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은 강원도 양양의 외진 마을에서 1남 2녀 중 차녀로 태어났다. 산골 처녀 권은경이 처음 태권도를 시작한 것은 임호초등학교 4년 때. 그리고 관동중학교 시절부터 본격적인 선수생활에 뛰어들었다. 농사짓는 부모님으로부터 도움을 기대할 처지가 아니었다.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하며 대학을 졸업했고 현재는 한국체육대학교 대학원생. 체육철학을 전공,  ‘여자 지도자 리더십’에 대한 연구로 석사과정을 준비하는 가운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당당 대표 1진으로 선발돼 지금은 세계선수권대회의 금메달을 향해 힘찬 발차기를 하고 있다.

권은경을 지도했던 지도자나 그녀를 아는 감독, 코치들은 이구동성으로 “참 좋은 선수다.” “이번에 은경이가 큰일을 해낼 거다.” “기복이 없는 선수다.” 등등 좋은 얘기만 늘어놓는다.

이유는 충분하다. 올해 실업 2년차인 권은경은 삼성에스원에 입단하기 전 한국체대 시절 2006년 아시안게임에서 플라이급 금메달, 2006 아시아선수권대회서 금메달, 2007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학교의 명예를 드높였다. 2007년에는 고향 강원도를 대표하는 ‘2007 자랑스러운 태권도인’으로 뽑혔다. 관동중학교 시절에는 소년체전 우승, 강원체고 시절에는 중고연맹회장기대회 우승 등 어릴 때부터 각종 대회의 우승과 금메달을 소속팀에게 선사하며 소속팀의 대들보 노릇을 해왔다.

그런 그녀가 지난 2008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에 그치며 위상에 흠집이 났다. 전자호구가 처음 도입된 대회에서 전자호구에 대한 준비가 덜 되어 있었던 것이다. 본인도 안타까워했지만 정작 삼성에스원 감독, 코치는 대학시절 그렇게 잘하던 선수가 실업팀에 들어와 혹시 슬럼프에 빠지지는 않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다고 한다.

권은경은 그런 걱정과 우려를 올해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서 한방에 날려버렸다. -53kg급에서 이혜영(인천시청) 등 쟁쟁한 선수들을 물리치고 당당 1위를 차지하며 2009 덴마크 세계선수권대회의 티켓을 거머쥔 것이다.

국가대표팀 김용수(삼성에스원) 여자코치는 “화려하면서도 다양한 발차기가 주특기다. 파이팅이 좋기로도 유명하다. 거기다 정신력도 강하고 성격까지 좋아 좀처럼 슬럼프가 없다. 또 국제대회 경험도 풍부해 이번 대회의 금메달 영순위로 꼽고 있다.”며 그녀에게 거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마침 경쟁국들도 -53kg급에서 권은경 만한 우수선수들을 찾지 못해 더욱 그녀의 금메달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지난 2008 아시아선수권대회의 동메달은 전자호구에 대해 준비가 덜 된 탓도 있지었만 정신적으로 너무 해이해져 있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전자호구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했다. 같은 팀 남자동료들과도 전자호구를 입고 연습을 많이 했다. 두 번 실수가 없게끔 최선을 다해 꼭 금메달로 훈련에 도움을 준 선후배들에게 보답하겠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심대석 기자>

심대석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심대석 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