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전북 김제에서 제3회 WTF 세계품새선수권대회에 파견할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렸다. 세계품새대회가 올해로 3회째인 것으로 짐작할 수 있듯이 겨루기대회에 비해 품새대회는 덜 활성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품새를 전문으로 하는 선수층도 겨루기에 비해서는 확연하게 엷은 것이 현실이다.

현재의 겨루기 경기가 일부 연령층에 집중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품새 경기의 활성화는 태권도 수련인구의 층을 한층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그렇다면 현실은 어떨까?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대한태권도협회가 공인하는 전국대회에서 상위에 입상한 경력이 있어야 했다. 다만, 남녀 장년1, 2부의 경우에는 입상 성적에 관계없이 참가가 가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 장년2부는 8명, 여자 장년1부는 4명이 참가했을 정도로 참가가 저조했다. 특히 여자 장년2부에는 1명만이 참가신청을 했고, 이 참가자는 시연만을 통해서 국가대표가 되었다. 해당 선수는 제1회 세계품새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만큼 자격과 실력에 하자가 있다고 볼 수는 없었다. 그러나 명색이 태권도 종주국의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데 참가한 사람이 단 1명이라는 것은 뭔가 찜찜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왜 이러한 현상이 생겨났을까? 그 이유는 태권도 종주국 대한민국에 태권도를 수련하는 성인층이 극히 엷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대한태권도협회에 등록된 도장과 등록되지 않은 도장을 포함해 1만여 개 이상의 태권도장이 있다. 각 도장의 평균 수련생을 1백 명이라고 본다면 1백만 명 정도의 태권도 수련인구를 상정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수련생의 99% 이상이 초등학생 이하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태권도는 어렸을 때 잠깐 해보는 운동’이라는 인식이 태권도 종주국에 만연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가.

성인 수련생이 많은 무술로는 검도나 태극권 등이 꼽힌다. 동네 복싱이나 킥복싱 체육관만 가 봐도 땀을 흘리며 샌드백을 치는 30대 이상 중장년층을 몇 명씩은 볼 수가 있다. 그런데 왜 태권도장에는 성인들이 없을까.

더 심각한 것은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발 벗고 나서는 태권도 관련 인사들 자체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국기원이나 태권도협회에 있는 인사들조차 태권도를 수련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서는 헬스클럽을 다니고, 좋아하는 운동으로는 골프를 꼽는 것이 다른 사람도 아닌 태권도인이라는 점은 ‘불편한 진실’이 된지 오래다.

왜 태권도인들은 태권도를 수련하지 않을까? 태권도인이라고 자부하는 사람들조차 태권도복을 입고 꾸준히 태권도를 수련하지 않는데, 누가 태권도를 수련할 것인가. 태권도를 수련하면 인격수양에 도움이 되고, 건강해진다는 것을 태권도인들 스스로가 증명해야 하지 않을까?

왕년에 세계챔피언이었건, 현재 국기원장이건, 도복을 입지 않는 사람은 스스로를 태권도인이라고 말할 자격이 없다. 그냥 태권도와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사람일 뿐이다.

박성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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