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암사동 경희대석사태권도장은 남들보다 한발 빨리 시대흐름을 쫓아가는 프로그램이 돋보이는 곳이다.

이 도장은 변화하는 사회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수련프로그램을 만들어낸다. 월드컵을 앞둔 최근에는 월드컵 열기를 타고 국민 응원가로 떠오르고 있는 ‘꼭지점 댄스’에 태권도 동작을 가미, 수련생의 준비체조로 활용해 호평을 받고 있다. 흥겨운 음악과 색다른 태권도 동작에 수련생들이 요즈음 가장 좋아하는 수련 내용 중 하나이다.

‘독도는 우리 땅’이란 노래에 동작을 맞춘 태권도 안무를 비롯해 ‘우유송’, ‘숫자송’ 등의 태권 댄스도 유치부와 유급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은 경희대 태권도학과를 졸업하고 석사과정까지 마친 문호준(41) 관장을 비롯해 5명의 사범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서 만들어낸 작품들이다. 긴 토론과 의견 교환을 통해 수련생들에게 운동효과도 크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동작이 탄생되는 것이다.

1994년부터 송파구에서 도장을 경영하던 문 관장은 6년 전 도장을 암사동으로 이전했다. 새 터전에서 문 관장은 이처럼 다양한 수련프로그램 마련에 주력하면서 수련생들과 학부모들을 만족시켜왔다.

이 도장은 또 오래전부터 띠별로 분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흰 띠와 노란 띠에 해당하는 초급자들을 전문적으로 지도하는 사범을 따로 두어 꼼꼼하게 기초를 지도한다. 초급자반은 문 관장에게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태권도를 배운 전서현(24) 사범이 맡고 있다.

전 사범은 대학시절부터 이 도장에서 사범생활을 시작해 올해 한국체대 태권도학과를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전 사범은 이 도장의 특색 중 하나로 음악줄넘기를 꼽는다. 현재 학교체육 일환으로 각 초등학교에서 아동들의 체력증진과 건강을 위해 실시하는 음악줄넘기를 도장에서 전문적으로 지도하고 있다.

각 학교에서 실력에 따라 급수를 매기는데 그에 대한 학생들의 스트레스도 덜어준다는 측면에서 줄넘기 교육프로그램을 도입, 지금은 도장의 지도자들이 모두 음악줄넘기 지도자 자격증을 소지해 수련생들이 즐겁게 운동하고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이유는 ‘수련생이 곧 도장이 서비스해야할 고객’이라는 문 관장의 철학 때문이다. 문 관장은 최근 도장의 주고객이 초중등부 학생들이라며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초점을 맞추어 도장 경영에 적잖은 효과를 보고 있다.

문 관장은 “맛있고 품질 좋은 음식을 사람들이 좋아하듯이 교육도 품질이 좋고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 관장은 또 예절교육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인사를 잘하고 바른 자세로 앉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예를 아는 태권도인의 기본자세라는 문 관장의 평소 생각에 따라 이 도장의 수련생들은 누구보다 인사성이 밝다. 수련생들은 출입문을 드나들 때 이웃 어른을 만났을 때 항상 깍듯한 자세로 인사를 하는 것이 습관이 돼 있다.

도장에 아들을 마중 나온 한 학부모는 “태권도를 시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아이가 인사성이 밝아져 흡족하다”며 “아이를 예절과 인성교육이 잘 이뤄지는 도장에 보내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도장의 지도자들은 아이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잘하는 수련생들은 물론 잘 하지 못하는 수련생들에게도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이 도장은 고품질 교육의 실현을 위해 지도자 모두가 배우기에 힘쓴다. 문 관장의 책상위에는 늘 인성교육과 관련된 도서들이 펼쳐져 있다. 좋은 교육을 위해서 우선 지도자부터 배움의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다. 언제든 필요할 땐 책을 찾고 각종 세미나와 모임도 가리지 않고 찾아 나선다. 사범들도 마찬가지.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배움을 통해 충족한다. 이것이 이 도장을 움직이게 하는 가장 큰 힘이다.

김은경 기자  keki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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