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련을 마친 홍천실내체육관 수련생과 지도자가 자유롭게 포즈를 취했다.

홍천태권도장. 도로와 접해있는 벽면 전체를 모두 유리로 만들었다. 태권도 수련하는 모습을 행인들이 자유롭게 들여다볼 수 있다. 사무실은 입구로 들어와 체육관을 거쳐서 들어간다. 학부모와의 상담을 위주로 설계된 일반 태권도장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지나가는 사람이나 학부모, 수련생의 친구들 등 누구나 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가르치는 사람도 더 열심히, 수련생도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보는 사람들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10년째 홍천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권오철(36) 관장의 말이다. 관장으로는 10년이지만 권 관장과 홍천태권도장의 인연은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권 관장 자신이 바로 이 도장 출신이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줄곧 이 도장에서 태권도를 수련해 왔다.

▲ 김유영(22)지도사범, 권오철(36) 관장, 허미희(21) 지도사범.(왼쪽부터)

“도장이 오래돼 보이진 않아도 이 자리 이 이름으로 40년을 넘게 지내왔습니다. 지금 사범들도 다 이 도장 출신이고 저의 제자 들입니다.”

권 관장은 도장의 오랜 전통과 바로 그 제자들이 도장을 이어받았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사실 서울 일원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일들이다.

하지만 전통만으로 도장을 운영할 수는 없는 법. 권 관장은 시대의 흐름과 함께하는 지도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공개 심사다. 놀라운 것은 학부모 참석률이 100%라는 것이다. 심사기준에 학부모의 평가가 포함되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참석하지 않을 수 없다.
 
“저희 운동할 때는 공개심사 같은 것은 없었죠.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수련생도 학부모도 주위 환경도 모두 변했기 때문에 그것에 맞춰가면서 최대한 태권도를 알차게 가르치는 것이 제 역할이겠죠.”

또 하나 홍천태권도장의 자랑은 주말 수업이다. 놀토(노는 토요일)를 포함한 매주 토요일에는 태권도 수련이 아닌 힙합댄스를 가르친다. 댄스를 직접 지도하는 김유영(22) 사범은 “힙합을 비롯한 댄스 수업은 운동효과가 뛰어납니다. 또 태권체조 등 수련에 큰 도움을 줍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저도 아이들도 모두 즐거워 한다는 것입니다”라고 주말 댄스수업의 장점을 설명했다.

▲ 주황띠 수련생의 기본동작을 수정해 주고 있는 권오철 관장.

그러고 보니 두 명의 지도사범이 모두 여자다.  “둘 다 저의 제자들입니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실제로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대하는 부분이나 태권도 지도에서 모두 만족합니다.”

겨루기와 인성교육은 권 관장이 직접 지도하고 있으며 주말체육이나 부수적인 부분을 지도사범들이 담당하고 있다. 

자신이 태권도 수련을 처음 시작한 도장에서 자신이 가르쳤던 제자들과 함께 도장을 이어나갈 꿈나무들을 지도하고 있는 권 관장은 영원한 아이들의 서포터가 되는 것이 꿈이다. 인터뷰 도중 아이들이 작은 초콜릿이나 음료수를 관장에게 건네자 “이걸 아까워서 어떻게 먹겠습니까?” 라며 한곳에 모아두는 권 관장의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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