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 이사회는 무엇이 두려워 침묵하는가?

국기원이 원장 사표처리, 서울시협회 산하 대외협력단과의 문제 해결 등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원장의 리더십과 부원장을 비롯한 상근임원들의 원장 보좌능력, 사무처의 사무집행 능력 등은 국기원을 끌고 나가는 삼두마차다. 그러나 정관 개정과 현안 문제들을 수습해 나가야 할 고비에서 이 삼두마차는 서로 엇박자만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원장은 사표를 냈고, 원장대행인 부원장은 이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2008년 2월 정기이사회에서 엄운규 원장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어떤 사안은 사무처에서, 어떤 사안은 상근임원 손에서 잠들어 국기원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사안의 처리를 위해 이사회를 열어야 할 상황에서도 정작 이사회를 소집할 위치에 있는 인사들은 꿀먹은 벙어리다. 운영이사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이사들은 국기원에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니 이사회가 열려도 침묵할 수밖에 없다.

엄운규 원장이 사표를 낸지 벌써 4개월이 흘렀다. 그동안 엄 원장 사표를 처리하기 위한 이사회조차도 열지 못하고 있다. 송상근 부원장이 “이사회를 열고 엄 원장 사표를 처리하겠다고” 밝힌 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법정법인으로 출발하기 위한 정관개정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승인을 받고 난 뒤 그 규정에 의해 원장을 선출하기 위해 사표처리를 미루고 있다는 게 국기원측 변명이다. 전혀 설득력이 없다. 원장을 선출하기 전에 엄 원장 사표처리가 우선돼야 한다. 

태권도계에는 이미 송상근 부원장을 비롯한 상근임원들이 엄 원장의 눈치를 살피느라 이사회 소집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엄 원장 사표처리도 중요하지만 정관개정을 승인받는 게 우선이라는 일부의 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 또한 책임을 질수 있는 원장이 있었으면 벌써 승인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만약 정관개정을 승인받지 못한다면 엄 원장 사표 처리는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서울시협회 산하 대외협력단과 일부 태권도인들이 국기원을 상대로 법적소송을 제기했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외부에서 국기원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해결의 실마리는 국기원이 찾아야 한다. 국기원도 이제 법정법인에 걸맞은 체질개선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태가 발생하게 된 이유와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이사회의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이사회까지 소집해야 할 사태가 아니라고 하지만 이 사태로 인해 원장이 사표를 냈고 소송이 진행 중이다. 그리고 현재 상근임원들로는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세계 태권도인들의 중심도장인 국기원이라고 하면서 이러한 사태로 인해 임직원들이 사법부에 들락거리는 모습을 칭찬할 태권도인은 없다. 국기원 이사회가 언제 어떻게 열리고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궁금하다.

김창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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