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변함에 따라 좁은 골목이 있는 주택가는 없어지고 높은 아파트와 큰 도로들이 건설된다. 좀 더 많은 가구가 최대한 편하게 살아가기 위해 신도시가 곳곳에 생긴다. 대표적인 신도시 지구인 용인시 기흥구는 넓은 도로 사이로 아파트가 즐비하다. 아파트 단지답게 높은 상가건물이 많고 각종 학원 간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신성일(35) 관장이 운영하는 경희대태권도교육관은 지역 특색에 맞는 도장 운영으로 수련생과 학부모들의 사랑을 온 몸에 받고 있었다.

지난해 여름 경희대태권도교육관 수련생들이 육군사관학교를 방문하여 헬리콥터 앞에서 사진촬영을 했다.

첫째로 눈에 띄는 것이 안전. 아이들이 건너기는 꽤나 위험해 보이는 큰 도로가에 한 무술도장의 승합차량 자동문이 열리고 길가에서 기다리던 아이는 인사를 하며 올라탄다. 불과 10m도 떨어지지 않은 경희대태권도교육관의 차량 탑승 모습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이 교육관 25인승 버스에 인솔 교사가 동승해서 타고 내리는 모습은 누가 봐도 믿음직하다.

“학교도 학원도 교육이 중요하지만 모두가 안전이 뒷받침될 때 얘기죠. 도로가 넓고 차들이 많다 보니 차량운행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뿐만 아니라 수련비 수납도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이라 신 관장은 부모님이 직접 납입하거나 은행 입금 등의 방법을 처음부터 강력하게 권한다.

물론 안전만으로 좋은 도장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경희대태권도교육관은 신도시 도장답게 넓고 깨끗한 시설을 갖추었다. 90여 평의 도장을 둘로 나누어 유품자와 유급자를 따로 교육한다. 사범 3명에 신 관장까지 총 4명이 아이들을 열심히 지도한다.

수업 중에는 어떤 방해도 받지 않는다. 사무실에는 신 관장의 부인 심경화(35)씨가 각종 행정과 상담업무를 담당하고, 차량운행 기사와 인솔교사가 따로 있기 때문에 지도자 4명은 항상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아이들은 집중하고 수업 능률은 높아진다.

‘수업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며 지도 방식은 어떨까?’

신 관장은 부드러운 사람이다. 잠시만 얘기를 나누어도 알 수 있었다. 그의 말투와 표정에서 유(柔)함이 묻어 나온다. 유치부와 초등 저학년이 대부분이며 맞벌이 부모가 많은 기흥구 아파트단지 수련생들에게는 엄한 것보다 신 관장의 교육방법이 더 효과적이다. 지도자의 권위는 태권도 지도에 필요한 만큼만 가지고 간다.  

여기에 또 하나. 형제가 없는 경우가 많은 요즘 아이들에게 신 관장이 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주말 프로그램이다. 경희대태권도교육관에서는 거의 매주 행사를 통해 도장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육군사관학교 견학, 사회성 캠프, 마술공연, 눈썰매장, 스케이트장 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행사들이 매주 진행된다.

“참여하고 싶은 행사에 자율적으로 참여합니다. 매주 주말 행사를 미리 고지하고 여건이 되는 수련생들과 함께 주말을 보냅니다.”

경희대태권도교육관 신성일 관장이 직접 미트를 잡아주며 발차기를 지도하고 있다.

관장이 부지런해야 가능한 일이다. 신 관장은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나서 12시가 넘어야 잠든다. 그렇게 해도 아이들에 대한 고심을 하다보면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보내는 신 관장의 꿈은 무엇일까? 생각했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오랜 시간 도장을 운영하면서 느낀 건 내가 즐거워야 아이들도 즐겁다는 겁니다. 그렇게 즐거움이 묻어나는 유익한 교장으로 도장을 변화시킬 겁니다. 그리고 요즘처럼 각박하고 개인주의적인 성향의 사회에서 그래도 우리 아이들만큼은 예의를 알고 어른을 공경하는 유능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지 않는 관장은 없다. 하지만 어떻게 행동으로 옮기느냐가 문제다. 경희대태권도교육관은 마음뿐만 아니라 거기에 부합하는 노력과 행동을 함께 갖추고 있다.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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