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관장이란 직함이 어색하기만 한 한국중고등학교태권도연맹의 박종식(61) 상임부회장.

“남은 인생 보람되고 건강하게 살기 위해 무리 좀 했습니다”며 서울 종암동에 새로 개관한 경희대 정석 태권도장 출입문을 손수 열고 기자를 맞아 준다.

박종식 관장

박 관장은 “내 인생에서 태권도를 해서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어. 정년을 앞두고 좋아하는 태권도도 계속하고 게으른 생활을 하지 않기 위해 예전부터 생각했던 일을 실천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동성중학교에서 교감으로 재직 중인 박 관장은 30년간 몸담아 온 교직 생활을 오는 2월 마감하게 된다. 그는 아쉬움은 남지만 도장 지도자로서 새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지난 10월 이 곳에 도장을 열게 됐다고 했다.

가족의 반대도 있었지만 태권도를 사랑하는 마음, 교직생활의 경험과 학교 팀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던 경험 등을 자신있게 내세우며 일을 추진, 이제는 가족들로부터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다.

도장을 세우기 위해 그동안 모아두었던 사재를 털었다. 도장은 새로 지어진 4층 건물에 자리하고 있다. 창도 크고 최신식 도장 인테리어가 깔끔해 공간이 환하게 눈에 들어온다.

경희대 정석 도장 수련생들은 수련시간마다 명심보감을 외우면 인성교육을 체득한다.

사무실 옆쪽으로 어린이 놀이방도 따로 마련돼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수련생들 대부분이 유치부와 저학년생들이다 보니 그들에게 맞는 놀이문화를 제공하기 위해 박 관장이 특별히 마련한 시설이다.

물론 이런 놀이공간은 수련생들의 휴식시간에만 이용되는 것이다. 수련시간에는 일체 놀이를 하지 않고 순수하게 태권도만 배울 수 있다. 어린 수련생들에게도 놀 땐 놀고 운동할 땐 운동한다는 개념을 확실히 심어주자는 것이다.

박 관장은 예전 68년도부터 77년까지 서울 망우리에서 태권도장을 경영한 경험이 있다. 교직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는 학교 팀에서 선수들을 길러내는데 주력했다.

과거에 비교하면 도장문화도 많이 변했지만 그가 아이들을 사랑하고 태권도를 좋아하는 마음은 여전하다.

그동안 쌓아왔던 교직 경험과 연륜으로 학부모와 학생들과 상담을 자주하면서 태권도에 흥미를 갖게 하고 생활에도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싶단다.

아직 도장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아 시행착오도 많고 관원수도 적지만 “세월이 흐르면 괜찮아진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믿는 박 관장. 도장에서의 생활은 교육의 연장선이라고 강조하며 성실한 자세로 수련생들을 인격체로 키워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은경 기자  keki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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