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운동을 시작하게 되어 아주 행복했다. 1976년에는 초단 심사를 보았다. 사범님들은 내가 다시 경기에 나오는 것을 보고 기뻐했다. 우리 도장은 1997년 AAU 일리노이주 대회를 주최했다. 최 사범님은 겨루기 경기에 주로 나가는 우리 세 명의 관원들에게 새로운 그랜드 챔피언(Grand Champion) 트로피에 대해 설명하셨다. 이번 트로피는 매우 영예롭고 값진 상이라고. 또 우리들에게 꼭 이 새로운 상을 받으라고 하셨다. 최 사범님은 내게 최선을 다하라고 말씀해주셨다.

나는 내 첫 그랜드 챔피언 트로피를 받기 위해 과거 어느 때보다 강한 마음을 먹었다. 그 30년 된 트로피는 아직도 나의 테일러빌(Taylorville) 도장에 전시되어 있다. 우리는 많은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 계속 여행을 했고 우리의 노력은 많은 승리를 이끌어냈다. 그리고 역사는 다시 되풀이되었다. 최 사범님 형제들은 도장을 노영철 사범님께 인계했다.

나는 노 사범님과 보조를 같이 하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그분의 방법은 내게 맞지 않았다. 나는 동네 라디오국과 나이트클럽에서 디스크자키(disco jockey)로 일하기 시작했다. 태권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파티하는 분위기(party scene)에서 다시 정신없는 라이프스타일(fast lifestyle)에 빠지기 시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는 마치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살았다. 번 돈을 일전도 남기지 않고 다 썼다. (Without the influence of taekwondo and working around the party scene, it did not take me long to get caught up in the fast lifestyle again. I was living like there was no tomorrow, spending every dollar that I made.) 몇 달 안에 나는 멋진 아파트와 차를 포기해야만 했다. 내 삶은 표류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록포드시에서 온 나의 많은 친구들처럼 될까봐 겁이 났다. 그들은 마약을 과다복용해서 죽거나 마약을 파는 과정에서 죽었다. 아직 살아있는 친구들도 대부분 감옥에 있었다.

다음 해 노 사범님이 동네를 떠났고, 미국 유단자들이 데카터(Decatur)에 두 다른 도장을 냈다는 소식을 접했다. 사범들은 내가 수련생으로 모집했던 내 친구들이었다. 나는 그들과 운동을 같이 할 생각을 갖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태권도 시범을 보게 되면서, 태권도에 대한 열망이 다시 생겨 태권도장에 등록했다. 품새에서 변화가 있었다. 태극 품새가 팔괘 형을 대신해 사용되고 있었다. 당시 USTU가 미국태권도에서 제일 잘 나가는 협회가 되었다. (역자 주=USTU는 the United States Taekwondo Union의 약자로, 현재는 해산되고 없다.)

몸을 만들고 난 후 나는 도장 일에 좀 더 몰두했다. 수업을 도와주고 경기에도 참여했다. 오픈대회에 나가 계속 이겼다. 처음으로 USTU에서 주최하는 일리노이주 대회에도 참가했다. 이 경기에서 나는 시카고 교외에서 오신 권덕근 큰 사범님을 처음으로 만났다. 그 분은 겨루기 세미나를 경기 전날 밤 하셨다. 권덕근 큰 사범님과 내 사이에 통성명이 이뤄졌고, 나는 곧 그 분이 보통 분이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 내가 그를 향해 절을 하자, 그 분은 내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그 분의 제스처가 얼마나 특별한지를 알게 되었다. 나는 그분과 같은 고단자를 만난 적이 없었다.

대회 개회식에서 사회자는 권 사범님을 소개하고, 그분의 프로필에 대해 말했다. 그는 전 미국 USTU의 부회장이었고, 일리노이주 USTU의 회장이었다. 그 분의 업적은 말로 다 할 수 없이 많다. 태권도를 전파하는 것이 그분에게는 매우 중요했다. 그분이 입을 떼자 관중들은 환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나는 품새에서 금메달, 겨루기에서 은을 따고 좀 더 집중된 상태로 데카터로 돌아왔다.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는 것이 내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아닌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나는 때때로 미국인 사범의 수업을 도와주고 약간의 수입을 만들 수 있었고, 데카터 남쪽으로 약 50km 떨어진 작은 동네에 있는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일을 도와주었다. 그는 그 동네에서 한 젊은 유단자와 새로이 도장을 여는 일을 계획하고 있었다.

