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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자체단증 발급은 제살 깍아먹기
  • 김창완 기자
  • 승인 2006.05.01 00:00
  • 호수 497
  • 댓글 0

미국 태권도 고단자회가 자체단증을 발급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기원은 물론 국내 태권도인들의 비난여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국기원 한 관계자는 미국 태권도 고단자회가 자체적으로 단증을 발급하기로 결정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처사”라며, 이는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 밖에도 익명의 비판성 발언들이 미국 태권도 고단자회를 향해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 태권도인들이 미국 태권도 고단자회가 자체적 단증발급 결정에 대해 이처럼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미국 태권도 고단자회 구성원들 대부분이 한인사범들이라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각 대륙연맹을 비롯해 몇 개의 국가가 자체단증 발급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우선 한인사범들로 구성된 미국 태권도 고단자회가 국기원 단증을 무시하고 자체단증 발급을 결정한 것은 결국 태권도와 국기원, 세계태권도연맹 그리고 자체단증 발급을 결정한 미국 태권도 고단자회 모두 동반자멸하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개인적 친분관계에 의해 구성된 친목단체가 자체단증을 발급할 경우 국기원에서 발급하는 단증의 수는 갈수록 줄어들게 되고, 자연스럽게 태권도 종주국과 국기원의 권위는 상실될 수밖에 없다. 또 미국 태권도 고단자회와 같은 유사한 단체가 미국 내에는 물론 팬암과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곳곳에 생겨날 수 있다.

이러한 모든 유사단체가 자체단증을 발급할 경우 국기원은 전 세계 6천만 태권도인들의 중앙도장으로서의 위엄도 함께 추락하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국기원 공인 단을 획득해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사범들에게 치명타가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대부분 국기원 공인 단을 획득해 활동해온 미국 태권도 고단자회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집단 이기주의가 자칫 태권도를 산산조각 낼 수도 있다는 점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달 초 미국태권도연맹(USTU) 회장이 국기원과 세계연맹을 방문해 현재 미국 전역에 국기원이 단증을 무분별하게 발급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함과 동시에 미국연맹은 국기원 단증을 희망하고 있다는 의사도 전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속내를 들여다보면 미국연맹 내에 한인 태권도인들이 없어 미국 태권도계를 장악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일 수 있다. 이유야 어떻든 정해놓은 룰을 깨겠다는 쪽이 오히려 한인사범들로 구성된 미국 태권도 고단자회라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다.

미국 태권도 고단자회 구성원들이 그동안 미국에 태권도 보급과 저변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는 등 많은 치적을 쌓았다. 또 미국태권도연맹이 현지인들에 운영권을 뺏기면서 태권도의 맹주자리에서 밀려날 운명에 놓여있는 미국 태권도 고단자회 심정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들에게 미국에서 태권도 사범으로서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태권도 종주국과 국기원을 경시하는 미국 태권도 고단자회의 자체단증 발급 결정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다.

게다가 일부 대륙연맹과 국가협회가 자체단증 발급을 결정해 놓은 상태에서 서로의 눈치만을 살피고 있는 시점인 상황에서, 한인사범들로 구성된 미국 태권도 고단자회의 이번 결정은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 기름을 붓는 꼴이 돼버렸다.

국기원도 이번 미국 태권도 고단회의 자체단증 발급과 관련해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재 국기원 심사권이 각 국가협회에 위임돼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국기원은 그동안 해외 심사인 경우 한인사범들에게는 국가협회를 통해 접수하지 않아도 단증을 발급해왔다.

때문에 국기원이 단증을 놓고 흥정을 하고 장사를 하고 있다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것이다. 국기원 스스로가 룰을 깬 것이다. 미국 태권도 고단자회가 자체단증 발급을 결정한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 비롯됐다고 부인할 수 없다.

국기원은 깨진 룰을 다시 추스르고, 각 국가협회에 일관된 룰을 적용해야 한다. 국기원이 정해놓은 룰을 스스로 깨버리는 것은 태권도와 국기원 모두 망하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창완 기자  keki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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