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는 있었다. 하지만 진정한 패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30일 'UFC 102' 대회에서 치러진 '캡틴 아메리카' 랜디 커투어(46, 미국)와 '주짓수 매지션'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33, 브라질)의 전설 대결은 결국 노게이라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커투어를 단순히 패자라고 부르기엔 그의 투혼이 너무도 빛났다.

당초 많은 사람들은 묘하게 엇갈리는 둘의 장단점을 거론하며 '예측할 수가 없는 경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알 수 없는 점은 팬들의 가슴을 기대감으로 가득 채웠고, 결국 접해보지 못한 희열을 팬들에게 안겼다.

두 선수에게는 뒤로 물러설 의지가 전혀 없어 보였다. 커투어와 노게이라는 초반부터 링 중앙에서 부딪히며 화끈한 불꽃놀이를 연출했다.

노게이라가 펀치 연타를 성공시키자, 커투어가 노게이라에게 접근해 더티 복싱 선보였다. 노게이라는 커투어의 공격에 빰 클린치에 이은 셀프 가드 등으로 대응했다.

후반이 갈수록 주짓수 블랙 벨트인 노게이라가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노게이라는 두 차례나 펀치로 다운을 빼앗는 등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갔다. 다양한 초크 기술 또한 압권이었다.

하지만 커투어는 두 번이나 그로기 상태에 빠지면서도도 투지를 잃지 않았다. 커투어는 노게이라에게 몇 차례나 불리한 포지션을 내주면서도, 경이적으로 노게이라의 다양한 기술을 방어해냈다.

나이를 잊은 노장들의 승부는 로즈가든 아레나를 탄성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팬들은 기립박수로 환호했고, 눈물을 글썽이는 팬들도 간혹 보였다. 역사 속에 길이 남을 명승부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엠파이트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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