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노고단이 동북부에 솟아있고, 서에서 동으로 섬진강이 중심을 가르며 흐르는 전라남도 동북부에 위치한 구례군.

험준한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인 구례군이 태권도 동하계 전지훈련의 중심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올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신임 김순호(57) 구례군수는 이 지역 스포츠산업과장을 지낸 스포츠 행정 공무원 출신으로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지역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대한태권도협회(KTA) 상임심판으로 5년간 활동한 바 있는 김수철(50) 구례군체육회 사무국장이 구례군과 태권도 전지훈련 및 대회 유치의 케미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수철 구례군체육회 사무국장.

올해로 사무국장 4년차에 접어든 김 국장의 구례군 태권도 전지훈련 활성화는 남다르다.

“태권도는 법으로 지정된 명실상부 대한민국 국기이다. 나 역시 태권도인이다. 구례가 관광지이기는 하지만 최근의 추세를 보면 스포츠마케팅에서 더 큰 효과가 있다. 인근 곡성이 레일바이크와 장미축제, 여수가 해양케이블카 등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고 있다면 구례는 그동안 축구, 씨름, 육상, 그리고 태권도 전지훈련 등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 체육회 사무국장을 맡으면서 태권도인으로서 우리 선수 및 지도자들이 조금이나마 더 좋은 환경에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되고 싶었고, 그래서 국가대표후보선수단 전지훈련도 유치했다. 아무래도 하나라도 더 보살피고 뒷받침해 줄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가장 컸다”고 말한다.

올해 하계훈련의 경우 4년째 이곳을 찾고 있는 국가대표후보선수단과 함께 청소년후보선수단, 그리고 장애인신인선수단이 비슷한 시기에 함께 합동훈련으로 구슬땀을 흘렸다.

진천선수촌에서 강화훈련하고 있는 국가대표선수단도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합동훈련을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선수들의 제주코리아오픈 등 대회 참가로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그러나 각 대표 선수단의 연계합동훈련을 보살피고 있는 김 국장은 뿌듯함을 느낀다.

김 국장은 “여름에는 워낙 시합이 많아 전지훈련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국가대표후보선수단과 청소년후보선수단, 그리고 장애인신인선수단까지 한 곳에서 훈련하며 구슬땀을 흘리는 것을 보고 있으면 뿌듯하기도 하고, 또 무언가 더 뒷받침해야 할 일들이 없는지 찾아보게 된다. 어느 전지훈련이나 선수단들을 위해 애쓰겠지만 그래도 구례는 내가 태권도인이라 늘 가까이 있고, 애로사항도 바로 해결해 줄 수 있어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관광지로서 기반시설도 충분한 구례는 선수단의 숙박과 음식은 어느 지역과 비교해도 잘 갖추어져 있다. 특히 화엄사까지 구보 코스와 지리산 노고단 트랙킹 코스는 선수단이 자연을 느끼며 체력을 단련하기에 더할 나위없고, 지리산 자락에 자리 잡은 온천도 있어 전지훈련 중간 중간 피로를 풀기에서 제격이다.

구례읍에 위치한 실내체육관을 메인 훈련장으로 각 면마다 체육관이 갖추어져 있는 구례군에는 보통 동계훈련기간 중 초등부에서 중고등부까지 4-50개 팀이 방문한다.

여기에 태권도뿐만 아니라 축구, 씨름 육상 등까지 찾다보니 김 국장은 눈코 뜰 새가 없다.

선수단 뒷바라지 하다보면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김 국장은 “못해주는 것이 있을까봐 염려는 되지만 힘든 건 없다. 그리고 사실 전지훈련 시즌이 되면 지도자들도 그렇고, 선수들도 그렇고 보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시합일정 때문에 전지훈련을 못 와도 하루 이틀이라도 와서 서로 얼굴이라도 보면 그게 좋은 것 같다. 힘들 지는 않다”며 손사래를 친다.

구례 실내체육관에서 합동훈련 중인 국가대표후보선수단과 청소년후보선수단.

구례군은 앞으로 전지훈련뿐만 아니라 태권도대회 유치도 준비하고 있다.

민선 7기 김순호 군수가 당선된 후 인수위원회에서 일한 김 국장은 김 군수와 손발을 맞춰 별도의 체육예산을 배정해 전지훈련 및 대회를 유치하기로 했다.

김 국장은 “내년에 태권도, 씨름, 축구 등 대회 유치를 4-5개 정도 계획하고 있다. 물론 포인트는 동계훈련 기간이다. 올 겨울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태권도선수단이 구례를 찾아 우리 고장의 맛과 멋을 느끼고, 또 선수들이 한층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구례군과 태권도가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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