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경기도 의정부 신한대학교 체육관.

올해로 여섯 번째 열리는 전국장애인태권도대회에 약 180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농아인올림픽에서는 지난 2009년 타이페이대회부터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치러지고 있고, 지난 2015년 1월 31일(현지시각)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가 집행위원회를 열어 2020년 도쿄패럴림픽 정식종목으로 선정한 만큼 사뭇 달라진 분위기를 기대했다.

지난 24일 열린 전국장애인태권대회 장면.

특히, 장애인태권도협회 현 집행부 구성 이후 사무국의 노력으로 신인선수 발굴 프로젝트가 처음으로 진행되었고, 올해 8월에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국내 최초로 국제장애인태권도대회 개최가 확정되었다.

오는 7월에는 최초로 장애인 신인선수들이 구례에서 비장애인 국가대표 후보선수단 등과 함께 합숙훈련을 실시, 경기력 향상과 함께 자긍심도 고양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국 장애인태권도 전문체육 분야의 지원 현실은 조금 나아졌을 뿐 여전히 그들만의 열정으로 분투를 거듭하고 있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연간 지원하는 3,000만원으로 세 번의 대회를 치러야 하지만 참가비도 받지 않는 상황에서 알음알음으로 무료로 대관하는 체육관을 구해야만 어려운 여건이고, 지방에서 참가하는 선수들을 위해 숙소라도 제공하고 싶지만 대회를 치를 예산도 빠듯하다.

지난해 태권도가 문재인 정부 10대 문화콘텐츠로 선정된 후 지난 15일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열린 ‘태권도의 미래 발전전략과 정책과제’에서는 장애인 전문 태권도 선수 및 환경 개선에 대한 지원 정책이 거의 다루어지지 않아 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물론 이번 정책과제에 장애인 태권도 지원 내용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 태권도 참여 지원이라는 제목으로 장애인 특화 프로그램 개발 분야에서 장애 유형별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장애인 복지기관과 연계 지원)을 다루고 있다.

또한 장애인 태권도 활성화 분야에서 신규개발 장애인 품새 공인화, 장애인 승품단 심사 일원화 및 별도 심사제도 마련(2020 도쿄패럴림픽 대비)을 내용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장애인 태권도 저변과 보급 확대와 더불어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전문 선수들의 처우와 환경 개선에는 이렇다 할 내용이 부족했다.

우선 장애인 선수들의 경우 훈련수당 외 수입원이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장애인 태권도 선수 발굴 육성 프로젝트로 진행되는 신인선수의 경우 하루 1만원의 훈련수당을 받기 때문에 별도의 수입 없이 태권도 훈련에만 매달릴 수는 없는 현실이다.

지도자의 경우 역시 일당제로 취급되다보니 다른 직업과 겸직을 해야 한다.

국가대표 강화훈련과 신인선수 상시훈련에 대한 지원 역시 확대되어야 하며, 2020 패럴림픽 혹은 그 이후를 대비해서라도 다수의 국제대회 참가해 랭킹포인트와 함께 국제대회 경험을 넓혀야 한다.

장애인태권도협회 내 전문인력의 고용과 배치는 물론, 유관단체 협의 과정에서도 배제되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책개발 TF 팀에는 장애인태권도 전문가는 단 한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장애인 체육에 대한 지원은 비단 몇몇 전문 선수들의 부와 명예로만 끝나지는 않는다. 비장애인 체육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 유명 선수의 탄생은 해당 종목의 저변 확대와 보급과 연계된다.

특히, 태권도는 훈련과 함께 인성을 강조하는 종목으로 장애인들이 사회 공동체 안에서 비장애인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 줄 수 있다.

태권도는 이제 명실상부 법으로 지정된 국기(國技)다. 그리고, 태권도의 모국은 한국이다.

언제까지 해외에서 열리는 장애인태권도대회에서 다른 나라의 장애인 체육 정책을 부러워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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