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가 크면 학습효과도 높고 집중력이 강화되며 자신감도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한 방송에서는 대중 앞에서 자신감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목소리를 크게 내며 두려움을 이겨낸 사례를 소개했으며 목소리가 커지면 성격도 달라진다는 심리학자들의 주장도 언급했다.

얼핏 들어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이런 효과가 망원동 유수지 인근의 용인대월드태권도장의 자랑거리로 작용한다.

큰소리로 어른들에게 인사하고 묻는 말에 시원시원한 대답을 하면 틀림없이 월드태권도장 수련생이라는 수 년 간의 인식으로 동네에서 목소리 큰 도장으로 소문이 나 있다.

정용원 관장과 김인기 관장.(왼쪽부터)

소문에 걸맞게 도장 가까이서는 벌써 수련생 기합소리만으로도 위치를 알 수 있었다. 도장에 다다랐을 때 도복 입은 지도자가 아이들을 줄 세워 차량탑승을 돕고 있었다. 정용원(45) 관장이다.

“체육관에 관장님이 또 계십니다. 올라가서 말씀 나누세요.”

무슨 소린가 싶어 올라가니 동년배로 보이는 김인기(45) 관장이 기자를 맞았다. 이 도장에는 관장이 두 명이다. 김 관장과 정 관장은 용인대 동기동창으로 학창시절부터 절친했다. 두 사람이 5년 전 의기투합해 도장을 개관한 것이다.

관장이 두 명이라서 그런지 넓지 않은 체육관에 활기가 넘친다. 물론 수련생들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 때문이기도 하다.

용인대월드태권도장은 자신감을 중시한다. 수련생 대부분이 초등학생이다 보니 도장에서부터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 학교생활이나 앞으로의 삶에 큰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두 관장의 공통된 생각이다. 물론 태권도 수련 자체에서도 자신감의 비중이 상당하다.

여러 가지 방법 중 김 관장과 정 관장이 자신감 키우기로 선택한 한 가지 방법이 대회 참가다.

작은 지역대회부터 전국대회까지 최대한 많은 대회에 많은 인원을 참가시킨다. 메달 획득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수련생들은 하나같이 대회에서 메달보다 더 의미 있는 것들을 가지고 오기 때문이다.

수업이 끝나고 김인기 관장이 직접 수련생에게 칭찬스티커를 붙여주고 있다.

김 관장은 “최대한 많은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결과는 중요하지 않아요. 대회는 우수선수를 선발하기 위한 목적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참여 자체에서 배우는 것이 엄청납니다”라며 대회 참가의 의미를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잦은 대회 참가는 체육관 수련생 전체의 태권도 실력 향상에도 큰 효과를 보인다. 타 도장 선수들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도장 수련만으로 얻을 수 없는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마케팅이라고는 해본 적도 없는 도장이지만 꽤 많은 수련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역시 ‘대회 참가로 인한 수련생의 자신감 향상과 목소리 큰 도장이라는 주변 소문이 도장운영에 큰 도움이구나’ 하는 생각에 물었다. 두 관장에게서 이구동성으로 나온 대답은 따로 있었다.

작년 3월에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일동생활건강(주)단장기 전국청소년태권도대회에 출전한 용인대월드태권도장.

“도장하면서 가장 큰 보람은 수련생들과의 사랑입니다. 이 세상에 미운 아이는 없습니다. 아이들이 예쁘니 도장일이 즐겁고 즐겁게 일하니 능률도 오르고, 이게 도장 잘 이끌어 나가는 비결입니다. 하지만 거꾸로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으면 도장일은 좀 힘들지 않을까요?”

노력하는 자는 즐겁게 일하는 자를 당해낼 수 없다는 옛 격언이 생각난다.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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