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황제 예멜리야넨코 표도르(32, 러시아)와 현역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가 맞붙으면 어떻게 될까? 올해 연말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리는 '다이너마이트(Dynamite)!!' 대회에서 '표도르-이시이 사토시' 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일본의 스포치전문지 스포츠호치는 지난 1일 표도르와 이시이의 대결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이시이가 일본유도협회에 강화선수 지정 사퇴서를 제출했다는 것. 강화선수란 대표선수 후보를 말한다. 국가대표 상비군인셈인데, 상비군 지정을 사퇴했으니 실질적으로 은퇴한 셈이다. 또한 '표도르-이시이' 대결은 그래플링 경기로 치러지는 것도 선택사항중의 하나라고 전했다.

이를 두고 많은 팬들은 표도르와 이시이의 경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 표도르는 내년 1월 어플릭션(Affliction) 대회에서 안드레이 알롭스키와 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이미 대회사측의 공식발표도 있었다. 12월에 경기를 치른 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알롭스키와 같은 강자와 맞붙는 것은 힘들다. 때문에 12월 31일 다이너마이트 대회 출전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팬들 및 전문가의 관측이었다.

그러나 만의 하나 그래플링 룰 경기가 채택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래플링 룰 경기에는 타격이 없기 때문에 부상을 입을 확률이 낮다. 상대방을 넘어뜨리고, 관절을 꺾는 기술로 승부를 겨룬다. 12월 이시이와 그래플링 경기를 치르더라도 내년 1월 경기에 나서는 것이 문제가 없다. 다만 훈련방식도 다른데다 스케줄상의 문제로 표도르가 이에 선뜻 응할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현재 K-1, 드림 등의 대회를 주최하는 일본의 FEG사는 최근 자사 주최 격투기 대회들의 시청률이 떨어지는 현상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올해 연말 대회를 통해 다시 격투기 붐을 살려보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대회 주최사가 주관 방송국과 손잡고 표도르측의 구미를 당길 제안을 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이시이는 2008년 여름에 열린 베이징 올림픽 남자 유도 +100kg급의 금메달리스트다. 21살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종합격투기에 진출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졸업을 하는 내년까지 격투기 데뷔를 미룬다고 한 차례 밝힌 바 있으나, 곧바로 이를 정정하고 일본유도협회에 강화선수 지정 사퇴서를 제출했다. 현재 추성훈과 함께 타격을 연습하고 있으며 미국 LA로 격투기 유학을 가는 것도 고려중이라고 한다.

고준일 기자(엠파이트)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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