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태권도협회(회장 최정만)가 충청남도태권도협회(회장 최재춘) 파견 감독관 없이 지역 태권도 수련생 984명을 대상으로 승품(단)심사를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충남태권도협회장 선거에서 비롯된 반목으로 천안시협회는 지난 2006년부터 충남협회를 통한 승단심사를 기피하고 다른 시도협회로 우회해서 국기원 단증을 발급받아왔다.

이와 같은 비상식적인 승단심사는 충남협회나 천안시협회에 모두 상당한 손실을 끼치는 것이다. 2006년부터 3년간 천안시협회의 승품단 심사 신청자 수는 1만여 명.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충남협회로서는 협회 운영비로 사용될 상당액의 수입이 없어진 셈이고, 천안시협회는 심사 볼 때마다 충남 지역을 떠나 서울을 방문하는 어려움을 감수해야 했다.

충남협회에 반기를 든 천안 등 일부 지역 태권도인들이 지난 2월 발족시킨 충남태권도정상화추진위원회와 천안시협회는 승품(단)심사를 충남 지역 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대한태권도협회(KTA)와 국기원에 감독관 파견을 공문으로 요청했다. 그리고 이들은 지난 14일 어느 곳으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승단심사를 강행했다.

과연 이번 승단심사를 통해 심사신청 수련생들은 국기원 단증을 받을 수 있을까.

국기원이나 대한태권도협회로서는 천안시협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승단심사 감독관을 파견할 수도, 단증을 발급해 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천안시협회의 경우를 인정해 줄 경우 똑같은 사례가 도처에서 발생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천안시협회도 충남도협회도 아닌 승단심사를 신청한 태권도 수련생들이다. 국기원 심사로 알고 응시한 수련생들은 합격했다 하더라도 천안시협회가 둔 무리수와 절차상의 잘못으로 품(단)증을 발급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천안시협회가 그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지 궁금하다.

문제를 일으킨 천안시협회는 물론, 천안시협회와의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충남협회, 이같은 상황을 수수방관해온 대한태권도협회 모두가 이번 사태에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어린 수련생들이 느껴야 하는 실망과 분노를 과연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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