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제주도초등학교태권도연맹 김형우 회장

지난 15일 제주도에서는 초등 태권도 꿈나무들이 실력을 겨루는 제1회 제주도지사기 전국태권도대회가 개최됐다. 대한태권도협회가 초등학교연맹의 문을 닫아건 지도 어느덧 3년, 그 동안 초등부 전국대회가 줄어든 데다 특히 지난해는 신종플루라는 악재로 그나마 이어져오던 대회마저 줄줄이 취소되면서 열심히 쌓은 기량을 펼칠 기회가 없었던 초등선수들에게는 가뭄에 단비 같은 대회였다.

▲ 김형우 회장.

이번 대회 개최에는 김형우 제주도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의 의지가 큰 힘이 됐다. 30년 동안 교직에 몸담아오다 지금은 제주도교육청 장학관으로 봉직하고 있는 김형우 제주도초등연맹 회장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태권도를 수련한 공인 8단 정통 태권도인이다.
 
어린 시절 체력이 약해 태권도를 시작했다는 김 회장의 외모는 유순하기 그지없다. 말투도 온화하여 첫 대면에서 태권도 8단이라고는 보이지 않을 정도. 그러나 찬찬히 살펴보면 얼굴, 말투와는 전혀 다른 거친 손을 가지고 있다. 격파대회에 출전한 노장들의 손처럼 그의 손은 오랜 수련의 흔적이 여기저기 배어 있다.

김 회장이 이 대회를 구상해온 것은 벌써 3~4년 전이다. 예산 확보, 조직위 구성도 오래전부터 탄탄하게 준비돼온 것이다. 제주도에서는 이미 15년 전부터 도내 초등학교 태권도대회가 열려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회장이 굳이 전국대회 개최를 꾀한 이유가 있다.
 
“제주도는 지역적 여건 때문에 타 지역과의 교류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초등학생들은 전국대회에 참가하기가 쉽지 않죠. 제주도 태권도 꿈나무들에게 전국의 선수들과 실력을 겨룰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고 싶었습니다. 또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 선수들에게 청정지역 제주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게 해 주고 싶었습니다.”

김 회장은 30년 교직생활 동안 부임하는 학교마다 전교생에게 태권도를 직접 지도할 만큼 태권도에 대한 열의가 높다.

“처음에는 반대하는 교사들과 학부모들도 있었지만 막상 태권도 교육을 실시하고 나면 다들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런 소문이 퍼져서 나중에는 큰 어려움 없이 부임하는 학교마다 태권도를 가르칠 수 있게 됐죠.”

이런 김 회장의 활동은 현재 제주도교육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초등학교 전학생 태권도교육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물론 이 제도를 제안하고 적극 추천한 주역도 김 회장이다.

김 회장이 30년 이상 교직에 몸담으면서 학생들에게 태권도 교육을 병행하고 태권도 발전에 힘써온 이유는 태권도는 가치 있는 전통무예라는 그의 확고한 신념 때문이다.
김 회장의 태권도 사랑만큼 이 대회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지난해 하반기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신종플루 파장으로 대회가 올 1월로 연기된 것입니다. 2회 대회는 오는 8월 20일부터 엿새간 한라체육관에서 개최될 것입니다. 모든 계획이 마무리 된 상태입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에서도 첫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실력을 보면 올 8월 2회 대회는 더 완성도 높은 대회로 전국 초등학교 선수들을 대거 불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병주 기자
• sign23@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