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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프라이드에서 전성기를 누렸던 크로캅은 2007년 UFC로 진출한 후 하향세를 걷기 시작했다. 가브리엘 곤자가에게 충격적인 KO패를 당한 것을 비롯해 1승 2패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일본으로 일시 복귀했다.
그러나 크로캅은 일본에서도 과거와 같은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알리스타 오브레임에게 고전하던 모습은 분명 과거의 크로캅이 아니었다. 펀치와 킥의 위력은 떨어져 있었고, 체력도 예전 같지 않았다.
그러나 크로캅은 올해 초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무릎에 수술을 단행했다. 성공적인 재활을 마친 크로캅은 지난 6월 'UFC 99' 대회에서 무스타파 알 투르크를 KO시키며 제 2의 전성기를 향한 시동을 걸었다.
크로캅은 오는 20일 열리는 'UFC 103' 대회에서 브라질 출신의 타격가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24, 브라질)와 격돌한다.
크로캅, 산토스 꺾을 수 있을까?
이번 경기는 크로캅 입장에서 그리 달가운 매치는 아니다. 오히려 출전 요청을 받고 기뻐한 선수는 산토스일 것이다.
크로캅은 실력에 비해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떠오르는 강자를 상대해야 한다. 따라서 산토스를 꺾는다고 하더라도 잘 알려진 강자를 꺾는 것보다는 분명 돌아오는 이득이 적다. 행여나 패한다면 자신의 인지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반면 산토스 입장에서 크로캅을 상대하는 것은 일생일대의 기회다. 실력적으로도 싸워볼만한 상대이며, 크로캅 정도의 거물급 스타에게 승리하는 것은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크로캅은 최근 경기에서 이전보다 더 날카로운 타격 실력을 선보였다. 과거 프라이드에서 종횡무진 활약할 때처럼 강력하진 않았지만, 서서히 그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크로캅 자신도 수술 후 "내 인생에서 최고의 컨디션이다"라며 큰 만족을 드러냈다.
고질적인 무릎부상에서 벗어난 크로캅은 지난 승리로 자신감이 한껏 상승됐다. 또한 실추된 자신의 이미지를 회복하려는 마음으로 어느 때보다 의욕이 넘치고 있다.
그러나 산토스라는 상대는 그리 호락호락한 선수가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 UFC에 입성한 산토스는 현재 2연속 KO승을 거두고 있다. 그가 거둔 8승 중 판정승은 단 한 차례도 없을 만큼 화끈한 경기를 선호한다.
크로캅에게 있어 이번 경기의 중요성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이번 경기를 이겨야 정상급 반열에 다가갈 기반을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경기는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타격가와 떠오르는 타격가의 대결로 표현할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서는 그 누구의 승리를 점치기 어려울 정도로 팽팽한 대결이 예상된다.
'빅 네임' 크로캅, 타이틀 도전은 가까이
세계 최고의 종합격투기 단체 UFC는 타 단체에서 활동한 선수일지라도 뛰어난 활약을 했던 선수라면 그에 맞는 대우를 해준다. 많은 대전료 뿐만 아니라 타이틀 도전에 대한 기회도 그들에게는 좀 더 빨리 부여한다.
마우리시오 쇼군의 경우가 그랬다. UFC 데뷔전에서 패배를 기록했지만, 이후 경기에서 2승을 거둔 쇼군은 타이틀매치로 직행했다. 2승 1패라는 UFC 전적은 타이틀매치에 도전하기에는 부족하지만 프라이드 미들급 챔피언 이라는 점, 척 리델을 꺾었다는 것이 크게 작용했다.
프라이드 두 체급 챔피언 출신의 댄 헨더슨의 경우도 비슷하다. UFC에 오자마자 라이트헤비급 타이틀매치에 출격했다. 그 경기에서 퀸튼 잭슨에게 패한 헨더슨은 곧바로 미들급 타이틀매치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같은 경우를 들추어 볼 때 크로캅 역시 산토스를 꺾은 후 이름이 알려진 한 명의 파이터만 더 제압한다면 타이틀 도전 권한이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 프라이드 무차별급 챔피언 이라는 점, 흥행에 영향을 미치는 엄청난 인기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하다.
'롱런'의 관건은 몸 관리와 부상
크로캅은 UFC와 세 경기 계약을 체결했다. 크로캅이 기대 이하의 성적만 거두지 않는다면 내년에 재계약을 할 가능성은 높다.
크로캅의 현재 나이 서른 넷. 30대 중반을 보내고 있는 크로캅에게 파이터로 활동할 시간은 많이 남아있지 않다. 때문에 크로캅은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경기에 출전하며 챔피언의 목표를 이룬다는 복안이다.
모든 것이 크로캅의 계획대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철저한 몸 관리 및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2004년 예멜리야넨코 알렉산더와의 경기에서 다쳤던 무릎은 그를 5년간 괴롭혔다.
부상이 '최고의 적'이라는 사실은 모든 파이터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얼마 남지 않은 파이터 인생을 불태우려는 크로캅에겐 더욱 크게 다가온다.
엠파이트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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