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어코드가 남긴 것

‘2006 스포츠어코드(SportAccord)’가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스포츠어코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하계올림픽국제경기연맹연합(ASOIF), 동계올림픽종목협의회(AIOWF) 등 국제스포츠단체들이 한 곳에 모여 회의를 갖는 권위 있는 국제스포츠행사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조직을 담당했던 이번 스포츠어코드는 국내 언론보다는 해외 언론에서 더 많은 관심을 모았던 행사였다. 스포츠어코드는 외형적으로 태권도와 상관관계가 별로 없어 보이지만 시각에 따라 태권도와도 밀접한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국가올림픽연합회(ANOC) 총회와 함께 열려 의미를 더했던 이번 스포츠어코드는 다시 한 번 국제스포츠행사를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했다는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IOC 위원으로 도전의사를 피력하고 있는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와 대한체육회 김정길 회장에게도 어느 정도 얼굴 알리기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4월 3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06 스포츠어코드' 개막식에 참석한 국제스포츠계 인사들이 태권도시범단원들과 함께 어울리고 있다.

-스포츠어코드와 태권도

스포츠어코드는 이 행사를 계기로 대규모의 국제스포츠계 인사들이 한국을 방문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국제스포츠계 인사들의 방한을 통해 한국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자연스럽게 태권도를 홍보할 수 있었다. 4년마다 결정되는 올림픽 참가종목의 불안한 위치에 놓여 있어 위기의식이 팽배한 태권도계로서는 더 없이 중요한 기회였다.

특히 지난 3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개회식 행사는 참석자들에게 태권도를 인식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약 9백 명에 달하는 국제스포츠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스포츠어코드 개회식은 코리아 타이거즈 시범단의 환영 시연으로 인해 모든 참석자들이 태권도와 함께 어우러지는 장면을 연출했다.

참석자들 대부분이 태권도 시연을 바라보며 태권도가 지닌 아름다움에 심취해 찬사와 박수를 보내는 모습은 태권도 홍보에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자평할 만했다.

또한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세계태권도연맹을 방문한 것도 스포츠어코드를 활용한 태권도 홍보의 일환으로 적용했다고 평가된다. 방한 중에 각종 행사로 인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던 로게 위원장이 세계연맹을 방문해 국내외 언론에게 비쳐진 일은 태권도계에 고무적인 일이었다.

로게 위원장이 태권도의 장래를 보장하는 언급은 없었지만 전자호구 도입 등 태권도 발전을 위한 세계연맹의 노력에 대해 관심을 피력한 부분은 향후 올림픽에서 태권도의 입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총재와 김 위원장의 행보 

스포츠어코드와 ANOC 총회 모두 조정원 WTF 총재와 김정길 KOC 위원장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행사였다.

조 총재는 스포츠어코드 조직위원장 겸 국제스포츠단체인 WTF 수장으로 분주하게 움직였고, 김 위원장 역시 ANOC 총회를 비롯해 마리오 바스케스 라냐 ANOC 회장과의 거듭되는 회동을 통해 국제스포츠계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행사들은 국제스포츠계에서 두 인사 모두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향후 IOC 위원에 도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두 인사는 국제스포츠계의 핵심인사들인 로게 IOC 위원장, 라냐 ANOC 회장과 친분을 돈독히 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로게 IOC 위원장은 경희대에서, 라냐 ANOC 회장은 한국체대에서 각각 명예 체육학 박사학위를 수여받아 조 총재와 김 위원장이 이번 스포츠어코드 기간 중 기울인 숨은 노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태권도계의 두 수장이 태권도 경기의 홍보는 뒤로 한 채 IOC 위원에 도전하기 위해 자신들의 이미지 알리기에만 주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스포츠어코드와 ANOC 회의 모두 국내 언론과 태권도계에서 화제로 부각되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편 조 총재는 GAISF 집행위원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GAISF가 현재의 임원을 그대로 유지할 것을 결정함에 따라 출마 자체가 불가능했고, 조 총재 역시 GAISF 집행위원에 대한 생각을 버렸다는 후문이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홍철 기자
• wtkd@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