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태권도계는 왜 바람 잘 날이 없는가.

지도자들의 자질 부족인가, 아니면 행정 지도 부재인가. 가뜩이나 경제 상황이 안 좋아 도장 운영이 어렵고, 설상가상으로 수련 적령기 아동 감소와 학원의 난립으로 경쟁력이 심화되고 있는 판에 태권도계는 무슨 범죄의 온상인 것처럼 매스컴에서 다뤄지고 있다. 정말 목불견이다.

태권도는 모름지기 정신과 신체를 수련시켜 주는 ‘도(道)’가 아닌가. ‘도(道)’란 인간이 마땅히 행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인데, 돈 몇 푼에 자신의 운명을 걸고 마음이 흔들려서야 어찌 ‘도인(道人)’이라 하겠는가.

지도자는 리더이며, 리더는 모든 면에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 배 밭에서 갓 끈을 고치지 말고 참외 밭에서 신발 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속담을 되새겨 봐야 한다.

지도자는 결코 남에게 오해를 받을 행동을 실행해서는 안 된다. 국제심판자격증과 단증 등 증명서 발급에 검은 돈이 오가고, 승부조작에 돈이 판을 치는 태권도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이런 풍토에서 우리 태권도가 어떻게 경쟁력을 키워 나갈 수 있으며, 무슨 백년대계를 논하겠는가.

5년 전 태동한 전국태권도연합회는 임원들이 하나같이 기성 태권도의 탈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마음과 올바른 정신으로 참신하게 시작할 것을 다짐했고,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도 태권도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노력에 비해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거나 아주 느리게 결실을 본다면, 호시우보(虎視牛步)가 아닌가.

지난 여수에서 열린 대회의 태권체조 부문에서는 몇 몇의 오판으로 참가자들과 참관자들을 실망시켰다. 기성세대는 그렇다 치더라도 열심히 수련한 선수들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우리들은 그들에게 할 말이 없다. 다음 대회부터라도 공정한 판정을 위해 우리 모두가 합심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경덕 경기도태권도협회 부회장(경민대 교수)  keki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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