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12일(한국시각) 'UFC 100' 대회에 출격하는 '스턴건' 김동현(27, 부산 팀매드/(주)성안세이브/(주)삼성제약공업)의 의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김동현의 상대는 타격과 서브미션 능력 모두 출중한 베테랑 파이터 조나단 굴렛(29, 캐나다). 하지만 김동현은 "굴렛 같은 파이터를 좌절시키는 것이 내 특기"라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김동현은 작년 5월 UFC에 입성해 제이슨 탄, 맷 브라운, 카로 파리시안과 싸우며 2승 1무효경기의 전적을 기록했다. 경기마다 발전된 기량을 보이는 것은 물론, 지난 2월 'UFC 94' 대회에서는 웰터급 강자 중 하나인 파리시안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김동현은 최근 간단한 훈련을 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동현은 "이번 경기에서는 타격이나 서브미션에 의한 승리를 하고 싶다. 5월말에는 일본 화술혜주회에 건너가 본격적인 대비를 할 것이다"며 계획을 밝혔다.

이하는 인터뷰 전문

-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 지난 'UFC 94' 대회로 몸도 지쳤고 마음도 지쳤다. 너무 힘들었다. 최근에는 가볍게 운동하며 그간 만나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 미국 훈련의 성과는 있나?
▲ 미국 훈련 후 입맛이 서양 스타일로 바뀌었다. 요즘 들어 고기를 많이 먹는다. 식단 조절과 컨디션 조절법도 배웠다. 하지만 미국식의 훈련법보다는 우리나라 방식이 좋다. 계속해서 실전훈련과 스파링을 반복하는 방법 말이다.

- 그런데 다리를 절고 있다. 어떻게 된 것인가?
▲ 인대를 다쳤다. 팀 내 또 다른 김동현과 훈련하다가 이렇게 됐다(웃음). 가드 패스를 하려다가 다리가 걸렸는데, 순간 '뚝' 소리가 났다. 지금은 이렇지만 3주 정도 있으면 완쾌할 것 같다.

- 'UFC 100' 대회에서 조나단 굴렛과 경기한다. 익히 알고 있던 파이터인가?
▲ UFC에서 많은 경기를 치러 이름은 들어봤다. 이길 때도 질 때도 화끈하게 지는 파이터다. 맷집이 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

- 그간 싸운 상대와 비교하면 어떤가?
▲ 맷 브라운과 비교하자면, 맷 브라운은 젊고 계속 성장하는 파이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굴렛은 이미 여러 가지를 보여줬고, 더 큰 발전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굴렛과의 경기에서 타격 능력을 시험해보고 싶다. 이번 경기에서는 펀치에 의한 KO승이나 서브미션 승리를 거두고 싶다.

- 김동현의 타격을 보고 싶다는 사람이 많다. 카로 파리시안과의 경기에서도 별로 타격을 보지 못했다.
▲ 연습할 때엔 타격 훈련을 많이 한다. 스파링도 많이 하고. 하지만 경기 중엔 결국 잘 하는 것이 나오는 것 같다. 또 최근 경기에서는 파리시안이 달라붙어 경기를 하려고 했다.

나도 화끈하게 타격전을 하고 싶지만 쉽지 않다. UFC에서는 한경기 한경기에 신중해야하니까 모험을 할 수가 없다. 복싱 대회에 나가서 타격 실력을 키워볼까도 생각 중이다.

- 체력이 부족하다고 느끼지는 않나?
▲ 체력은 남보다 좋으면 좋았지 나쁘지는 않다. 사실 체력은 상대에 따라 달라진다. 상대가 체력전을 유도하느냐 안하느냐에 따라 말이다. 지난 경기에서는 파리시안이 체력 싸움을 유도했다.

감량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마구잡이식으로 했는데, 미국에서 훈련한 후 체계적인 감량법을 배웠다.

- 이번 상대인 굴렛도 체력이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
▲ 물론 굴렛은 체력이 뛰어난 파이터다. 하지만 그런 선수를 좌절시키는 것이 내 특기다(웃음). 테이크다운 시켜 못 움직이게 한 후 괴롭히겠다.

- 다크매치인데, 서운하지 않나?
▲ 그렇지는 않다. 원래 UFC 파이터들은 다크매치와 메인매치를 오간다.

(김남훈) 'UFC 100'은 가히 올스타전이라고 할 수 있다. 20여명 남짓의 출전 선수 명단에 김동현이 들었다는 자체만으로 대단한 것이다. 다크매치이지만 김동현의 경기는 한국에서 생중계된다.

- 최근 경기에서 엘보 공격을 못 봐서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다.
▲ 엘보는 가장 자신 있는 기술 중 하나다. 하지만 맷 브라운 같은 경우, 밑에 깔리면 안 된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경우 감을 잘 못 잡는 파이터가 많은데, 역시 UFC 파이터라 눈치를 채고 필사적으로 테이크다운 당하지 않으려 했다. 파리시안과 싸울 때 역시 팔꿈치 공격을 거의 못 보여줬다. 테이크다운을 한 차례 성공했지만 업킥으로 흐름이 끊겼다.

-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반칙 공격인 업킥을 당했을 때 왜 심판에게 표현하지 않았는가?
▲ 분명히 부당하다는 제스처를 취했다. 그런데 파리시안이 공격을 해서 얼결에 방어했고 그대로 경기가 진행됐다. 만일 일본 무대였다면 더 강하게 표현했을 것이다.

