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신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은 당선된 후 이사회 공개를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맑고 투명한 KTA 운영에 대한 자신감의 약속이기도 했고, 태권도 전문지 기자들의 입장에서는 “굳이 이사회까지 공개할 필요가 있나?”하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컸다.

그러나 이사회 공개에 대한 약속은 초반 한두 차례를 제외하고는 지켜지지 않았다.

이사회를 다시 비공개로 돌리면서 때로는 최 회장에게 약속을 지키라는 기자들의 요구와 이를 막아서려는 일부 친위대들 간 설전도 있었다.

아무튼, KTA 이사회 공개는 기자들이 요구한 것이 아닌 최창신 회장의 약속이었다.

18일 오전 11시, 올림픽파크텔 서울홀에서 2018년도 KTA 제1차 이사회가 열렸다.

심의 안건에 들어서기 전 진행을 맡은 류호윤 사무처장이 이사회 언론 공개 여부를 최창신 회장 및 이사들에게 물었다.

최창신 회장은 이사회를 공개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고, 나동식 부회장 역시 이사회 공개를 지지했지만 13명의 참석 이사 중 7명의 이사들은 비공개를 원했다.

기자들은 바깥으로 나갔고, 이사회는 심의안건부터 다시 진행되었다.

그리고, 이사회 폐회를 알리는 방망이 소리가 들리자 몇몇 기자들이 이사회 후속 취재 및 브리핑을 위해 이사회장에 들어섰다.

그런데 나동식 행정부회장과 최권열 상근임원이 당시 설전을 벌이고 있었고, 기자들의 시선은 그쪽으로 쏠렸다.

이때 최진우 이사가 기자들을 향해 “비공개인데 왜 들어오느냐”고 말했고, 이어 사무국을 향해 “비공개 이사회인데 기자들이 들어오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묻자 사무국 직원이 “이미 이사회는 폐회되었다”고 답했다.

머쓱해진 최 이사와 일부 이사들이 혼잣말인지 기자들을 향해 하는 말인지 “이러니까 이사회를 비공개로 해야 한다”며 기자들을 탓하는 투로 주절거렸다.

이사회 공개는 최창신 회장의 약속이었고, 이미 진화는 되었지만 최창신 회장 불신임 파동 역시 현 집행부 내부의 집안싸움이었다.

그런데 마치 전문지 기자들이 이사회를 공개하라고 요구한 마냥, 그리고 집행부 내부의 집안싸움과 추태가 기자들의 취재 때문에 벌어진 일인 듯 자신들의 허물은 돌아보지 못하는 최진우 이사를 비롯한 몇몇 이사들의 반응은 황당한 일이었다.

바닷물이 짠 것은 민물이 단 것 만큼 당연한 일이다. 기자들이 이사회가 끝난 후 이사회 후속 취재를 하는 것은 이사들이 이사회에 참석하는 것만큼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의 본말과 선후조차 가리지 못할 수준의 깜냥을 지닌 일부 인사들이 집행부 이사 자리를 차지하고, 거기에 현 KTA 상황이 자신들의 무능력 때문인지 기자들의 취재 때문인지 조차 구분하지 못할 수준이라는 점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물론 그 모든 책임은 그러한 이사들을 선임한 최창신 회장에게 있겠지만 말이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양택진 기자
• winset7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