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수련에서 호흡법(呼吸法)은 중용한 요소이면서도 대부분 소홀히 여기는 경우가 많다. 품새, 겨루기, 격파시 수련자의 호흡상태를 보면 그 사람의 태권도 숙련도를 쉽게 알 수 있다.

태권도의 힘, 내외공 합일체

벽돌이나 송판 등을 격파하는 것은 태권도의 위력을 보여주는 시범행위로서 이것을 우리는 태권도의 힘, 또는 기(氣)라고 한다. 주먹은 쇠망치로, 손끝은 창으로, 손날은 칼로, 다리는 몽둥이로 적을 제압하는 일격필사의 위력이 태권도의 투기술이다.

이런 놀라운 힘은 태권도의 외공(外攻)과 내공(內攻)에서 나온다. 우리 몸은 206개의 골격과 250개의 관절로 구성되어 있고, 이것을 605개의 근육으로 감싸서 신체를 움직이게 한다. 주먹으로 지르는 행위는 뼈와 관절, 그리고 근육의 굴신(屈伸)운동으로 이루어진다. 이런 신체의 움직임을 외공이라 하고, 신체의 내부에서 간접적으로 도와주는 힘의 근원을 내공이라 한다. 내공의 뿌리는 호흡과 정신에서 나온다고 본다.

호흡이란(Breathing)이란 숨쉬는 것으로 무도에서는 힘의 근원이며 기(氣)라고 말할 수 있다. 코로 공기를 마시고 내뱉는 신체활동이다.

이것을 통해 신체조직에 산소를 공급하고 몸에 있는 탄산가스를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호흡은 1분에 약 16-17회이고, 호흡량은 500㎖이다. 운동시에는 10-20배가 증가된다. 호흡을 5분 정도 멈추게 되면 생명을 잃을 수 있다.

태권도, 技와 氣가 결합된 격투문화

태권도는 기술의 기(技)와 힘의 기(氣)가 결합된 격투문화로서 어느 무도보다 신체의 움직임과 호흡조정이 많이 요구된다. 태권도 수련시 공격을 할 땐 숨을 내뱉고 공격부위가 상대에 닿는 순간에는 호흡을 중지해야 타격이 강해진다. 호흡을 내뱉을 때는 내저항(內抵抗)을 줄이게 되고 몸이 유연해진다. 타격순간에 호흡중지는 힘과 기를 마무리하고 다음 동작에 대비하기 위한 호흡근절법인 것이다. 주요 공격시 “얏”하고 기압을 지르는 것은 호흡을 내뱉는 순간 단전의 기를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태권도에서 조정은 코로 쉬느냐, 입으로 쉬느냐, 깊게 하느냐, 얕게 하느냐, 느리게 하느냐, 혹은 빠르게, 길게, 짧게, 강하게 등 여러 가지 숨쉬는 상태에 따라 공방의 동작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다. 태권도에서 호흡법은 흉식, 복식, 단전으로 구분할 수 있다.

흉식 호흡은 가슴으로 숨쉬기를 하는 것이다. 평소 호흡보다는 폐기능이 활성화되며 일반적으로 운동시 심폐기능이 강화되는 효과가 있다. 호흡이 짧고 부담감이 없으므로 빠른 연속동작이며 근거리 공방시 효과적이다. 이 호흡은 기력증진에는 약하다.

복식호흡은 뱃속까지 가는 호흡으로 숨을 마시고 내쉬는 힘에 의해 배가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호흡이다. 배꼽 위와 척추에 힘이 가면 복식호흡으로 봐야 한다. 준비서기와 동작이 끝날 때 복식호흡을 쉬어 몸을 쉬게 한다. 송판이나 기와 격파시 복식호흡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단전호흡, 태권도 기 살리고 마음의 안정도

단전호흡은 하늘기운과 땅기운이 모아진 신체의 기의 발생지로서 기를 가장 강하게 내는 호흡법이다. 단전은 대부분 배꼽 세치아래에 위치한다. 단전호흡은 숨을 들이 마시고 내쉴 때 코로 하되, 숨소리가 나지 않게 하며 가슴으로 하지 않고 배꼽아래까지 깊이 마시며 천천히 길고 부드럽게 한다. 단전호흡을 잘 수련하게 되면 앞으로 차고 나가는 뱃심, 다리에서 발끝까지 뻗어나가는 뒷심, 척추로 부풀듯이 뻗어나가는 허리심이 생겨 태권도 동작 위력에 큰 도움이 된다. 태권도와 호흡은 필수적 관계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김병운 국기원 기술전문위원회 의장  keki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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