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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체대 남진아(여, 밴텀급)가 경원대 김애지에게 주먹으로 몸통을 공격하고 있다. | ||
과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대부분의 경기형태를 보면 선수들은 3회전 중 1, 2회전에서 탐색전이나 벌이다, 3회전에 가서야 어느 정도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먼저 1, 2점을 획득한 선수들은 룰이 허용하는 최대한이 소극전으로 지키기에 들어가 관중들에게 맥 빠지는 경기를 보여 왔다.
지도자들 또한 선수들에게 그렇게 훈련을 시켰고, 주문해왔다. 경기의 재미보다는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태권도인들조차 태권도 경기는 ‘재미없다’고 비판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이기고 있는 상태에서 점수를 지키기 위해 도망 다니거나 소극적인 경기를 펼치는 선수가 절대적으로 불리하도록 룰이 개정됐다. 경기촉진 룰이 10초에서 8초로 강화되며 선수들에게서 공격력을 이끌어냈다.
이번 대회에서 태권도 경기가 단순하고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비판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매 경기 숨 막히는 접전이 펼쳐져 관중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차등점수제를 의식한 선수들이 고난도 기술을 구사하면서 화려한 볼거리도 제공했다. 태권도가 재미있는 인기스포츠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선수들의 기량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경희대, 용인대. 한국체대 등 특정 대학들이 강세를 보였던 예전과는 달리 전국 대학이 평준화된 실력을 보였다.
개정된 경기규칙을 따라가기 위해 새로운 기술개발은 필수. 이전까지는 3점 이상 격차가 벌어질 경우 지고 있는 선수들은 거의 포기상태였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5점 이상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도 절대 안심할 수 없었다. 실제로 경기막판 승부가 뒤집히는 경우도 속출했다. 지도자들은 고난도 기술에 점수가 높기 때문에 거기에 초점을 맞춰서 선수에게 공격을 주문했다. 수비에 급급하던 예전 모습은 눈에 띄게 줄었고, 그야말로 매 경기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승부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높은 점수만을 의식해 경기 운영의 묘를 생각지 않고 무조건 고난도 공격을 주문하다보니 선수들의 체력이 금세 고갈되는 현상도 자주 나타났다. 지도자들의 새로운 경기운영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제대회에 대비한 제도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외국선수들은 ‘커트(무릎과 발 등을 이용해 상대선수의 공격을 방해하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동작을 자주하는데 특히 한국선수들은 이러한 반칙행위에 속수무책이다. 이러한 반칙행위를 적발, 벌칙을 가해야 할 외국인 심판들은 대체로 그 동작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한국 코칭스태프가 아무리 항의해 본들 소용이 없다. 이에 대한 사전대책을 세워져야 우리 선수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으리라는 지적이다.
선발전 경기장은 선수들의 경기력에 비해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코치석이 따로 마련되지 않아 단상을 코치들이 점령했고, 경기장에는 진행요원이 아닌 사람들까지 들락거려서 경기를 지켜보는 관중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렸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김창완 기자>
김창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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