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태권도계가 각 기구 수장들의 거취와 이와 관련해 나도는 설(說)로 잔뜩 긴장한 분위기다. 

대한태권도협회(KTA) 홍준표 회장은 취임 이후 태권도인들로부터 꽤 후한 점수를 받아왔다. 정파사범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는가 하면, 국방부장관기대회를 폐지 위기에서 건져냈고, 이제 태권도회관 건립을 위한 준비도 마쳤다. 특히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국고 지원을 얻을 수 있도록 힘을 썼다.

이런 노력과 성과 덕분에 홍 회장 취임 이후 국내 태권도계가 빠른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KTA 사무국 직원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

그런 홍 회장이 지난 세밑부터 꾸준히 입각설이 돌고 있다. 물론 홍 회장의 뜻과는 전혀 무관한 소문이겠지만 최근에는 각종 언론 매체로부터도 입각이 유력하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홍 회장의 한나라당 원내총무의 임기는 오는 5월까지다. 만약 떠도는 설처럼 법무부 장관에 임명될 경우 홍 회장이 KTA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여론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홍 회장과 KTA의 공식적 입장표명이 전혀 없는 가운데서 이러한 말이 돌고 있다는 것 자체가 다시 태권도계에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다. 더 이상 근거 없는 소문이 확산되기 전에 홍 회장과 KTA의 공식적인 입장표명이 필요하지 않을까.

국기원 엄운규 원장의 복귀설은 상당히 구체적이다. 원장이 아닌 이사장으로 업무에 복귀해 잔여 임기를 채우고 명예롭게 퇴진하겠다는 뜻을 비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국기원 일부 임원들이 엄 원장 복귀를 위한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 엄 원장 지지세력들이 다방면으로 뛰면서 영향력 있는 인사들을 설득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엄 원장 복귀를 반대하는 세력들도 이에 맞불작전을 펴고 있다. 이들 또한 성명을 내고 엄 원장 복귀 반대는 물론이고, 도덕적으로 문제 있는 인사들은 모두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금처럼 양측의 갈등이 심화될 경우 당면 과제인 법정법인의 출범이나 국기원의 정상적인 기능은 상당기간 기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엄 원장은 사표를 낸 후 이런 떠도는 설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 업무에 복귀해 임기를 마친 후 명예스럽게 퇴진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싶다면 엄 원장이 먼저 명확히 입장을 밝히는 게 옳다는 여론이다.

세계태권도연맹(WTF) 조정원 총재에 도전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설이 무르익고 있다. 지난해 12월 16일부터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세계품새선수권대회 이후 이 설은 점차 가시화되어가는 듯하다. 유럽쪽에서는 총재 선거에 도전할 인사의 구체적인 이름까지 거명되고 있다.

만약 유럽연맹 소속 국가들 간의 합의가 이뤄져 총재 후보를 낼 경우 조 총재에게도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전망이다. 또 당선되더라도 표차가 크지 않을 경우 세계 태권도계 구도의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말이 설이지 이 모두가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들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태권도계의 갈등이 봉합되고 전 세계 태권도 가족들을 화합의 길로 안내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길 기원할 따름이다.

김창완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창완 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