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한태권도협회(KTA) 이사가 과거 제자들을 상대로 한 성폭력 의혹에 휩싸였다.

피해자들은 당시 사범이었던 현 KTA 이사가 가슴을 만지거나 옷을 벗겼다며 폭로했다. 성폭행 의혹의 당사자는 강성일 KTA 이사(전 세종시협회 전무이사)로 밝혀졌다.

현직 대한태권도협회 이사가 20년 전 제자들을 성폭력 했다는 폭로가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4일 JTBC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 A 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인 1998 당시 사범이었던 강 이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A 씨는 “하나씩 틀리거나 이럴 때마다 옷을 하나씩 벗겼다”, “사춘기니까 가슴 같은 게 나오는데 얼마나 나오는지 자기가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막 브래지어 안에 손 넣어서 만지고...”라고 폭로했다.

또 다른 피해자 B 씨는 “가슴 가까이 있는 부분이랑 허벅지 안쪽 살 가까이 있는데 이렇게 꼬집었고...”라고 밝혔다.

20년 전 성폭행 의혹의 당사자인 강 이사는 JTBC 보도 직후 본지와의 통화에서 “20여 년 전에 있었던 일이고, 정신 차리라고 꼬집은 적은 있지만 성추행은 아니었다. 주로 시합장에서 있었던 일이고, 당시에는 때리거나 꼬집거나 하는 것은 비일비재한 일이었다. 폭로를 한 당사자들이 누구인지 알아보려 하는데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목격자이자 당시 강 이사와 함께 일한 부사범 C 씨가 강 이사의 설명과는 달리 태권도에서 행해진 훈련방식과 거리가 있었다며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라고 증언을 해 피해자들의 폭로에 힘을 실었다.

더욱이 피해자 D 씨는 “이게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계속 지도자로 계시는 부분 때문에 사실 염려가 된다”라며 이번 폭로의 이유를 밝혔다.

연예계와 정치계를 비롯해 사회 전반적으로 미투 운동이 확산되는 와중에 태권도계에서도 20년 전 성폭력 사실을 폭로하며 당사자들이 나섰고, 또한 의혹의 당사자가 현 KTA 이사로 밝혀지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태권도계 안팎에서는 미투 운동이 스포츠계, 특히 태권도계로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강 이사는 2016년 최창신 KTA 회장 당선 후 세종시협회 몫으로 이사에 선임되었다. 그러나 2016년 세종시협회 통합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불법으로 인해 당시 대한체육회로부터 임원 인준이 거부되었으며, 현재까지 세종시협회는 결격단체로 분류되어 있다.

당시 불법선거로 임원 인준이 거부된 세종시협회 몫으로 KTA 이사를 선임하는 것에 대해 반대 기류가 적지 않았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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