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보현 (경북 오상고)

“난생 처음 병원 수술대에 올라 2시간 반 동안이나 수술을 받고 다리가 끊어지는 듯한 고통을 참으면서 목발을 짚고 일어섰을 때 처음으로  태권도 선수의 길을 택한 것이 후회스러웠습니다. 눈가에 고인 눈물을 삼키며 저 자신이 한없이 미웠습니다.”
 
하지만 병원까지 찾아와 그의 아픈 마음을 위로해 준 강동규 코치, 그리고 부모님의 따뜻한 격려에 용기를 얻어 강보현(오상고 3학년)은 다시 도복을 입을 수 있었다.

“강 선생님의 위로와 부모님의 격려가 오늘의 작은 영광을 있게 해준 것 같습니다.”

지난 대전 전국체전 여고부 웰터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강보현은 그렇게 고마움을 전했다.
 
초등학교 4학년 가을 운동회 날 운동장에서 시범을 보이던 같은 반 남자친구의 도복에 매료되어 강보현은 부모님을 졸라 태권도 수련을 시작했다. 남다른 순발력과 유연성을 유심히 지켜본 김천 청룡체육관(관장 김기수)의 권유로 대회에 출전했고 5, 6학년 때는 경북 우수선수선발전 등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강보현은 그렇게 남다른 재능을 보이며 하루하루 연습에 충실했다. 중학교 3학년 때엔 소년체전과 협회장기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였고 오상고 진학 후에는 2008년 전국우수선수선발전 겸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실업팀과 대학부 선수들을 차례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중2 때부터 4년 동안 그를 괴롭혀온 무릎 연골 부상으로 강보현은 정작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는 출전할 수 없었다. 지난해 12월 큰 수술을 받고 난 후엔 경기장에서 동료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관전만 해야 하는 마음의 고통 속에 긴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운동을 포기할까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병원까지 찾아와 ‘다시 시작해도 절대 늦지 않다’는 강 코치님의 말씀에 나약해진 마음을 다시 추스를 수 있었습니다.”

6개월 간의 지루한 재활훈련을 통해 강보현은 다시 일어섰다. 8월부터 운동을 재개해 9월 포항에서 열린 국방부장관기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리고 10월 전국체전에서도 투혼을 발휘해 금메달의 값진 성과를 일궈낸 것이다.

뛰어난 재능과 굳은 의지를 확인한 문원재 교수의 추천으로 강보현은 한국체대로 진로도 확정해 둔 상태. 이제 당면한 목표는 ‘2010년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라고 다부지게 말한다.
<포항=장태영 기자>

장태영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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