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김포의 한국체대태권스쿨은 상가 건물이 아닌 단독 건물에 자리잡고 있다. 80평이나 되는 넓이에 천정 높이가 7미터가 넘어 마치 경기장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다. 농구대가 두 개나 있고, 미니 축구 골대 등 태권도와 직접 관련이 없는 체육시설도 있어 학교체육이나 각종 생활체육도 소화할 수 있어 보인다.

보나마나 놀이체육 위주의 교육 방침을 가지고 있겠지, 하고 물었더니 대답이 의외다. “도장을 인수받은 지 3개월 남짓 됐습니다. 인수받을 무렵 엔 놀이체육 위주의 교육을 하고 있었고, 분위기가 산만했으며, 특히 태권도 실력이 수련 기간에 비해 낮은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장에서 관원들을 지도하기 시작하면서 양종배(33) 관장은 깜짝깜짝 놀라는 일들이 많았다. 놀이체육 위주의 교육 방식이었다 하더라도 그 정도가 너무 심했다. 사범에게 욕을 하고 신경질을 내는가 하면 과격한 행동도 서슴지 않는 아이도 있었단다.

유품자들조차도 태권도 기본기가 잡혀 있지 않은 상황에 이전까지의 교육방식에 길들여진 아이들과 학부모. 어찌 보면 막막한 상황이지만 양 관장은 오히려 가능성을 보게 됐다. 목적도 성취감도 없이 시간때우기 식으로 진행되어온 교육을 과감히 탈피하고 태권도가 중심이 된 교육방식으로 과감히 전환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마음의 결정이 끝나자 바로 80명의 관원 학부모들에게 전화를 걸어 교육방침을 바꾸겠다고 통보했다. 학부모들의 의견은 찬성과 반대가 반반씩 나누어 졌다. 물론 반대하는 학부모의 경우 아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힘들어서 운동을 그만두는 것은 아닐까 하는 등의 걱정 때문이었다.

예상했던 반응이기에 충분히 설명했고, 3개월이 지난 지금 오히려 관원이 40여 명이나 더 늘어난 상태. 그만 하면 성공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양 관장의 생각은 다르다. 아직은 교육방식의 전환이 과도기에 있을 뿐, 오랫동안 놀이방식의 교육을 받던 아이들인 만큼 변화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생각한다.

9살짜리 딸아이를 도장에 보내고 있는 한 학부모는 “관장님이 바뀌고 전화를 받았어요, 앞으로 태권도를 위주로 교육하겠다는 얘기에 몸이 약한 내 딸이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 너무 좋아졌어요, 예의도 제법 갖추게 됐고, 태권도 실력도 높아졌어요. 특히 건강해졌다는 것이 눈에 보여요, 물론 새 교육방식에 적응하는 데에도 전혀 무리가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좋아합니다. 자기 실력이 쌓여간다는 것에 상당한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끼고 있거든요”라며 바뀐 교육방침을 극찬했다.

실제 아이들은 예전보다 지금의 교육방식을 더 좋아하고 있다. 태권도를 1년 수련해도 자신의 태권도 실력에 고개를 갸우뚱하다가 3개월 만에 스스로 변화된 모습에 기뻐하고 있는 것이다.

양 관장은 한 블록 너머에 한국체대석사태권도체육관을 7년간 운영해 오고 있다. 그러나 소문을 듣고 멀리서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이 도장이 나와 두 개의 도장을 운영하게 된 것이다.

한국체대태권스쿨의 태권도 교육은 이제 겨우 걸음마단계. 그러나 양 관장은 나름의 꿈을 펼칠 또 하나 터전을 닦는다는 마음에 하루하루가 즐겁다.

“7년 전 도장을 오픈했을 때에도 놀이체육 위주의 교육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재미있게, 편하게 하는 데에만 교육을 맞추다 보니 정작 중요한 태권도를 등한시하게 되더군요.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뚜렷한 주관 없이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도장 운영상으로만 보아서는 제 생각이 맞을지 틀릴지 모르지만 적어도 교육적인 면으로는 아이들을 올바르게 지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편안합니다.”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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