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전북 김제에서 열린 2009년 국가대표선수선발 최종대회, 쟁쟁한 실업, 대학 선수들 틈에서 예사롭지 않은 실력을 발휘한 고교선수와 그에게 끊임없이 작전을 지시하는 코치가 눈에 띄었다. 강원사대부고 3학년 조성인과 이종범(39) 코치였다.
 
핀급 강자 최연호(한국가스공사)와 승자조 결승에서 맞서 한 점차로 아쉽게 패한 조성인은 패자조에서 선전한 끝에 다시 한 번 최연호에 도전했다. 결국 두 번 모두 최연호에게 지고 말았으나 경기를 지켜보던 모든 이들은 조성인과 이 코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선발대회에서의 선전으로 조성인은 오는 12월 동아시안게임에 대표선수로, 이 코치는 코칭스태프로 함께 출전하게 됐다. 전국대회에서 크게 두각을 보이지 못했던 강원사부고 태권도부가 만들어낸 놀라운 결실이다.

강원사대부고 태권도부는 총 11명. 학년별로 4명 이상 선발할 수 없는 교칙 때문에 12명을 넘을 수 없어 남고 태권도팀 치고는 많은 인원이 아니다. 또 다른 학교팀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이 도장 출신 선수들이 끼어 있다. 올해 졸업해 우석대에 진학한 김동윤이 대표적인 예다. 도장에서 수련하다 고등학교에서 전국대회에 처음 출전한 김동윤은 2학년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고, 지난 4월 유니버시아드대표선수 최종선발전에서 결승까지 진출했다. 한국체대 이상빈에게 패해 태극마크 획득은 실패했지만 주목할 만한 성적이다. 김동윤의 동생 김동훈도 도장 출신으로 형이 걸었던 길을 그대로 걷고 있다. 1년 남짓한 선수생활로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동훈은 벌써 경희대총장기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자신이 왜 운동해야 하는지를 인식할 수 있게 해주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이 코치는 스스로 그 이유를 인식하고 나면 똑같은 운동을 해도 효과가 크게 달라진다고 말한다. 이 코치의 노력으로 선수들은 뚜렷한 목표의식도 갖게 되고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도 한층 높아져 훈련에 임하는 자세도 더욱 진지해졌다.
 
강원사대부고는 일반 학생들도 타교에 비해 성적이 좋은 편이라고 한다. 학생들 다수가 자율적으로 학교에 남아 자정까지 공부하는 모습을 보인다.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는 1차적인 목표는 태권도부 선수나 일반 학생들이나 똑같다. 일반 학생들이 학업에 열중하는 모습이 또한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제 역할을 해낸다. 그래서 강원사대부고에는 공부도 운동도 대학진학을 앞두고 똑 같이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인식으로 학교 전체가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병주 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