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열중 태권도부는 작은 시골 마을 전북 익산시의 함열읍에서는 유일한 중학교 태권도부다.

15명이라는 적은 인원을 가졌지만 7년간 매년 소년체전 메달을 획득하는 알찬 수확을 거둬왔다. 함열읍은 인구 7~8천의 작은 마을. 이런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박재우(45) 코치가 있다.

20년 동안 함열초등과 함열중의 태권도부 지도를 맡아온 박 코치는 “작은 마을에만 갇혀 있으면 아이들이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습니다. 태권도대회에라도 나가면 타 지역도 가보고 친구들도 만날 수 있으니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대학을 졸업하고 시작한 코치생활인데 벌써 강산이 두 번 변했습니다”라며 지난 과거를 회상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가볍게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창단 4년 만에 전국대회에서 메달이 나왔고, 2001년부터는 소년체전에서 한 번도 빠짐없이 메달을 획득하고 있다. 덕분에 익산 지역의 초등학교 태권도 선수들이 함열중으로 진학하는 일이 잦아졌고 함열중을 거쳐 서울이나 전북의 태권도 명문 고교로 진학해 태권도인으로 당당하게 활동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런 함열중 태권도부에 큰 잔치가 열린다. 오는 11월 태권도부 창단 20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것이다. 여기에는 함열초ㆍ중 태권도부 동창회 및 총동창회는 물론 전북태권도협회까지 참석해 태권도부 발전을 격려해 주고 후원도 해줄 예정이라고 한다.

사실 함열중 태권도부는 외부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학교에서도 도움을 주고는 있지만 학교 살림 자체가 넉넉하지 못한 편이다. 대회 전 집중 훈련기간에는 야간 훈련  후 차 시간이 끊기는 일이 잦아 박 코치의 사비로 임시숙소를 마련하곤 한다.

박 코치는 “학부모들이 자비를 들여서 학생들에게 태권도를 지도하고 있다”며 “여기는 시골이다. 시골에서 태권도 가르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번 기념식을 통해 대외적으로 알려서 선수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변화됐으면 좋겠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유능한 태권도 선수를 발굴하고 지도하는 데 젊음을 바친 한 지도자의 열정이 작은 시골 마을 중학교를 태권도 강팀으로 만들어냈다. 박 코치는 자신의 제자들 중 언젠가 함열중을 이끌어줄 재목을 찾고 있다.

“당장 물러날 것은 아니지만 20년 정성을 쏟아온 팀인 만큼 신중하게 코치자리를 물려주고 싶습니다. 저보다 훨씬 훌륭한 코치가 와서 지금보다 더 많이 발전되기를 바랍니다.”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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