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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은 지난 12일(한국시각) 열린 'UFC 100' 대회에서 복병 T.J. 그랜트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를 펼친 끝에 판정승을 거뒀다.
김동현은 엠파이트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UFC라는 세계 최고의 단체에서 3연승을 거두게 돼 기쁘다. 스스로도 뿌듯하게 생각한다"라며 "KO로 이기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현재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다. 많은 승리로 내 입지가 확실히 굳혀진 후 화끈한 경기를 펼쳐도 늦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김동현은 UFC 정상을 향한 전진을 이어가게 됐다. 김동현은 잠시 휴식을 취한 뒤 곧바로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3연승을 거둔 김동현은 "한국 팬들이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를 많이 보다보니 수준이 많이 올라간 것 같다. 아직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열심히 응원해 주시면 언젠가는 챔피언이 될 날이 올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하는 김동현 인터뷰 전문.
- 축하한다. 경기를 마친 소감은?
▲ UFC라는 세계 최고의 단체에서 3연승을 거두게 돼 기쁘다. 스스로도 뿌듯하게 생각한다.
- 부상은 없나?
▲ 자잘한 타박상은 있지만, 큰 부상은 없다.
- 이번에 출전한 대회는 UFC 개최 100번째를 기념하는 대회로 성대하게 치러졌다. 그동안 출전했던 대회와 어떤 차이가 있었나?
▲ 그동안 경기를 치렀던 장소가 이번 대회가 열렸던 라스베이거스였다. 그래서인지 큰 감흥은 없었다. 다른 점이라면 두 체급의 타이틀매치가 치러졌다는 점과 팬 엑스포가 열렸다는 점이다. 갈 때마다 UFC의 규모에 놀라긴 한다. 이번 대회 때문에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모든 호텔의 룸이 꽉 찼다고 들었다. 또한 캐나다에서 라스베이거스로 오는 비행기 좌석도 바닥이 났다고 들었다.
- 경기 전 어떤 선수와 훈련을 많이 했나?
▲ 일부 선수와 집중적으로 훈련하기 보다는 많은 선수들과 돌아가며 스파링을 했다. 그 중 마틴 캠프만과 가장 많이 훈련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훈련하면서 나도 최고가 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 경기 얘기를 해보자. 출국 전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상을 타겠다고 했는데, 아쉽게 됐다.
▲ 물론 상을 탔으면 더 좋겠지만, 승리한 것만으로 만족한다.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무대에서 승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내 스스로는 만족한다. 판정승을 거뒀지만, 지난 두 경기에 비해 압도적으로 이겼고, 경기력도 좋아졌다.
- 경기가 좀 지루했다는 의견이 있다.
▲ 화끈한 경기도 좋지만, 현재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승리다. 화끈한 경기를 펼치기 위해 모험수를 던지는 것은 다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승리로 내 입지가 확실히 굳혀진 후 화끈한 경기를 펼쳐도 늦지 않다. 료토 마치다도 그랬지 않은가.
- 경기 중 상대가 가드포지션에서 계속 서브미션을 시도했다.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나?
▲ 보는 입장에서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전혀 위험을 느끼지 못했다. 미국에서 주짓수 블랙벨트를 소지한 선수들과 스파링을 해도 대등했다. 브라운벨트를 보유한 선수가 나에게 서브미션을 시도하는 것은 쉽지 않다.
- 상위포지션에서 파운딩 외에 서브미션을 시도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나?
▲ 기회가 오면 시도하겠지만, 가급적이면 파운딩이나 팔꿈치 공격을 시도할 생각이었다. 2라운드에 길로틴 초크 기회가 왔었는데 하필이면 펜스 근처라서 제대로 시도하기가 어려웠다.
- 경기 중 상대가 업킥을 시도했다. 당황하진 않았나?
▲ 그랜트가 계속 가드포지션에서 압박당하다 보니 답답했던 것 같다. 아마 나를 징글징글한 놈으로 느꼈을 것이다. 상대가 감점을 받았지만, 어차피 내가 압도하고 있었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 테이크다운 방어나 유리한 포지션을 잡는 능력은 대단했지만, 타격은 좀 아쉬웠다.
▲ 타격을 많이 사용하고 싶었는데, 상대가 계속 테이크다운을 노렸다. 그랜트도 캐나다 대학부 레슬링에서 꽤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들었다. 나는 예전부터 이상하게 클린치싸움이나 그라운드 공방이 많았다. 덕분에 그래플링 실력은 많이 성장했는데, 타격은 아직 더 성장해야 한다. 미국에서 훈련할 때도 현지 선수들이 내 그래플링 실력에 놀라는 경우가 많다.
- 경기 후 그랜트와 따로 만나진 않았나?
▲ 경기 후 상대 대기실에 찾아가고 싶었지만, 고민스러웠다. 승자가 찾아가면 패자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랜트가 먼저 찾아왔다. 경기 때 얼굴에 생긴 상처를 꿰맨 모습이었다. 좀 미안했다. 그랜트가 나에게 '유도 실력이 좋더라.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같이 훈련하자'라는 말을 했다.
- 이번에는 지난 경기와 달리 롱팬츠를 착용하고 나섰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 롱팬츠가 더 안정적으로 보인다(웃음). 또한 후원사를 노출하기도 수월하다. 앞으로는 롱팬츠를 착용할 생각이다.
