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으로 청와대가 내다보이는 도장. 서울 종로구 통인동에 위치한 ‘효자태권도장’은 여러 정부기관과 고궁으로 둘러싸인 조용한 동네에 자리 잡고 있다. 주위가 조용한 탓인지 도장에서 들려오는 수련생들의 목소리가 유난히 크고 힘차다.

효자태권도장 수련생들이 김갑용 관장의 지도에 따라 힘차게 주먹지르기를 하고 있다.

효자태권도장은 10년 전 문을 열었다. 1977년부터 서울 옥수동에서 도장을 세우고 수련생을 지도해온 김갑용(55) 관장이 1996년 이곳 통인동으로 도장을 옮겨온 것이다.

옥수동에 비해 상주인구가 적어 인근 학교의 학생수도 많지 않지만 교육열은 높은 곳이다.

수련생들의 학부모들은 공무원이나 일반 회사원들이 대부분. 특히 청와대가 가까운 때문인지 경찰공무원이나 경호원들도 더러 있다.

수련생 김민우(7) 어린이는 2년 전 울면서 이 도장을 찾아왔다. 태권도학과 출신의 경찰관 아빠의 강권에 마지못해 도장에 나오게 된 것이다. 태권도를 익힌 아버지는 아들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 도장에 이끌고 왔지만 처음에 도장에 끌려나온 민우는 두렵기만 했다. 그러나 달이 가고 해를 넘기며 민우는 도장생활에 잘 적응을 해 얼마 전에는 품띠를 따고 누구보다 씩씩한 어린이가 됐다. 이처럼 이 곳은 태권도를 잘 알고 있는운 부모들의 권유로 도장을 찾는 아이들이 많은 편이다.

	▲ 김갑용 관장

그렇지만 전반적으로는 학교 공부가 운동보다는 우선이라는 학부모들의 시각 때문에 태권도를 수련하려는 학생들의 수가 줄고 있는 추세이다. 김 관장은 공부도 중요하지만 공부를 오랫동안 잘하기 위해서라도 건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관장 자신도 평소 공부하기를 즐겨하는 지도자다. 일간 종합신문부터 경제지를 매일 샅샅이 훑어보는 일이 습관이 됐다. 신문을 통해서 다양한 지식을 얻고 세상의 현상을 이해한다. 신문에서 습득한 지식이나 교훈거리는 따로 정리해 두었다가 수련생 정신교육시간에 잘 활용한다.

최근 김 관장은 영어공부에 푹 빠져 있다. 평소 여행을 즐겨해 해외 여러 나라를 방문하면서 영어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아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김 관장은 공부하지 않는 지도자의 자질이 떨어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말한다.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태권도를 처음 배우는 수련생들 못지않게 항상 배우고 공부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 도장의 출석관리는 철저하다. 김 관장이 직접 출석을 체크하며 아이들을 하나하나 관리하고 있다. 수련생 지도는 김 관장과 염유찬(28) 사범이 번갈아 가며 하고 있다. 수련생 지도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정신집중’과 ‘절도’이다. 수련생들에게 태권도 기본동작을 가르치는 김 관장은 동작 시범을 보이며 매번 집중력과 절도를 강조했다.

김 관장은 앞으로 도장을 발전시키고 태권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관훈에 걸맞은 건강한 수련생을 길러내겠다고 다짐한다.

도장 앞 편에 걸려있는 액자 속에는 다음과 같은 관 훈이 적혀있었다.

“예의바르고 인내하며 정직하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이 되자.”

평범해 보이는 문구지만 수련생들의 올바른 성장에 정도(正道)를 잘 표현하고 있었다.

김은경 기자  keki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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