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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태권도에 대한 인식만큼 자료도 부족500호특집-기록으로 살펴본 여성태권도
  • 김은경 기자
  • 승인 2006.05.29 00:00
  • 호수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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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역사 속에서 여성에 대한 언급은 현재 여성 태권도인들의 숫자만큼 적다.

“태권도는 남성들의 운동이며 여성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일부 선수들을 제외하고 여성들은 태권도를 하지 말아야한다”는 극단적인 사고도 여전히 태권도계에는 존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여성 태권도인은 “21세기는 여성의 시대라고 불리는 마당에 정말 시대를 역행하는 이야기”라며 반박한다.

태권도 관련 각종 기록 속에 보였던 여성태권도 역사의 단면들을 통해 현 여성 태권도계의 모습을 조명한다.

지난 2002년 4월 한국여성태권도연맹 창립식에서 이등자 회장(가운데)를 비롯한 여성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960년대 여성 태권도의 태동

태권도 역사에서 여성이 직접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이다. 강원식, 이경명씨가 공저한 ‘태권도현대사(1990, 보경문화사)’에서 두 저자는 “일반 여성들에게 태권도가 보급된 것은 60년대 중반부터라는 게 정설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단국대학교 태권도학과 김영인 교수는 2002년 발표한 ‘한국여성태권도 발전과정에 관한 기초자료조사’의 논문에서 “한국 여성 태권도 경기의 시작은 남자 태권도에 비해 약 10년 뒤에 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1968년 제1회 주한외국인 태권도개인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여성경기가 치러졌다는 자료를 통해서 대략 그 시절부터 여성들의 태권도 수련이 이뤄졌음을 추정하는 근거를 제시했다.

또 하나의 여성 태권도의 기원설은 “6.25 때 미군들이 주둔한 기지촌에서 여성들이 호신을 위해 태권도를 배웠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여성 태권도의 기원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여성 태권도인들조차도 정확히 기억해내지 못하고 있다. 당시 몇 명의 여성들이 각 관의 명예를 걸고 경기에 출전했고, 여성이 운동을 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정서로 인해 그 수는 많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만 하고 있다.

70년대 국내 최초의 여성지도자로 활동한 김영숙 사범은 “초창기에도 각 관에서 태권도를 배우던 여성들이 있었다”고 회고할 뿐이다.

1970년대 경기 시작과 저변확대

여성 태권도인들의 본격적 활동은 1970년대에 이르러서 그 활약상이 태권도 역사 속에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1970년 제1회 여자우수선수권대회가 한성여고 체육관에서 개최됐다. 이 대회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태권도경기인으로 활약한 남궁명석 사범이 우승을 차지했다. 남궁 사범은 당시 수련 6년생으로서 2단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 대회는 1974년까지 열렸고 이후부터는 국내 여자선수만이 아닌 외국인 남녀선수까지 포함하는 ‘주한외국인 및 여자부 개인선수권대회’로 명칭을 변경하여 1986년까지 경기가 치러졌다.

한편 1970년 국내에 여성전용도장이 최초로 개관됐다. 당시 남산 입구 여성회관에 위치한 여성전용도장은 국내 여성지도자 1세대인 김영숙 사범이 문을 열었다. 김 사범은 1975년 정란여상과 이화여대에 국내 최초의 여자태권도부를 창단, 당시 여성 태권도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

한편 1972년 9월 태권도지 제6호에 ‘여성과 태권도’라는 제목으로 글 한편을 기고했던 김명종씨는 당시 여성 태권도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태권도 인구는 130만 명에 달하고 있으며 그중 1,000여 명의 여자 선수가 포함돼 있다”며 “각종 대회가 벌어질 때마다 새로운 선수가 등장해 남자를 능가하는 대범하고 강렬한 경기를 보여줄 때 태권도는 남자 전용의 경기가 아니고 남녀 공히 즐기는 스포츠로서 면모가 갖춰진 것”이라고 밝혔다.

1978년 태권도지 제27호에서는 당시 동성고등학교 김인수 감독이 ‘여성 태권도 발전기의 시대적 상황’이라는 글을 통해 “태권도가 국기로 승화한지 7년이 지난 지금 그간 여성 수련자의 수가 급격히 증가해 여성들에게도 인기 있는 운동종목으로 탈바꿈 하고 있다”고 평했다.

1980~2000년대 여성 태권도 발전의 기틀 마련

1979년 지금의 한국여성태권도연맹의 전신인 한국여성태권도연맹이 창설된다. 이때부터 여성태권도대회는 더욱 활기를 띠게 되었다.

각종 국제대회가 창설되면서 1980년대에 이르러서는 여성태권도의 발전기를 열게 된다. 제5회 한국중고연맹회장기태권도대회, 프레월드태권도대회, 제1회 여성태권도개인선수권대회 등이 그렇다. 청산여상, 은광여고, 인천체고 등에서 우수한 여자선수를 배출하며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이다.

