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효녀가 되자.”

관훈을 외치는 수련생들의 목소리가 도장 안을 쩌렁쩌렁 울린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용 태권도장은 지난 28년 동안 관훈처럼 많은 효자, 효녀를 배출해냈다.

용 태권도장 수련생들이 두 손을 모으고 겸손한 자세로 지도자를 주목하고 있다.

1979년 1월 지금 자리에 도장을 연 이고범(52) 관장은 교육목표를 ‘부모에게 효도하는 예의바른 수련생 양성’에 두고 지금까지 같이 한결같이 그 지도방법을 지켜오고 있다.

특히 신입 수련생들에게는 처음부터 정중한 자세로 인사를 하고 어른들의 말을 경청하는 법을 지도한다. 수련생들은 모두 두 손을 가지런히 앞으로 모으고 수련에 임한다.

 이 관장은 태권도의 시작은 정중하고 겸손한 자세이라고 강조한다. 겸손한 마음과 자세에서 도장에서는 배우고자 하는 의욕이 생겨나고 가정에서는 부모를 공경하고 언제 어디서든 예의바른 행동이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충남 공주출신의 이 관장은 30여 년 전 서울에 올라와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적극적인 사고로 도장을 경영, 활발한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신뢰를 쌓으며 지금과 같은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다.

새마을 지도자, 아동위원회 간사, 구청년 회장, 선도위원 등 다양한 직책을 맡아 지역봉사에 앞장서 온 이 관장은 현재는 종로구 국민생활체육협의회 사무국장을 맡아 주민들의 건강생활을 위한 민원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고범 관장

또 10년 전부터 종로구태권도협회의 상임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기원에서 간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런 왕성한 활동력은 그가 경영하는 도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항상 부지런하고 성실한 이 관장에게 주민들은 자녀를 맡기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주변 창신초교를 비롯해 숭신초교, 동신초교 등에서 많은 학생들이 도장을 찾아왔다.

이 지역은 맞벌이 부부가 유난히 많은 곳이다. 부모들이 대부분 직장에 나가 어린 자녀의 일과를 보살펴 줄 수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래서 용 도장은 수련생들의 일과를 철저하게 관리한다. 낮에 자녀를 돌볼 수 없는 부모들을 대신해 아이들의 일과를 체크하고 조정한다. 그래서 부모들은 믿고 자녀들을 맡길 수 있다.

 수 년 전부터는 저학년 수련생들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한 달에 1만 5천원 정도의 저렴한 급식비를 받고 부모의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영양식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이 관장의 부인인 김영숙(51) 씨의 도움이 있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도장 위층에서 유치원과 예체능학원을 운영해온 김 씨가 직접 음식을 만들어 아이들의 점식식사를 마련한다.

도장의 시설도 최신식이다. 벽타기, 줄타기, 뜀틀을 비롯해 간이 축구대까지 수련생들을 위한 놀이기구가 마련돼 있으며 기둥에는 자동미트를 설치해 수련생들이 편리하게 발차기를 연습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관장은 “최근에는 도심지역이라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수련생들의 전인교육에 힘써 지역주민들의 신뢰를 유지해나갈 것”이라며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했다.

김은경 기자  keki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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