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중고등학교 태권도 선수들의 잔치인 중고연맹회장기대회 고등부 경기에서 무원고는 여고부에서 종합 3위에 오르는 좋은 성적을 얻었다. 기쁨을 느낄 사이도 없이 선수단은 경기도태권도협회장기 대회에 참가해 남고부 L-헤비급에서 우승한 김수환을 포함해 8명이 입상했다.

2005년부터 팀을 맡아온 김민수(30) 코치는 연이은 대회로 지쳐있는 선수들이 안쓰럽지만 내색하지 않는다. 훈련을 쉬거나 하는 일은 더더욱 없다. 큰 대회 두 개를 연이어 치렀지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후 8시가 넘은 시간까지 태권도부 훈련장에는 선수들 기합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팀 성적보다는 하나라도 더 많은 아이들이 대회에서 입상했으면 합니다. 태권도를 선택하고 늘 태권도만 한 녀석들인데 한 번 입상하지도 못한다면 얼마나 섭섭하겠습니까?”

김 코치는 서울체고와 한국체대, 춘천시청을 거친 선수 출신이다. 선수생활을 마감한 지도 오래되지 않기에 선수들의 마음을 잘 안다.

무원고의 야간훈련이 독특하다. 선수들은 가로 3m 세로 50cm 정도 돼 보이는 반들반들한 판 위에서 우스꽝스러운 버선 같은 것을 신고 스케이트를 타듯이 미끄러지는 동작을 반복한다. 한 명은 앞에서 공을 정신없이 양쪽으로 굴리고 스케이팅을 하는 선수는 양쪽으로 미끄러지며 굴러오는 공을 양손으로 쳐낸다.

“좁은 공간에서 하체 근력과 체력을 고루 발달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시작한 운동입니다. 스케이트 선수들이 하체훈련을 위해 하는 방식인데, 흥미를 돋우기 위해 공을 굴리고 막아내는 게임을 접목했습니다.”

김 코치는 그간 봐왔던 타 종목 훈련법도 선수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마다하지 않고 적용한다. 열심히 스케이트를 타던 선수들은 올해부터 시작한 훈련인데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고 입을 모은다. 웃으며 즐길 수 있는 체력단련법이다.

매주 토요일 무원고 태권도팀은 자체 평가전을 갖는다. 대진표 추첨부터 패자부활전까지 실제 대회와 다를 것 없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매주 있는 경기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순위에 대한 욕심도 있고 입상할 경우 상품이 지급되기 때문에 강한 의욕을 보인다. 

즐기는 체력단련과 매주 행해지는 평가전을 기반으로 무원고는 올해 매 대회마다 메달을 추가하고 있다. 190cm의 큰 키로 L-헤비급에 출전하는 김수환은 특히 주목받는 선수다. 김수환은 제주평화기대회 결승전에서 1위를 뺏겼던 신상수(영광실고)와 영광서 열린 용인대총장기대회 결승전에서 다시 만나 패배를 설욕했다. 

올해 2학년인 이민정은 제주평화기, 중고연맹회장기 대회 여고부 L-미들급에서 모두 2위를 했다. 날로 기량이 향상되고 있는 선수다. 또 종별선수권대회 여고부 웰터급에서 3위를 기록했던 이혜인은 중고연맹회장기대회에서 1위에 오르며 팀 종합 3위 성적의 주역이 됐다.

26명의 무원고 태권도부 남녀 선수들을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선수들과 직접 대련까지 해가며 모든 선수들에게 대회 메달을 안기겠다는 김 코치의 의지가 하나둘씩 대회 성적으로 실현되고 있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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