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태권도협회(KTA)가 지난 2일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터키 앙카라에서 열리는 제3회 세계품새선수권대회에 파견할 코칭스태프를 선임한 결과를 놓고 지도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KTA는 기술전문위원회를 열어 각 분과위원장들의 추천을 받아 선임했기 때문에 공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얘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코칭스태프에 선임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모두 협회 임원을 지냈거나 현재 임원들이다. 일선에서 열심히 선수들만 양성해온 지도자는 한 명도 없다.

KTA는 겨루기든 품새든 여태껏 코칭스태프 선임은 기술전문위원회 각 분과위원장들의 의견을 모아 선임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일선 학교나 도장에서 선수들을 양성하는 지도자들을 배려하기보다는 우선 가까운 협회 내 인사들, 자신들부터 챙긴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기술전문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서로를 추천하기로 약속하고 또 몇 명의 위원장만 잘 구슬리면 바로 코칭스태프에 선임될 수 있다. 국가대표 코칭스태르로 웬만큼 성적을 내면 체육훈장까지 받는다.

반면 일선 지도자들이 세계선수권대회 코칭스태프에 선임되기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

열심히 지도한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직접 국제무대에서 자신이 가르친 선수를 코치하고 싶어도 그런 말을 할 곳도 사람도 없다. 힘도 없고 빽도 없는 지도자들이 믿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열심히 선수들을 가르쳐 대표팀을 지도할 자격을 인정받는 것인데 그것마저도 KTA가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는 격’이다. 일선에서 선수들을 양성하는 지도자들의 의욕을 꺾는 일이다.

협회 중책을 맡고 있는 임원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권리도 챙기고 세계선수권대회에 감독·코치로 파견돼 체육훈장도 받아 명예까지 잡겠다는 심보를 버리지 않는 한 일선 지도자들에게 기회는 없다.

KTA가 이러한 폐단을 없앨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각종 국제대회에 파견하는 코칭스태프 선임에 임원들을 배제하고 지도자들에게 기회를 우선 제공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

겨루기의 경우 그래도 가장 많은 선수가 선발된 팀의 지도자를 우선 코칭스태프에 선임하고 있다. 품새대회 코칭스태프 선임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해도 큰 문제가 없을 듯하다.

김창완 기자  chang23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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