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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스포츠와 스포츠가 아닌 것비앙카 웍든의 세계선수권 3연패와 정슈인의 눈물
  • 양택진 기자
  • 승인 2019.05.2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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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과 반칙은 스포츠의 일부다.

오심은 심판 전문성의 부족이나 피로의 누적 등 몇 가지의 원인들로부터 비롯되지만 스포츠의 범위에 들어있는 많은 변수들 중 하나다.

다만 스포츠에서 순수한 오심은 고의성을 배제한다.

여자 +73kg급 시상식 장면.

반칙도 스포츠의 일부다.

태권도는 한 경기에서 9개의 감점을 허용한다. 그 대가로 감점을 받는다.

올림픽 결승 3회전, 23대 21로 이기는 상황에서 종료 1초가 남았다. 이기고 있는 선수는 접근전 난타보다는 한계선 쪽으로 뒷걸음질 친다. 자연스러운 본성이고, 당연한 전략이다.

단, 소극적 행위 혹은 한계선 바깥으로 나가는 행위 등 금지행위를 했기 때문에 감점을 하나 받으면 된다.

여기까지는 스포츠다.

2019 맨체스터세계선수권 여자 +73kg급 결승전. 세계선수권 3연패를 노리고 코트에 오른 영국의 비앙카 웍든과 2016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중국의 정슈인이 격돌했다.

득점의 우세는 중국의 정슈인이 가져갔다. 그러나 정슈인은 3회전 48초를 남긴 상황에서 20대 10으로 앞서다 소극적 행위로 열 번째 감점을 받으며 반칙패를 당했다.

논란이 벌어졌다. 세컨드인 관쩌민 중국태권도협회장은 코트로 올라와 정슈인의 손을 번쩍 들었고, 영국 세컨드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밑으로 내리며 비앙카 웍든의 승리를 조롱했다.

그리고, 정슈인은 시상식 중 비앙카 웍든 앞으로 실신하듯 쓰러지는 장면을 보여주었다.

논란의 핵심은 감점 부여의 일관성이다.

야구에서는 스트라이크존의 크기가 주심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어떤 주심은 규정보다 약간 넓게, 어떤 주심은 약간 좁게 볼 수 있다. 다만 경기에 참가한 두 팀에 대해 동일한 크기의 스트라이크존을 일관성있게 적용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한 팀에는 넓은 스트라이크존을, 다른 한 팀에는 좁은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한다면 이는 의도성을 의심받게 된다.

우선 이날 주심의 감점 부여 행위는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었다. 잡는 행위, 소극적 행위 등에 대해 유독 정슈인에게만 감점이 쏟아졌고, 반대로 대놓고 잡는 행위를 반복한 비앙카 웍든에게는 단 한 개의 감점도 부여되지 않았다.

개최지 영국, 세계선수권 3연패의 기록 등 다양한 요인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일관성이 부족한 주심 판정의 배경을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현재의 세계태권도연맹(WT) 겨루기 경기규칙과 지침의 한계와 주심의 전문성 부족 등이 요인이라면 한쪽에서는 고의성이 없는 일관성의 결여로 판단할 것이고, 중국을 비롯한 또 다른쪽에는 고의성을 의심할 것이다.

전자라면 비앙카 웍든과 정슈인의 경기 결과는 스포츠일테고, 후자라면 스포츠가 아닌 것이다. 의도성이 포함된 판정의 일관성 결여는 스포츠를 스포츠가 아닌 것으로 만든다. 어느 쪽이든 비앙카 웍든의 세계선수권 3연패 금메달은 불결한 얼룩을 남기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영국은 최근 수년간 국제 스포츠 태권도계에서 경기력과 그 외적측면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고, 중국 역시 우시 그랜드슬램 창설과 세계선수권 유치 등으로 태권도계에서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두 축이기도 하다.

그리고, 2021년 차기 세계선수권은 중국에서 열린다.

덧붙이자면 만일 정슈인이 금메달을 차지했고, 비앙카 웍든이 은메달을 차지했다면 한국은 여자부 종합 1위를 중국에게 내주게 된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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