그러나 이학선 초대회장은 “자고로 여성의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고 남성에게만 의존했던 전 근대적인 사고방식의 관습이 아직도 잔존한 실정에서 여성 태권도의 저변확대와 보급의 길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며 여성태권도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후 퇴진했고 결국 자생력 없는 연맹의 재정난, 태권도인들의 무관심과 몰이해로 1983년 한국여성태권도연맹은 와해되고 말았다.

20년 간 공백기를 거친 여성 태권도인들. 오랜 침묵을 깨고 2001년 7월 다시 한국여성태권도연맹을 결성하기로 발의했다. 그동안 태권도계 곳곳에서 ‘여성’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활동해온 10명의 태권도인이 연맹 창단준비위원회를 발족하게 됐다. 한국여성태권도연맹의 재결성으로 여성 태권도는 태권도의 역사를 다시 기록하기 시작했다.

2002년 1월 대한태권도협회 대의원총회에서 산하단체로 정식승인이 이루어졌으며 그해 4월 이등자 회장이 취임했다.
당시 여성부장관 자격으로 취임식에 참석한 한명숙 현 국무총리는 “여성 태권도인들이 여러 차례 나를 찾아와 여성연맹 결성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해 나도 모르게 애정이 깊어졌다”고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처럼 각계 여성들의 관심과 지원으로 여성 태권도 조직은 다시 부활했다.

당시 임신자 전무이사는 “국내 중고등부, 대학부, 실업팀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이 모두 회원”이라며 “일선에서 도장을 운영하는 관장 중 여성이 80명이나 되고 유소년, 청소년, 성인 중 20% 이상이 여성”이라며 회원 확보와 여성 태권도 발전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여성 태권도인의 저변확대와 현황

그렇다면 현재 여성 태권도인들의 저변확대는 얼마나 이루어졌을까.

한국여성태권도연맹에서는 국내지도자 100여 명, 선수 800여 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으며 수련생은 전체 도장 인원의 약 3분의 1 정도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여성연맹의 셈처럼 현재 전체 여성 태권도인들의 현황을 정확히 계산해내기는 어려운 문제다. 최근까지 국기원에서조차 심사자를 남녀를 따로 구분한 자료가 없으며 각 시도협회에서도 남녀를 따로 구분하고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여성수련인구의 수치를 구하기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국기원에 컴퓨터 작업이 도입된 1996년도부터 2006년 현재 나온 자료만으로 대략적인 수치로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최초로 국내 여성 태권도인들의 현황이 파악된 것은 1970년. 당시 국내 수련인구는 대략 1백 30만 명, 그 중 여성 수련생의 숫자는 약 700명이라고 전해졌다. 전체 수련인구 중에 0.05%로 100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은 수이다.

최근 국기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96.1~2006.1)동안 태권도 승품단을 획득한 여성 인구는 전체 30만 7,458명으로 남성 수련인구를 합친 전체 수련인구 318만 3,806명 중 약 9.7%에 해당된다.

지난 10년간 1품~4품까지 여성 수련자는 22만 9,635명이 배출됐으며 1단은 4만 8,532명, 2단이 1만 6,125명, 3단 8,761명, 4단 3,405명, 5단 830명, 6단 147명, 7단 19명, 8단 4명, 9단은 없는 것으로 기록됐다.

국내 도장에서 여성 지도자는 100명 안팎이다. 시도별로 따져보면 서울시 13명, 대전시 1명, 인천시 3명, 울산시 5명, 경기도 24명, 강원도 1명, 제주도 4명, 충북 1명, 충남 6~7명, 전북 3명, 경남 10명, 광주 11명, 전남 7명 등이다. 각 지역에서 남성지도자의 수가 적게는 100여 명, 많게는 500여 명이 넘어가는 것과 비교할 때 여성지도자의 수는 매우 적다.

한편 경기지도자는 더욱 극소수다. 현재 중고등학교 팀부터 실업팀까지 각 팀에서 활동 중인 여자 경기지도자는 하동군청의 조향미 감독, 제주도청의 박선미 감독을 비롯해 삼성에스원 장지원 트레이너, 김제시청의 양춘희 코치, 영송여고 박은선 감독, 대전체고 우연정 감독 등이다. 초등연맹에서 활동하는 여성지도자 5~6명을 더하면 10명 안팎이다.

현재 국내 대회에서 활동 중인 여성선수는 약1,800 명이다. 이 중 초등부 선수는 41명, 중등부는 724명, 고등부 674명, 대학부 225명, 일반부가 11명이다. 전체 여자팀은 509개팀으로 초등부 116개, 중등부 192개, 고등부 124, 대학부 51개, 실업 11개, 시 군청 15개팀이다.

최근 여성연맹은 저변확대를 위해 품새대회 개최 및 여대생 동아리 활성화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여성 태권도인들의 보다 활발한 활동을 위해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과제는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많은 여성 태권도인들은 여성 태권도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 여성선수들의 보호 및 복지제도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여성 태권도인에 대한 태권도인들의 인식변화는 무엇보다 시급히 선결돼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김은경 기자  keki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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