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방 KTA 기획이사(50)와 이근창 국기원 기획조정실장(44).

두 사람은 자신들의 능력을 인정한 리더에 의해 전격 발탁돼 제도권에 입성한 ‘기획통’의 전형이다. 이들의 주된 역할은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실행하며 자신이 몸 담은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브레인’ 역할을 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일 처리가 꼼꼼하고 치밀한 것도 닮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념의 스펙트럼이 다르다. 따라서 가깝게 지내는 제도권 인사들도 다르고, 제도권의 현안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랐다. 제도권의 현안과 선거 등 미묘한 상황에서 두 사람이 적대적 관계에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 두 사람이 최근 들어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속마음은 어떤지 몰라도 서로를 견제하고 경계하던 예전의 입장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양 이사는 국기원이 일각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보화사업을 강행하는 것과 관련, “이근창 실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꿋꿋하게 밀고 나간다”며 “이런 부분은 이 실장이 참 잘하는 것”이라고 칭찬했다. 국기원에 가면 기획조정실을 자주 가는 것도 양 이사의 변화된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실장도 예전보다는 양 이사를 친근하게 대한다는 게 주위의 시각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불편한 관계에서 협력자 관계로 전환한 것이 아니냐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섣부른 판단은 금물. 두 사람이 예전보다 가깝게 지내는 배경에는 어떤 ‘정치적 꼼수’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새어나오고 있다.

양 이사와 이 실장의 성향을 잘 아는 한 태권도인은 “두 사람이 최근 유럽 순회 시범을 함께 갔기 때문에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은 보고 느낄 것”이라며 “두 사람의 속내는 곧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름이 넘는 유럽 순회 시범 기간에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보고 느꼈을 지 궁금하다. 이들은 오는 29일 귀국한다. 

서성원 기자  keki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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