당시 내 삶은 망가지고 있었다. 친구나 친척들이나 나를 반겨주는 사람은 없었다. 하룻밤을 도장 밴(van)에서 잔 적도 있었다. 내 삶은 태권도를 원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돈을 벌어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다. 나는 계속 직장을 구했고, 태권도는 취미로 했다. 록포드에 있는 형에게 전화를 했다. 형은 내가 다시 두 발로 설 수 있을 때까지 형 집에서 살 수 있다고 했다. 나는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데카터에 사는 친척들에게 록포드의 내 연락처를 알려 주었다.

내가 록포드에 몇 달 머무는 동안, 테카터에 있은 미국인 사범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그는 내게 일리노이주에 있는 테일러빌(Taylorville)라는 동네에 있는 도장을 인수하겠냐고 물었다. 일 년 전에 리모델링하는데 내가 도움을 주었던 같은 도장이었다.

나는 수련생들이 몇 명이 남아 있느냐고 물었고, 단지 여섯 명뿐이란 답을 들었다. 테일러빌에 흑인 인구가 얼마나 되는가를 물었는데 사범은 모르겠다고 했다. 상관없었다. 전혀 기대하지 않은 일이었지만 내게는 절호의 기회라고 느껴졌다. 내가 ‘예스’라고 말했을 때 그도 나 만큼 놀랬을 것이다.

나는 가방 하나에 내 물건을 다 싸고 테일러빌로 향했다. 그 건물은 시 경찰서와 빌즈 토스티(Bill's Toasty)라는 음식점 사이에 있었다. 나는 음식점에 들어가 집 주인에게 내 자신을 소개했다. 주인이 두 건물을 모두 소유하고 있었다. 그는 바로 호응을 보였다. 그는 매우 친절하고 정직한 사람이었다. 내가 도장 안에서 거주해도 좋으냐고 물었더니 좋다고 했다.

도장에는 여섯 명이 있었다. 온수도 안 나오고, 차도 없었다. 테일러빌은 너무 작은 마을이라 대중교통도 없었다. 침대도 없었다. 그러나 나는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와 있고,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고 굳게 믿었다. (but I truly believed that I was where I was supposed to be, doing what I supposed to do.)

첫 수업으로 일주일에 6일간 수련하는 저녁 반을 열었다. 그리고 낮 반을 하나 더 했다. 수련생이 늘어나면서 어린이반을 성인반에서 분리시켰다. 수련생들은 월 단위로 수업료를 냈고, 그 이상은 미리 내려고 하지 않았다. 도장을 열 것이라고 한 사기꾼들에게 몇 명의 테일러빌 주민들이 속았던 것이다. 사기꾼들은 수련생들에게 회비를 미리 내게 하고, 첫 수업에 오면 도복을 줄 것이라고 했다. 그 중 한 명은 최소한 도복은 나누어 주었다. 그러나 도장을 오픈할 의도는 그 누구도 없었던 것이다. 나는 태권도와 그 마을에 내가 헌신적이란 것을 증명해야 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돈을 줘서라도 내가 그 마을을 떠나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아주 약간씩 상황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첫해가 지나면서 집 주인은 나의 결심과 나의 배고픔을 알아차렸다. 돈을 지불하지 않고 하루에 한 번씩 그의 음식점에서 식사를 해도 된다고 했다. 또 다른,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축복이 한 가족의 손길을 통해 다가왔다. 크리마스도 오기 전에 선물로 새로운 소파 침대를 사온 것이다. 더 이상 바닥에서 자지 않아도 되었다. 집 주인은 한 번 더 나를 놀라게 했다. 도장 위의 방이 최근에 비게 되었으니 나보고 들어와 살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그런 방을 빌릴만한 돈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미 모든 것을 계산해 두고, 한 달에 방세로 단지 150달러만 내라는 것이었다.

내가 아는 것이 거의 없는 사람들에게서 이러한 관대함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었다. 내 마음은 굳어지고 의심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지금 알 수 있다. 이러한 모든 일들이 나를 더 나은 사람, 열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큰 계획의 한 부분이었다는 것을.

번역=서정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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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스 유진 페리
 (Thomas Eugene Perry)
  미국, 1953년생, 국기원 7단

토마스 페리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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