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장님! 손수 써주신 편지글과 봄 내음 가득 담긴 냉이 정말 감사합니다. 된장국을 어제 저녁에 당장 끓여서 온 식구가 너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은서, 정재네-”

경기도 분당구 이매키즈태권도장에는 학부모가 보내온 짤막하지만 정성담긴 쪽지들이 도장 사무실에 소중하게 보관돼 있다.

성남 토박이 이은풍(李殷楓, 37세) 관장은 용인에서 도장을 운영하며 성남 이전을 저울질하다가 4년 전 분당구 이매동에 자리를 잡았다. 도장을 인수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초기 관원 모집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 했지만 3개월 남짓한 짧은 시일 안에 유치부 관원만 80명이 넘게 찾아오는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운이 좋았던 거 같아요. 특별히 마케팅을 한 것도 아닌데. 처음에 입관한 몇몇 유치부원들이 잘 해주어서인지 소문이 나서 몇 달 만에 유치부원이 부쩍 늘어서 저도 놀랐어요. 그저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것 밖에 특별한 건 없었는데...”

유심히 살펴보면 유치부와 초등 저학년부 아이들을 대하는 이 관장의 모습은 마치 가족 같은 느낌이다. 풍생초·중교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이 관장은 유난히 아이들을 좋아했다. 대학시절에도 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늘 사범생활을 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도장도 운영하게 됐다는 이 관장이다.

내내 겸손을 보이지만, ‘아이들이 관장님 좋아하느냐?’는 질문에는 기다리지 않고 “당연하죠, 사랑해 주는데 싫어하는 사람이 있나요? 늘 관심 갖고 칭찬해주며 하지 말라는 말보다 격려를 많이 해주니 좋아하지 않을 수 없죠”라며 자랑을 늘어놓는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이 관장이 학부모에게 강조하는 것은 멀리 보는 교육이다. 다름 아닌 체력이다. 5년, 10년 후 아이들의 경쟁력은 바로 체력이라는 것이다. 현재 초등학교 아이들이 중·고등학교로 진학할 때쯤 학교 성적이나 교우관계 및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체력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열심히 하는 요즘 시대에 단기간에 만들어 지지 않는 것이 체력이요, 그 체력이 모든 일의 밑바탕이 된다는 것이 이 관장의 주장이다.

새로 입관한 수련생에게 직접 도복을 입혀주는 이은풍 관장.

도장운영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8년 전 용인에 오픈한 첫 도장에서는 고생 좀 했다고 털어놓는다.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니 부족한 것이 많았던 거 같아요. 지금은 늘 뒤돌아보고 뭐가 부족한지 찾고 반성하는 시간을 따로 갖는 편입니다.”

특별한 노하우나 영업, 기술로가 아니라 8년 동안 끊임없이 아이들 교육에 부족함을 반성하고 수정해온 것이 지금의 이 관장과 이매키즈태권도장을 만들었다. 또 그런 모습에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믿고 맡길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누구도 신뢰하기 어려운 세상에 아이들을 믿고 맡겨 준다는 것만으로도 늘 감사하다는 이 관장에게 도장은 단순한 체육관이 아니다.

“도장도 하나의 가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관원들은 서로 형제처럼 지내야 하고, 관장은 아버지나 어머니 같은 존재가 돼야 합니다. 그런 진정이 담긴 마음에 똑 같이 마음을 담은 대답이 메아리처럼 돌아올 때 가슴이 뭉클해질 정도의 보람을 느낍니다.”

신병주 기자  sign23@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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