- 빨강색을 선택한 이유는?
▲ 특별한 이유는 없고, 빨강색이 잘 어울려서 선택했을 뿐이다.
- 현지에서의 반응은 어땠나?
▲ 선수들이나 관계자들로부터 칭찬을 많이 들었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도 잘 싸웠다고 칭찬해줬다. 몇 마디 더 하긴 했는데 영어라 알아듣기 힘들었다(웃음).
- 프랭크 미어와 대화는 나눴나?
▲ 이번에 보니 몸도 많이 좋아지는 등 준비를 많이 한 것으로 보였다. 이길 줄 알았는데 져서 좀 아쉬웠다. 다음에 같이 훈련하자고 했다.
- 이번 경기에서는 계체량이나 경기 등 전반적으로 과거보다 여유가 있고, 안정 돼 보였다.
▲ 점점 UFC에 적응해 가는 것 같다. 옥타곤이 평소 훈련하는 장소처럼 자연스러워 질 때가 올 것이다. 사실 입장할 때는 조금 걱정이 됐었다. 미국에서 열리는 경기지만 조르주 생피에르가 출전하기 때문에 캐나다 팬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는다. 내가 입장할 때 너무 썰렁하거나 야유가 나올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환호를 보내줘서 기분이 좋았다.
- 재밌는 일은 있었나?
▲ 재미있었던 것 보다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감량하는 방법을 제대로 익힌 것 같다. 그동안은 계체전날 감량을 다 해놓고 배고픔을 참아가며 계체를 기다렸는데, 그게 잘못된 방법이었다. 이번에는 계체 당일 5kg 감량을 시도했다. 당일 오전 사우나를 갔는데, 선수들 대부분이 땀을 빼고 있었다. 생피에르도 당시 나와 체중이 같았다. 많은 선수들이 나를 보더니 '너는 미들급이냐, 라이트헤비급이냐'며 웃으며 말했다.
- 이번 경기를 통해 보완해야 할 점을 느꼈나?
▲ 종합격투기는 정말 배움의 끝이 없다. 레슬링이나 유도 같은 단일 종목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보완해야 할 점이 거의 정해져있다. 그러나 종합격투기는 범위가 워낙 넓기 때문에 모든 부분을 계속 보완해야 한다. 애써 하나를 꼽자면 파운딩을 보완하고 싶다. 나는 두세 가지 기술만 사용하는데, 다양한 파운딩 기술을 배우고 싶다.
- 이제 자신만의 컬러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 그렇지 않아도 UFC 소유주인 로렌조 퍼티타가 나에게 "자신만의 색깔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유도기술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유도복을 입장하기도 그렇구(웃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관장님과 상의해 봐야겠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 댄 헨더슨의 경기가 가장 멋졌다. 추성훈의 경기도 재밌었다.
- 헨더슨의 마무리 파운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어차피 심판의 중지 신호가 없었기 때문에 잘못한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헨더슨 입장에서는 상대를 완전히 KO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다. 그 파운딩으로 인해 경기장 열기가 더 뜨거워졌다.
- 경기가 끝난 후 추성훈이 있던 병원을 찾은 것으로 알고 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었나?
▲ 처음에는 고민이 많이 들었다. 많이 친한 것도 아난 상태에서 다쳤기 때문이다. 지인의 소개로 병원을 찾았는데 나를 기쁘게 받아주었다. 추성훈의 모친도 함께 있었다.
- 어떤 대화를 나눴나?
▲ 나에 대해 칭찬을 많이 해줬다. 앞으로 같이 훈련하자는 얘기도 했다.
- 이번에는 경기가 끝난 후 바로 입국하지 않고 관광을 했다고 들었다.
▲ 그동안 항상 일찍 돌아와서 아쉬웠다. 근처 놀이동산에서 가서 놀기도 하고, 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왔던 유명한 폭포에 가보기도 했다. 돌아다니다 보니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비방송 경기에 나와서 못 알아볼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 다음 경기에서 붙어보고 싶은 선수는 있나?
▲ 특별히 생각나는 선수는 없다. 어떤 상대와 싸워도 좋다. 한 달 뒤쯤에 UFC측으로부터 다음상대를 정하기 위해 연락이 올 것이다.
- 한국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은?
▲ 하고 싶은 것은 특별히 없다. 단 어머님께서 해주시는 따뜻한 밥을 먹고 싶다.
- 앞으로의 계획은?
▲ 오로지 훈련밖에 없다. 훈련을 하지 않으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UFC 3승을 거두고 왔다. 내가 해냈긴 하지만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화끈한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3연승을 거둔 사실을 인정해 주셨으면 좋겠다. 한국 팬들이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를 많이 보다보니 수준이 많이 올라간 것 같다. 아직 세계적인 선수들의 경기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열심히 응원해 주시면 언젠가는 챔피언이 될 날이 올 것이다. 또한 국적은 다르지만 데니스 강이나 추성훈에게 많은 응원을 해주면 그 선수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다.
이 승리는 혼자 거둔 것이 아니다. 관장님을 비롯한 팀원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모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현재 부산 팀 매드는 중국, 일본, 미국 등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또한 나를 후원해 주신 ㈜성안세이브와 ㈜삼성제약공업에게 감사의 말씀 드린다.
엠파이트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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