- 혹시 레미 본야스키와 바다 하리의 경기를 보았는가? 당시 본야스키의 행동에 대해 '헐리우드 액션'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았다.
▲ 봤다. 물론 약간은 오버하는 감이 있었다. 그럴 경우 어떻게 할 지 잘 모르겠다. 그냥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아픈 척 할 수도 있고...

하지만 파리시안과의 경기 때에는 오버하는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했다. 팬들은 끝까지 경기가 계속되는 것을 원하니까 말이다. 사실 그라운드 상황에서 다시 시작됐다면 엘보 공격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다.

(김남훈) 그런 경우 2점을 감점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당시 파리시안의 반칙이 판정에 반영되지 않은 것 같았다.

- 당시 'UFC 94' 대회에는 멋진 경기가 많았다.
▲인상적인 경기가 많았다. 특히 존 존스를 보고 놀랐다. 특이한 수플렉스도 하고.

(김남훈)레인보우 스플렉스다.

(김동현)아무튼 대단하다. 또 료토 마치다도 정말 멋졌다. 사실 요즘 마치다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예전에 지루하게 경기할 때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티아고 실바를 KO시키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다는 눈도 좋고 타격도 좋다.

- 이번 'UFC 99' 대회에는 데니스 강이 출전한다. 어떻게 될 것 같나.
▲ 그림이 그려진다. 아마 타격전을 벌이다가 상대를 그라운드로 데려가 파운딩 펀치로 승리할 것 같다.

하지만 데니스 강은 추성훈과의 경기 이후 무엇인가 불안하다. 기세도 밀리는 것 같고.... 자신감만 가지면 앨런 벨처와 비교 안 될 정도로 강한 파이터인데, 아직 부담감이 있는 것 같다.

- 추성훈도 UFC에 갔는데, 추성훈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훈련을 같이 한 적도 있고.
▲ 같이 훈련했다기보다는 잠깐 있었다. 추성훈 힘이 좋다기보다는, 힘을 부드럽게 활용하는데 능하다. 주먹도 맵고 기세도 좋고... 신체조건이 좋을 뿐 아니라 테이크다운 방어 능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추성훈은 데니스 강과의 경기 후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뒤집을 수 있는 법을 아는 것 같다.

- UFC가 상대 파이터를 몇 개월 전에 알려주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준비 기간도 많아지고.
▲ 어떤 대회에서는 상대를 모르고 경기에 임한 적도 있다. 누구냐고 물어보니 '네가 이길 수 있는 파이터'라고 알려줬다(웃음).

물론 대비 기간이 많다면 좋지만 그만큼 상대도 나를 분석하게 된다. 사소한 습관 하나하나까지 말이다. 특히 맷 브라운이 그랬다. 맷 브라운은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려다가도 내가 오른쪽 다리를 잡혀도 잘 견딘다는 것을 아는지 옆으로 돌아서 들어오더라.

(김남훈) 당시 맷 브라운의 트레이너인 맷 흄이 '그 다리 잡지 마. 함정이니까 주의해'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김동현)정말 맷 브라운을 꺾어서 다행이지... 당시 우리 편 세컨드가 없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UFC에 혼자 갔던 것은 정말 잘못한 일이었다. UFC를 얕보는 것도 아니고...

- 전지훈련 계획은 잡혔나? 혹시 이번에도 미국인가?
▲아니다. 이번 전지훈련은 아마 일본으로 갈 것 같다. 일본의 화술혜주회에서 훈련 할 것이다. 그간 많은 신세를 졌다. 갈 때마다 좋은 기술을 많이 배운다.

- 오카미 유신, 우노 카오루 등 UFC 파이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 그러면 좋겠지만, 오카미와 함께 연습하지는 못할 것 같다. 오카미는 5월 24일 열리는 'UFC 98' 대회에 출전하는데, 나는 5월 말 경 일본에 갈 것이기 때문이다. 경기 열흘 전에는 미국에 가서 마무리 훈련을 할 것이다.

- 랜디 커투어가 있는 익스트림 커투어는 어떤가?
▲ 커투어 짐은 너무 비싸다. 그보다는 인맥을 많이 터놔서 반갑게 받아줄 곳이 있다. 프랭크 미어도 그 중에 하나다.

- UFC 파이터라고 하면 미국 체육관들도 잘 해줄 것 같다.
▲ 물론 그렇다. 하지만 미국 파이터들은 아무리 중소 규모의 대회에 나가더라도 자부심을 갖고 있고 자랑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할 경우 거만하다고 할 텐데 말이다.

- 미국 팬들의 반응은 어떤가? 알아보는가?
▲ 많은 팬들이 알아본다. 길을 가다가도 알아보고. 특히 파리시안과의 경기를 두고 '네가 이긴 것 같다'고 말씀하신 분도 많다. 또 어떤 분은 내가 UFC 파이터라고 말하자, 정말이냐며 핸드폰으로 그 자리에서 내 이름을 검색했다. 물건 값도 깎아주는 경우도 있었다. 일본에서의 반응도 좋았다.

- 한국에서는 어떤가?
▲ 문화 차이 때문인지 한국은 좀 덜하다. 그냥 주위에서 '김동현이다'라며 힐긋 거리고 수군거리시는 정도랄까(웃음). 많이 다가오시지는 않는다.

- 여자친구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여자친구가 많이 도와주나?
▲ 물론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음식 조절하는데 있어 도움을 주고 있다.

- 아 마지막으로, 혹시 고노 아키히로처럼 화려한 등장 세리모니를 할 생각은 없나?
▲ 세리모니는 싫다. 술병이 날아올 것 같다(웃음). 미국 정서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김지훈 기자(엠파이트)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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