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빠른 유도와 카라테, 태권도가 추월

다른 유럽 국가와 동일하게 유도와 카라테는 태권도보다 앞서 전파되었다. 

유도는 태권도보다 30년 가량 앞선 1960년대에 전래되었다. 카라테는 태권도보다 10년 전 1970년대 말엽 한 영국인에 의해 시작되었다. 일본 오사카 코오베 지역에 기반을 둔 쇼오토칸(송도관)과 고주류(강유류)가 합쳐진 전통 방식의 카라테가 보급되었다. 

그러나 현재 유도와 가라테의 보급 상황은 태권도에 비해 반 정도에 머물러 있는 추세이다.

아이슬랜드에서 거행된 아동부 겨루기 경기에서 어린이 선수가 헤드기어를 쓰지 않는 점이 특이하다. 그 이유는 아이슬랜드 국내 법률상 13세 미만의 어린이들의 모든 격투 경기에서 머리부위 가격을 금지하는 법안이 엄격히 시행되고 있다.

후발 주자 태권도가 쟁쟁한 일본 무도를 능가하게 된 것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기인한다. 일본 종목 못지 않은 무예 철학성과 교육성, 어린이도 적응할 수 있는 기술 구성과 접근이 용이한 생활 체육으로 안전성을 갖는다. 실전 면에서도 효율적이며 활발한 발차기와 몸놀림을 추구하는 역동성 등 태권도의 장점이 다방면으로 작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몇몇 현지 지도자들의 탁월한 활동도 그 원인에 포함시킬 수 있다. 이러한 여러 장점이 부각되어 태권도는 유럽 전역에 급속히 보급되었고 올림픽 채택과 더불어 한층 원활한 흐름을 타게되었다.

공공 스포츠 시설을 이용한 클럽 운영

태권도장은 여러 유럽국가처럼 무상 임대 받은 공공 스포츠센터 시설에서 클럽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스포츠 시설 소유권은 정부가 가지며 운영 경비는 시에서 부담한다. 어떤 활동이든지 20명 정도의 동호인들이 구성되면 운영자가 장소를 제공받아 클럽을 개설하는 식이다.

태권도 월 수련비는 5만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월 수련비가 다른 물가에 비해 현저히 싸지만 통상의 스포츠(수영, 축구, 핸드볼 등) 활동비가 무상 또는 월 평균 3만원 가량 되는 것에 비한다면 꼭 싸지만은 않다. 또한 공공 시설물 이용상 저렴한 월 강습료를 받도록 책정되어 있다. 사설 개인 도장의 개설은 비싼 건물 임대료와 낮은 액수의 교습비로 인해 수지가 맞지 않아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태권도 지도 수입만으로 경제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기에 다른 직업 활동과 병행할 수 밖에 없다.

나라를 통틀어 유일한 태권도 전업지도자

필자를 초청한 씨글스테이니씨(4단.32세)는 단 한명의 아이슬랜드 전업 태권도 지도자이다. 여러 제자들을 배출하여 여러 곳에 산재한 5개의 클럽을 운영하는 본관장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여 태권도 전도사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1990년대 초 아이슬랜드에서 최초로 태권도 씨앗을 뿌린 미국인 사범으로부터 태권도를 배웠다. 그 후 1994년 혈혈단신으로 종주국 한국으로 건너와 본격적으로 태권도를 익혔다. 학창시절 방학 기간을 이용하여 여러 차례 방한하여 태권도 실력을 향상시켰다.

사범대학교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수 년간 봉직하며 학생들에게 태권도를 전수했다. 교사 자격과 경력은 태권도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인정받는 밑거름이 되었다. 도시 내에 초등학교, 유치원 등지를 순회하는 특강프로그램으로 실시하며 태권도를 널리 알렸다. 2002년에 이르러 태권도에 모든 인생을 건 전업지도자의 길을 택했다.

현재 수도 내의 스포츠센터 건물 내 별도의 공간을 특별히 할당받아 사설 도장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이슬랜드 태권도의 미래가 그의 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권도 활동의 중심에 서서 고군분투하는 그에게 갈채를 보낸다.

아동부 겨루기에서 머리부위 공격 엄금

자료 사진에 나타나듯이 아이슬랜드에서는 13세 미만의 어린이들의 겨루기 경기에서 머리 부위 공격을 불허하는 점이 특이하다. 아동부 겨루기 광경을 접한 필자는 아동용 헤드기어가 없어서 착용하지 않았나하고 무심코 생각했다. 의아해서 알아보니 13세 미만의 어린이들의 격투 경기에서 머리부위 공격이 금지된다는 국내 법률에 따른다는 것이다.

수 십년 전 복싱 스파링 연습중 한 선수가 사망한 사건으로 인해 모든 격투 경기를 법으로 금지시키는 사례가 있었다. 그 후 경기를 재개하는 과정에서 어린이의 경우 두부(頭部) 공격을 엄격히 금지하는 법률이 제정되었다. 머리보호용 헤드기어를 착용해도 무의미하여 아예 헤드기어를 벗고 겨루기를 한다고 했다.

만일 아이슬랜드 내에서 어린이 겨루기를 지도할 때 머리 공격을 지시하고 허용하는 사례가 적발되면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지도자가 누구든지 즉각 구속되어 준엄한 법률의 심판을 받게 된다.

이러한 아동부 머리 공격 제한은 경기력 향상에 적지 않은 걸림돌로 작용한다. 몸통과 얼굴 부위 공격의 다양성과 얼굴돌려차기, 내려차기, 뒤후리기 등의 기술 능력 발휘에 지장을 초래한다. 몸통돌려차기와 뒤차기 위주의 단조로운 기술의 반복에 그치기 쉽다. 아동부에 국한되긴 하지만 국내법상 어쩔 도리 없이 따라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종주국 지도자로서 역량 향상에 더욱 매진

필자가 한국에서 늘 태권도 활동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외국의 현실을 직접 체험하면 느끼는 것이 많다. 외국 지도자들은 태권도 실력 면에서는 부족하지만 수련자들이 예의, 집중, 인내 등 무예인의 마음가짐에서 오히려 한국을 능가하는 수준을 이끌고 있다.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술 수준과 더불어 지도자의 무도적 자질도 향상되어야 한다.

또한 기술 전수와 선수 양성, 지도 이념과 방법, 지도 프로그램의 체계화, 효율적인 도장 운영 등 다각적인 면에서 외국의 태권도장도 활성화되도록 지원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필자의 아이슬랜드 방문은 태권도 지도자로서 심기일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김영선 전문위원(연세대 태권도 전문강사)  keki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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