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7.11.22 수 21:40
상단여백
HOME 종합
힐난만 있고 반성은 없는 중국협회 자체단증 발급 논란수익구조로만 치우친 심사제도...세계태권도연맹과 공조 관건

중국태권도협회가 자체 단증 발급에 나선다는 소식과 함께 국내 태권도계가 들썩이고 있다. 중국이 태권도의 모국 한국과 세계태권도의 본산 국기원을 무시하고 있다는 비판 일색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기원의 위상과 단증의 가치 하락, 그리고 비정상적으로 수익모델화 되어버린 국내외 심사구조의 이해관계 충돌로 인해 ‘올 것이 왔다’는 반성의 목소리와 함께 자성론도 일고 있다.

중국태권도협회 연관 웹사이트에 지난 2일 게재된 승단 및 월단 심사 내용.

지난 5일, 한 태권도 용품업체 대표의 SNS를 통해 중국태권도협회가 단품증 발급에 나섰다는 소식이 국내에 알려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중국협회는 연관 웹사이트에 지난달 31일 자체단증 디자인을 게시했고, 지난 2일, 같은 웹사이트에 지난 7월 공표한 ‘중국 태권도 단 제도’와 ‘중국 태권도 지도자의 기술 등급 관리방법’ 등 2017년도 하반기 교육 활동 계획도 게재했다.

중국협회는 승단 심사위원 양성교육과 월단 심사도 시행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며, 나아가 자체단증 승단 심사 시 ‘차렷’과 ‘경례’도 중국어를 사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8월 1일부터 발급하기 시작했다고 알려진 단(품)증에는 지난 7월 선출된 꽌지예민 중국태권도협회 회장의 이름과 서명도 들어가 있다.

이와 관련 국기원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자체단증 발급까지 이루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우선 다음 주 월요일(11일) 중국태권도협회에 자체단증 발급 사실과 목적, 그리고 지난해 11월 국기원과 맺은 계약서 준수를 요구할 것을 담은 공문을 보내고, 직접 중국에 가서 중국협회와 만날 계획이다. 세계연맹과의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라고 밝혔다.

끊이지 않는 자체단증 발급 논란

국가협회 혹은 대륙연맹의 자체단증 발급 논란은 중국이 처음은 아니다.

유럽연맹은 지난 2005년 3월 13일 아제르바이젠 바쿠에서 개최된 총회에서, 팬암연맹 역시 같은 해 10월 4일 아루바 오란제스타드에서 열린 총회에서 자체단증 발급을 결정한 바 있다.

당시에는 세계태권도연맹(WT)의 도움으로 대륙연맹 인사가 참여하는 특별위원회가 구성되어 국기원에서 발급하는 단(품)증만을 인정한다는데 합의가 2006년 10월 이루어지며 보류되었다.

미국태권도협회 역시 지난해 7월 미국태권도고단자회와 손을 잡고 자체단증을 발급할 것을 공표한 바 있다.

미국협회는 ‘2017년 1월 1일부터 자체단증을 발급할 것이며, 내셔널 챔피언 대회 등 공식대회 출전 시 미국태권도협회 단증을 소지해야 한다’고 밝혔으나 현재 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베트남과 프랑스가 자체단증을 발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네팔은 자체단증 발급을 올해부터 중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중국협회, 왜 자체단증 발급 나섰나?

그러나 지난 1995년 WT 회원국이 된 중국의 태권도 발전 속도와 15억 명에 가까운 중국 인구, 그리고 태권도 산업과 시장의 규모에 비추어 큰 논란거리임은 분명하다.

이번 사태를 두고 중국태권도협회가 태권도의 본산인 한국의 국기원을 무시하고 단증을 발급하고 있다는 힐난과 함께 해외 조직 구축 및 심사추천 권한과 관련한 국기원의 난맥상이 지적되고 있다.

앞서 자체적인 수익사업을 할 수 없었던 중국협회가 지난 2006년 국기원과 양해각서를 맺고 ‘성광’이라는 회사와 재위임형태로 국기원 심사추천 독점권한을 행사했지만 이 과정에서 부정단증이 남발하는 등 문제가 속출했다.

또한 국기원이 중국협회뿐만 아니라 롱차이 그룹, 그리고 한인태권도단체와 복수로 심사추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롱차이 그룹은 독자적으로 국기원과 MOU를 맺은 후 국기원을 등에 업고 올해 3월 중국협회 심사추천 에이전시가 되었다.

