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공원이 조성되는 백운산에 가면 백발의 긴 수염을 휘날리는 노인을 만날 수 있다. ‘태권도공원 지킴이’ 배재숙(80) 노인이다. 전북 무주군 설천면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3년 전부터 매일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하고 있다.

백운산 등산로 주차장에서 170m 걸어 올라가 이르게 되는 태권도공원 전망대가 그의 근무 위치. 항상 하얀 도복을 입고 앉아 있다. 처음 노인을 마주한 느낌은 백운산에서 수십년 동안 태권도를 수련한 도인. 실제로는 지난해 9월 18일 국기원으로부터 명예 3단증을 받았을 뿐인데…

무주군은 고장의 큰 사업에 동참해 노령에도 불구하고 태권도공원을 안내하는 배 노인의 열성에 감동해 약간의 수당을 지급하고 태권도공원 지킴이로 발령했다. 또 국기원에 요청해 명예단증을 받도록 주선했다.

매일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태권도공원이 조성될 위치와 어떤 시설이 들어서는지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게 배 노인의 역할. 지난달에는 1천여명이 찾았으며, 올해에만 5천여명이 태권도공원 전망대를 다녀갔다고 말한다.

배 노인은 “태권도공원 조성을 알리는 기공식을 하게 돼 기쁘다. 지역주민들도 큰 기대를 하고 있다”며 매년 10월 18일이 ‘설천면의 날’인데 올해는 태권도공원 기공식에 맞춰 9월 3일로 날짜를 앞당겨 기념행사를 가졌다고 귀띔했다.
<김창완 기자>

김창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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