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보이'가 '영 보이'를 꺾었다.

'마하' 사쿠라이 하야토(33, 일본)가 5일 '드림(DREAM) 8 웰터급 그랑프리 2009 개막전'에서 특급 그래플러 아오키 신야(25, 일본)를 1라운드 27초만에 TKO로 제압했다.

사쿠라이는 경기 초반 아오키에게 상위 포지션을 내주며 위기에 빠지는 듯 했다. 하지만 베테랑 파이터인 사쿠라이의 저력은 무서웠고, 타격 실력 또한 여전했다. 순식간에 전세를 역전시키는 모습 또한 '마하(MACH)'다웠다.

공이 울리자마자 사쿠라이가 아오키에 달려들었다. 아오키는 사쿠라이의 다리를 붙잡으며 상위 포지션을 점유했다.

하지만 사쿠라이는 아오키의 오른쪽으로 빠져나가며 상위 포지션을 탈환했다. 사쿠라이는 침착하게 아오키의 안면에 4점 포지션 니킥을 적중시켰고, 강력한 파운딩 펀치를 쏟아부었다. 아오키는 사쿠라이의 공격에 정신을 잃었고,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채 1분 남짓한 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사쿠라이는 최근 '기량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었고, 아오키 또한 그 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사쿠라이의 스피드와 '자연체'라고 불릴 정도의 임기응변 능력은 여전히 뛰어났다. 사쿠라이는 아오키를 제압하며 일본 웰터급 최강자가 본인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하리토노프, 제프 몬슨에 초크 패

헤비급 원매치에 출전한 특전사 파이터 세르게이 하리토노프가 그래플링 달인 제프 몬슨에게 1라운드 1분 43초만에 남북초크로 서브미션 패했다.

하리토노프는 1라운드 초반 레프트 잽을 적중시킨 것 외엔 이렇다할 공격 한 번 해보지 못했다. 40초경 몬슨에게 오른쪽 다리를 뺏기며 그라운드 포지션으로 접어든 하리토노프는, 이후 몬슨에게 남북포지션을 뺏기며 위기를 맞았다.

2005년 ADCC -99kg급 우승자인 몬슨에게 남북포지션에서의 서브미션은 손쉬운 일이었다. 몬슨은 하리토노프의 목을 두 팔로 조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하리토노프는 한 때 페드로 히조, 최무배 등을 꺾으며 '헤비급 톱 5 파이터'라고 불렸던 선수. 하지만 하리토노프는 몬슨의 그래플링에 허무하게 무릎을 꿇으며 '반쪽 파이터가 아닐까'하는 의혹만 얻게 됐다.

닌자-미노와맨 패배, 연이어 터진 '신선한 반전'

-89kg급 원매치에 출전한 무릴로 닌자는 윤동식의 대타로 출전한 후쿠다 리키에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를 당했다.

후쿠다는 대회 직전 출전이 확정된 선수. 준비가 덜 된 후쿠다보다는 더 많은 준비를 한 닌자의 승리가 예상됐으나 결과는 딴판이었다. 후쿠다는 타격 스페셜리스트 닌자를 상대로 물러서지 않고 타격전을 벌였고, 투지와 체력, 맷집 또한 닌자를 능가했다.

베테랑 파이터 미노와맨은 시바타 카츠요리에 2라운드 판정패했다. 70전을 넘게 치른 미노와맨의 승리가 예상되었으나, 시바타는 한층 성장한 그래플링 방어 능력을 보였다.

미노와맨은 의도대로 경기의 상당 시간 동안 그라운드 공방을 벌였다. 하지만 미노와맨은 버터플라이가드를 앞세운 시바타의 방어를 좀처럼 뚫지 못했다. 시바타는 2라운드 중반 보디 니킥 연타를 퍼부으며 포인트를 가져갔고, 종료 직전에는 프로레슬링 기술인 저먼 스플렉스마저 선보였다. 심판진은 더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시바타의 손을 들었다.

갈벙-자롬스키스 등, '뉴 페이스'의 선전

세계적 주짓수 대회 문디알 챔피언 출신인 안드레 갈벙은 존 알레시오에 암바 승을 거두며 성공적인 드림 데뷔전을 치렀다. 갈벙은 경기 초반 알레시오의 원투 펀치에 고전했으나, 1라운드 3분경 셀프 가드를 시도로 그라운드 포지션을 유도에 성공했다. 이후 갈벙은 백포지션과 사이드포지션을 넘나들며 알레시오를 괴롭혔고, 결국 완벽한 암바를 성공시키며 승리했다.

'발트해의 살인청부업자' 마리우스 자롬스키스는 이케모토 세이치에 앞선 타격 능력을 선보이며 판정승을 거뒀다. 자롬스키스는 강력한 왼발 하이킥과 펀치를 앞세워 계속적인 공격을 시도했고, 2라운드 중반에는 백 덤블링에 이은 무릎 찍기로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김지훈 기자(엠파이트)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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