그런데 중국 공산당이 각 체육종목에 자체적인 자생력을 키울 것을 지시하면서 수익사업에 대한 제한이 풀린 중국협회가 가뜩이나 마뜩치 않은 롱차이 그룹을 포함해 복수의 심사추천 단체를 배제하고 국기원과 독점적인 관계를 요구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여기에 오현득 국기원장을 둘러싼 국기원 내분 사태가 양념으로 더해졌고, 수익사업 고삐가 풀린 중국협회의 이해관계 역시 한몫해 자체단증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취약한 2인 3각...국기원과 세계태권도연맹

또 한 가지 살펴봐야할 점은 국기원과 WT의 2인 3각 공조체제의 취약성이다.

지난 2015년 1월 28일 태권도를 상징하는 두 개 단체, 국기원과 WT가 국기원의 해외 조직기반 구축사업, 사실상 ‘단증 심사추천 권한’을 두고 공식적인 첫 간담회를 연 바 있다.

국기원과 WT 대륙연맹 회장단이 회합한 이날, WT 측은 ‘원칙적으로 국가협회를 우선대상자로 문서화하자’고 주장했고, 국기원 측은 ‘문서화는 곤란하다. 서로 믿고 가자’며 팽팽한 입장차를 보였다.

국기원 해외지원, 사업본부, MOU 체결 등을 두고 해외 한인 사범, 국가협회, 대륙연맹, WT, 국기원이 각자의 입장으로 이해관계가 갈렸고, 진짜 핵심인 심사추천권과 수익문제를 둘러싸고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실무자 간 후속회의가 몇 차례 있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았다.

지난해 1월 28일 서울 노보텔서 열린 국기원과 세계태권도연맹 간담회 장면.

“왜 국기원 단증을 받아야 하는지 답할 수 있나?”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왜 반드시 국기원 단증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납득이다.

태권도가 세계화되며 양적 성장을 이루었지만 심사의 질적 향상은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국내 승단심사의 체계와 구조, 그리고 의미는 심사수익으로 수렴되었고, 그 수익을 둘러싼 이해관계의 대립만이 격렬했다.

해외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해외 원로 사범들 중 일부는 ‘의리’로 국기원 단증을 신청하고 발급받았지만 또 다른 일부는 그렇지 않았다.

관 단증, 개인 단증, 유사 단체 단증 등으로 국기원 단증의 가치는 점점 하락되었다.

국기원이 뒤늦게 해외 심사추천 구조를 개선하려 했지만 승단심사의 질적 제고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적 조치, 그것도 이해관계가 난립한 상황에서 모래위에 집을 짓는 꼴이었다.

국내의 경우에는 ‘태권도 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승품단 심사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유지하고 있고, 또 최근 수년 간 나름의 개선책이 강구되었지만 국제적으로는 이를 강제할 그 어떠한 규정도 없다.

WT가 경기규칙 4조 1항 3호에 선수의 출전 자격과 관련 ‘국기원 또는 세계태권도연맹 단/품증 소지자’로 제한 한 것이 유일한 국기원 단증 의무의 국제적인 조항이다.

즉, 국기원 단증의 상징성과 가치, 그리고 신뢰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국내외 승단심사의 질적 제고가 먼저 마련되어야 하고, 합리적인 승단심사 체계의 구축과 해외 승단심사 네트워크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미 양적 성장을 이룬 대륙연맹과 국가협회 차원의 자체 단증 발급을 저지할 명분도, 뿌리도 무너지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다.

국기원.

국기원 힘만으로는 어려워...세계연맹 공조 필요

당장 이번 사태를 풀어내는데 현재 국기원의 위상만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08개 회원국을 거느리고 있는 WT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유무형을 통틀어 국익의 관점에서 태권도는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국가 이기주의 관점을 넘어서 태권도의 보편적 가치가 태권도 모국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국기원과 WT의 공조가 필요할 전망이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양택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태권도 2017-09-11 21:07:27

    http://sundayjournalusa.com/2017/07/13/%eb%8b%a8%eb%8f%85-%eb%b3%b4%eb%8f%84-%ea%b5%ad%ea%b8%b0%ec%9b%90-%ec%95%95%ec%88%98%ec%88%98%ec%83%89-%ec%9d%b4%eb%a9%b4%ec%97%90-%ec%88%a8%ea%b2%a8%ec%a7%84-%ec%98%a4%ed%98%84%eb%93%9d-%ec%9b%90/   삭제

    여백
    여백
    최신댓글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