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 울주군 청량면 삼정리 쌍용하나빌리지는 울산의 도심에서 차로 30분을 가야 하는 외딴곳의 독립 아파트 단지다. 인근에는 마을이 없다 1,800세대가 거주하고 있다는 이곳 주변을 숲이 둘러싸고 있고 단지로 들어서는 입구도 하나뿐이어서 독특한 분위기다.
 
단지 내 학교는 삼정초등학교, 태권도장은 백룡태권도장이 유일하다. 백룡태권도장의 우정석(43) 관장은 10년 전 상가를 분양받아 도장을 개관했다. 20대 초반 태권도 지도사범으로 지내던 시절 그는 도장 개관의 꿈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직장생활 10년이 지난 후에야 꿈을 찾아 도장을 개관했고, 그렇게 이곳에서 도장을 운영한 지가 10년이다.
 
“여기는 ‘꿈의 궁전’ 같은 곳입니다. 아이들이 맑고 순수합니다. 노래방이나 술집도 없고 도심과는 산과 들로 나뉘어 있는 살기 좋은 지역입니다.”

수려한 경관의 자연으로 둘러싸이고 유흥시설이 없는 ‘꿈의 궁전’ 같은 곳에서 태권도를 지도하고 있다는 것이 우 관장에게는 더 없이 큰 행복이다. 

백룡태권도장에서는 스스로 원하는 수련생들로 겨루기 선수부와 시범단을 운영, 일반 수련생들과는 다른 시간에 별도의 교육을 한다. 서울 지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겨루기 선수 양성 도장이다. 도장에서 겨루기 선수를 양성하는 경우 하루 2시간 이상씩 강한 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보통이다.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룡태권도장에서는 일반 수련생들과 똑 같이 하루 한 시간씩만 훈련한다. 또 누구나 원하면 선수부에 들어갈 수 있다. 시범단도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몇 번이고 시범단과 선수부를 오가는 수련생들도 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신체조건이나 운동신경이 좋은 수련생들을 관장이 겨루기나 품새선수, 시범단으로 선발해 양성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우 관장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원하는 경우 선수부에 들어와 하루 한 시간씩 꾸준히 훈련해 실력이 쌓이면 시 대회부터 출전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혹독한 훈련을 하는 것 보다는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원하는 녀석들은 모두 겨루기 선수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태권도 선수가 되지 않을 수련생이라도 타 지역 선수들과 경쟁을 하는 것은 태권도장에서 얻을 수 있는 배움의 기회입니다.”

현재 선수는 15명. 작년에는 울산 대표로 선발된 조홍래와 심정섭이 소년체전에서 각각 동메달을 획득했다. 하루 한 시간씩 많은 훈련은 아니었지만 스스로 원해서 즐겁게 경기한 덕분에 얻은 좋은 결과다.

지금은 방학기간 중이다. 하지만 백룡태권도장은 오전부터 요란하다. 방학기간 중 오전시간을 이용해 수련생을 포함한 일반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줄넘기 수업을 진행한다. 도복을 입지 않은 수련생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태권도 수업은 오후부터 진행되니 방학기간에 원하는 아이들에게 줄넘기를 가르치는 것이다. 줄넘기를 배우는 아이들도 태권도 수련생들도 우 관장에게는 똑 같은 제자다. 지금뿐만이 아니고 성인으로 성장한 제자들에게도 힘이 되어 주고 싶다는 우 관장. 그는 꿈을 이룬 이곳에서 최대한 오래도록 도장을 운영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 녀석들이 정신적으로 기댈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습니다. 내가 이곳을 떠나면 스승도 출신 도장도 없어지는 것이니 지금처럼 더 열심히 태권도 수련하고 가르치며 이곳을 지키는 것이 제자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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