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태권도장’ 하면 학부모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단어가 바로 ‘인성교육’이다. 도장에서 태권도를 통해 아이들의 건강뿐만 아니라 인격형성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도장에서 태권도와 인성을 잘 교육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순한 홍보나 마케팅 등으로 수련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을 잠깐 받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다. 수련생의 마음을 움직여 인격을 향상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진심어린 교육뿐이다.

김선수 관장

올해로 도장 운영이 12년째인 경기도 시흥시 경희대석사태권도장 김선수(46) 관장은 감성(感性)을 중시하는 태권도 지도자다. 김 관장이 지도하는 태권도장의 태권도 교육과 인성교육은 이미 오랜 기간 동안 수련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46세의 나이, 그렇지만 김 관장은 이제 막 도장을 개관한 것처럼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다. 지도자로서 첫 번째 덕목이 바로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라고 강조한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가진 수련생을 입관시켜 교육한 일화가 인상적이다.

“도장에서만 지켜봐서는 아이의 특성을 파악하기 힘들어서 주말에 저희 집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지켜봤죠. 아이의 특성이 조금씩 보였고, 잘한 부분을 강조해주며 태권도 교육을 병행했습니다. 지금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수련생이 됐습니다.”
 
학교에서조차 적응하지 못했던 아이가 오랜 기간에 걸친 끈기 있는 김 관장의 관심과 교육으로 개선됐다. 병력을 가진 모든 아이들을 고칠 수는 없다하더라도 지도자의 열정이 어떤 효과를 가져 오는지 부정할 수 없다.

김 관장이 중시하는 것 중 또 한 가지는 바로 지도자의 진실성이다.

“대부분의 지도자를 보면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 자신의 말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누가 잘하나 보겠어’ 라고 말했으면 정말로 잘 누가 잘했는지 잘 봐야합니다. 그리고 칭찬해 주어야죠. 말만 하고 그냥 지나치면 아이들은 내색하지 않아도 대부분 실망합니다.”

맞다. 지도자의 발언은 대부분 엄포성이 많다. 하지만 경희대석사태권도장에서는 모든 지도자의 발언이 곧바로 지켜진다. 덕분에 수련생들은 지도자의 말 한마디에 귀 기울이며 집중한다. 수업능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박수와 칭찬이 아이들을 움직이는 데 큰 동기가 된다고 덧붙인다. 실제 경희대석사체육관에서는 수업 중 “잘 했어!”, “정말 멋지구나!”, “우리 다 같이 박수치자!” 는 등의 말들이 끊임없이 나온다. 잘못한 부분에 대한 지적도 중요하지만 잘한 것만큼은 절대로 간과하지 않는다. 지도자를 포함한 모든 수련생들이 함께 칭찬해 주는 것이다.

경희대석사태권도장에서 매일 아침 이루어지는  회의시간에도 특별한 점이 있다. 사범들과 관장이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 서로 준비한 것을 발표하고, 사범들은 직접 다른 사범과 김 관장이 보는 앞에서 가상강의를 하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리허설이다. 이 과정에서 서로 의견을 나누고 부족한 점을 고쳐 나간다. 관원들에게 수련시간은 되돌릴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누구나 인정하는 베테랑 김 관장이라도 수련생을 가르치기 전에 매일 리허설까지 하며 노력한다.

겨루기가 끝난 후 김 관장이 모두가 승자라며 양 선수의 팔을 힘차게 들어 보인다.

“경희대석사태권도장은 저의 것이 아닙니다. 수련생의 것입니다. 제가 없어져도 도장은 계속될 것이며 영원히 수련생의 기합소리가 울려 퍼질 것입니다.”

태권도에는 가슴을 따듯하게 하는 무한한 힘이 있다고 믿는 김 관장은 12년 전과 똑 같은 마음으로 오늘도 도복을 입고 수련생과 함께 땀을 흘린다.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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