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맨' 척 리델(39, 미국)이 은퇴 위기에 직면했다.

리델은 19일(한국시각) 'UFC 97 - REDEMPTION' 종료 직후 치러진 기자회견에서 은퇴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래, 아마 그렇게 될 것 같다. 친구나 가족들과 상담할 때까지 아무 결정도 하지 않겠지만, 은퇴 발표를 하는 것이 틀림없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리델이 막다른 곳에 몰린 직접적인 계기는 바로 'UFC 97' 대회에서 치러진 마우리시오 쇼군戰의 영향이 컸다. 리델이 뻗은 스트레이트는 계속해서 빗나가기 일수였고, 쇼군이 준비해 온 카운터 훅 전략에 당황하는 기색도 보였다. 결국 리델은 1라운드를 30여초 남기고 쇼군의 강력한 왼손 훅을 허용하며 TKO패했다.

쇼군에게 패하면 리델을 은퇴시키겠다고 공언한 바 있는 화이트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 리델이 싸우기를 원치 않는다. 그가 다치는 모습도 보고 싶지 않다"라며 리델의 은퇴를 시사했다.

미스터 UFC, 척 리델

리델은 1998년 UFC에 데뷔, 노이 에르난데즈를 꺾고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었다. 세 번째 경기에서 백전노장 제레미 혼에게 서브미션으로 패했지만, 이후 절치부심하며 연승행진을 거듭했다. 케빈 랜들맨, 제프 몬슨 등을 꺾은 것도 바로 이 시기였다.

이후 퀸튼 잭슨, 랜디 커투어 등에게 패했지만 2004년 4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2년 8개월 동안 7연속 (T)KO승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수립했다. 이 기간 동안 티토 오티즈를 두 번이나 꺾었고 커투어, 제레미 혼에 대한 복수전도 성공했다. 리델의 최전성기라고 불리던 것이 바로 이 때였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 리델은 2007년 5월 UFC로 넘어온 퀸튼 잭슨에게 1라운드 1분 53초만에 TKO패하고 만다. 이후 리델은 반더레이 실바를 판정으로 이긴 것 외엔 키스 자딘- 라샤드 에반스 등 당시만 해도 한 수 아래라고 평가 받던 파이터에게 패했다. 리델의 최근 5경기 성적은 1승 4패. 20%의 승률을 올리고 있는 파이터를 '미스터 UFC'라고 부르기엔 무리가 있다.

화이트 대표는 "나는 리델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가 증명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가 지금 은퇴한다고 해서 비웃을 사람은 없다"며 리델의 은퇴를 재차 확인했다.

강력한 왼손 훅으로 리델을 꺾은 쇼군 역시 리델의 은퇴를 아쉬워했다. 쇼군은 "그는 종합격투기의 전설이었다"며 리델을 칭송했다.

은퇴 후 돌아온 커투어의 사례

물론 리델의 은퇴가 100% 결정된 것은 아니다. 또 은퇴를 발표하고 돌아온 커투어의 일례도 있다. 2006년 초 은퇴를 선언한 커투어는 약 1년 만에 옥타곤에 돌아와 팀 실비아를 꺾고 UFC 헤비급 챔피언에까지 올랐다. 커투어는 현재 45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리델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잃었고 그를 바라보는 시선도 예전 같지 않다. 은퇴를 시사한 후 다시 돌아오는 것 또한 그의 자존심이 허락치 않을 것이다.

리델의 은퇴 발표는 조만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이트 대표는 "UFC는 리델의 집이다. 리델은 아마도 UFC를 위한 홍보 활동을 담당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엠파이트)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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