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의 유일한 초등학교 태권도팀. 2001년 창단돼 10명 남짓한 선수 숫자를 유지하며 매년 전국대회에서 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재성 코치

특히 2006년 7월 이재성(35) 코치가 부임하고부터의 입상전적은 화려하다. 이 코치와 6개월 간 호흡을 맞춘 이듬해 선수들은 전국대회 메달 13개, 경기도대회 메달 14개를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고 경기도 교육감기 태권도대회에서는 종합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원래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없지 않았겠지만 이 코치의 지도력이 보인 결과임을 부인할 수 없다.
 
고양고등학교 태권도부 출신인 이 코치는 고교 졸업 직후부터 모교에서 후배들을 지도했다. 군복무 시절과 대학시절을 빼고는 줄곧 고양중·고교에서 태권도부 선수들과 함께 했다. 대학시절에도 고양중·고 경기가 있는 날이면 시간을 쪼개어 경기장을 찾을 만큼 후배 선수들과 함께하며 지도하는 것을 즐거워했다. 코치 스스로 선수지도를 즐거워하니까 선수들도 그만큼 즐겁게 운동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운동이라 생각 말고, 그냥 놀이라고 생각하고 즐기라고 얘기해줍니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도 같이 놀고 즐긴다는 생각으로 지도합니다.”

일산 서쪽에 위치한 성저초등학교는 고양시에서는 생활수준이 높은 지역에 속한다. 때문에 학부모들의 학구열도 높다. 태권도부 선수들은 학교수업은 물론 방과 후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보습학원에 다니고 있다.

그러니 훈련 시간을 따로 할애하기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수들 하루 평균 운동시간은 2시간 남짓. 그런 이유 때문에라도 이 코치는 선수들이 운동만큼은 즐겁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운동시간은 적지만 이 팀은 올해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이유는 바뀐 경기규칙 때문이다. 회전공격에 가점을 주는 경기규칙이 성저초 태권도부에게는 호재로 작용한다.

“우리 아이들은 회전공격에 강합니다. 즐겁게 운동하고 태권도를 즐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화려한 공격기술도 연습하게 됐고 경기장에서도 자주 그런 공격술을 펼쳐 보입니다. 그런데 이제 기술가점제가 도입됐으니 아무래도 우리 선수들에게 유리하지 않을까요?”

과거 초등부 경기에서는 중고등부처럼 회전공격을 자주 보기 힘들었다. 기본기 위주의 교육을 하다 보니 회전공격을 습득하기는 어려운 시기인 것이다.

겨루기 수업 시작 전 이재성 코치가 중점적으로 훈련할 부분을 설명하고 있다.

선수들 대부분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기대주는 따로 있다. 남자로서는 올해 6학년인 김민(핀급)이 주목할 만하다. 한두 가지 장점이 아니라 여러 가지 공격을 할 수 있는 뛰어난 기량을 갖추고 있다. 초등학생 선수답지 않은 화려한 발차기도 놀랍다.

남자부에 김민이 있다면 여자부에는 김해원과 김찬희가 있다. 올해 5학년인 동갑내기. 김해원은 지난해 성남오픈 국제어린이태권도대회에서 1위,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 전국초등학교 꿈나무태권도대회에서 2위를 차지한바 있다. 스텝과 기본 발차기가 탄탄하고 상대방을 읽는 능력이 출중한 선수다. 김찬희는 큰 키를 비롯해서 좋은 신체조건을 가졌고, 노력하는 스타일이라서 앞으로 발전이 기대되는 선수다.

“선수들이 많지는 않지만 동계훈련도 잘 마쳤고, 선수들 사기도 충만하기 때문에 올해는 성적에 대한 욕심이 생기네요.”

운동시간도, 선수도 많지 않지만 즐거운 마음가짐의 효율적 훈련으로 매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성저초등학교 태권도부가 바뀐 경기규칙으로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지 기대된다.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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