            • 무술인 2019-11-05 09:32:40

              구구절절 맞는말.... 이상하게 태권도를 수련하고 즐기는것은 재미가 있다고 여겨지는데 보는것은 너무 재미가 없음... 뭐 비인기 종목들의 일관성있는 특징이겠지만 태권도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함. 할줄 아는 사람들은 많은데 보는것이 너무 재미가 없으니 조금 알만한 사람들도 관심있게 쳐다보지 않는것. 또한 협회, 국기원 등 집행부에서 흘러나오는 늙은 임원들의 장난질 및 각종 비리, 부패, 부정까지.... 깨진 유리창 법칙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것. 더이상 좋은게 좋은것이라는 늙은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태권도를 좌지우지하게 해선 안됨   삭제

              • 김종길 2019-11-05 09:10:38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지 얼마안되는 컬링이나 하다못해 당구경기도 중계방송을 하는데 태권도는 세계대회는 물론 그랑프리조차 중계가 되지 않는 냉혹한 현실입니다.
                방송사를 원망하자는 말이 아닙니다.
                그들은 광고나 시청률을 고려하기 때문에 중계하고 싶어도 못하겠지요~~
                국기 태권도 종주국 대한민국 올림픽 정식종목 퇴출위기
                이런 단어들이 나올때마다 가슴이 철렁하고 기가 죽는건 왜일까요?
                상대에게 아무런 충격도 주지못하는 다리 휘어서 머리에 갔다가 대는 발차기는 왜 하려고 애를 쓸까요?
                발펜싱이라는 태권도 별명은 왜 나올까요?
                생각해 봅시다.   삭제

                • 메롱 2019-11-05 08:00:20

                  또 누구에 의견인지
                  친한사람한테 맛있는거 얻어먹었나 ㅋ
                  차라리 시합 다시 두번~ 최우수 대표얘선전
                  메이저대회 1등을? 티켓 ㅋㅋ
                  태권도신문기자나 리모델링   삭제

                  • 새도복싫어 2019-11-05 07:59:55

                    유튜부에 예전 태권도 경기를 한번 찾아보십시요! 그리고 현재의 태권도 경기를 찾아서 비교해보십시요
                    왜ufc와 로드fc에 스폰서가 붙는지를..보다가 재미없어서 꺼버리는 태권도 영상..그냥 적당히 돌려보다 꺼버리는..이제 더이상 태권도는 격투기도..예를 중시하는 태권도도 아닙니다..경기전 손텃치 하면서 갑자기 공격하는 선수도있고..어린학생에게 허벅지공격하라고 지시하는 코치도..상대에게 타격을 주는것이 아닌 텃치하면 되는것이 무슨 흥미와 재미가있을런지요? wt회장 교체!경기방식 교체만이 답이지않을까요?   삭제

                    • 태권사랑 2019-11-04 20:19:42

                      가치있는 이야기입니다.
                      얼마전 대기업 임원과 이야기 했습니다.
                      왜?태권도는 후원이나 광고가 없냐고~
                      그 임원 왈~태권도 후원하고 광고하면 우리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냐고 되묻더군요~ 좀더 아이들의 발전적 미래를 위해서 협회 괸계자들이 머리 맞대고 고민해봐야할 문제인듯 합니다.
                      큰 대회있을때 메스컴에 선수들이 한번이라도 더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주셔야 할 것입니다.대회시
                      특정 선수만 기사내보내는 것이 아니라~많은 선수에게 더 넓은 길을 갈 수 있도록~   삭제

                      1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전체보기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