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의 태권도의 명품브랜드화 추진계획 발표는 다소 과대포장된 느낌이다.

‘엔조이 태권도 프로젝트’는 이미 여러 태권도 기구나 지자체에 의해 시행되고 있는 사업들을 한데 모아 발표한 것 외에는 다른 새로운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미 개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사안들을 태권도에 문외한들의 눈에 보기 좋게 짜깁기한 인상이다.

태권도 상설공연장은 대한태권도협회 홍준표 회장이 취임하면서 내놓았던 공약으로 이미 KTA의 숙원 사업으로 태권도인들의 관심을 모은 지 오래다. 뿐만 아니라 강서구 마곡지구로 위치부터 규모까지도 도안을 잡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무주 태권도공원은 지난해까지 모든 것이 결정돼 올 9월부터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태권도의 날은 지난 2006년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채택한 이후 매년 9월 4일 국내 태권도인구는 물론 세계에서도 많은 태권도인과 관광객들이 참여해 성황리에 치러지고 있다. 

태권도시범단도 국기원, 세계태권도연맹, 대한태권도협회가 각각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음은 물론 새로운 시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끊임없는 노력으로 태권도문화 전파에 이미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개발도상국 사범 파견사업은 시행 주체가 외교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 넘어왔지만 20여 년 전부터 시행되어온 제도로 현재는 12명의 사범이 파견돼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국제협력단에서도 태권도사범들에게 병역을 대신해 저개발국가에 태권도를 전파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 중이고 그 숫자도 늘어나고 있다.

태권도 킬러 콘텐츠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부분은 구체적인 방안이 없어 올해는 시행할 계획조차 없으며, 내년에도 어떤 방식으로 지원되고 어떤 콘텐츠가 개발될지는 미지수다.

그래서 ‘엔조이 태권도 프로젝트’는 새로운 창조물이 아닌 과거 진행 과정의 보고서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태권도계는 상부에 대한 임시 보고용 프로젝트가 아니라, 진정 태권도를 발전시키고 태권도 문화가치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보다 치밀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바라고 있다.

하나의 정부 시책이 일반에게까지 공표되려면 최소한의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해당분야 전문가들과의 깊이 있는 논의와 기획,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연구기관이나 학계, 언론계와의 토론, 당초 안에 대한 세심한 검토와 수정, 정부 종합시책과의 연계성 검토가 끝난 후라야 공식적인 시책으로 공표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문체부의 계획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같은 최소한의 절차라도 거친 것인지 의심을 품게 된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개별적인 태권도 관련 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여러 태권도 기구나 지자체가 해온 사업을 보다 유기적으로 엮어서 효과를 증대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기구나 지자체가 겪은 애로를 해소시켜 주는 것이다. 사사건건 간섭하기보다는 얽힌 매듭을 풀어주고 서로의 관계를 공고히 해주고 일하는 손에 힘을 불어넣어주는 것이 바로 정부가 해야 할 일인 것이다.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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