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장흥의 한국태권도체육관엔 관장이 두 명 있다. 어린 시절부터 같이 운동해온 선후배 위성길(魏聖吉, 39) 관장과 공봉국(孔鳳國, 38) 관장. 더욱 이채로운 것은 이들이 장흥초교와 장흥여중 태권도부 코치를 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체육관이 없는 학교에서 태권도 훈련을 하기가 어려운 선수들이 한국체육관에서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태권도체육관의 수련생은 일반 관원 70여 명에 이들 선수 26명을 합쳐 총 100여 명에 이른다.

학교 체육관이 없어서 도장에서 훈련한다고 한국체육관에서 출전하는 선수들을 무시했다가는 큰 코 다친다. 5.18전국중고태권도대회에서 김아현(장흥여중, 1학년)이 핀급 은메달, 김다영(장흥여중, 1학년)이 밴텀급 동메달을 획득했으며 전주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대회에서 이효희(장흥여중, 3학년)가 L-웰터급 동메달을 획득했다.

입상은 못했지만 소년체전에도 전남 대표로 4명이나 출전했다. 그러고 보면 한국체육관은 장흥의 태권도 훈련소 같은 곳으로 남다른 선수 양성의 열의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학교와 체육관을 오가며 아이들을 지도하는 위 관장과 공 관장은 자신들이 학교 선생님보다 아이들과 더 친숙하다고 확신한다. 선생님한테는 하지 못하는 말도 이들 관장에게는 쉽게 털어 놓는다는 것이다.

“학교와 체육관에서 아이들을 계속 지켜보게 되니, 표정만 봐도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짐작이 갈 정도입니다. 하지만 부모나 교사에게 알리기보다는 스스로 털어놓게 하여 해결방안을 일러주는 방식의 지도가 아이들을 변화시킨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공 관장은 획일적인 지도보다는 개개인의 성향을 어느 정도 존중해주고 거기에 맞는 교육을 하는 편이다. 또 도장에서 아이들이 직접 지도해보는 시간도 마련해 준다. 물론 관장이 옆에서 지켜보며 도와주기는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들도 책임감을 갖고 또 스스로 실력이 많이 향상되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가정이 넉넉지 못한 관원들이 꽤 많아 수련비를 내지 못하는 아이들도 7~8명 정도 있다. 체육관 입장에서는 적은 숫자가 아니다. 넉넉한 생활을 하지 못하는 한국체육관 입장에서 보면 적은 숫자가 아니다. 아이들 자존심 때문에 구체적인 언급도 피했다.

 “처음부터  수련비를 받지 않으려던 건 아닙니다. 집안 사정을 잘 아는 관원들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었습니다. 가정환경이 좋지 않은 아이들이 학교나 사회에서 올바르게 성장해 나가기 쉽지 않은 현실이니 도장에서라도 잡아주면 절대 비뚤어지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운동도 하고 인성도 바로잡고 또 소질을 보이면 선수로 양성도 가능합니다. 여러 가지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001년 도장을 오픈했다는 위 관장과 공 관장은 아직은 부족한 면도 있지만 날로 발전하고 있는 장흥의 태권도계에 한국체육관이 도움이 된다는 것에 만족하며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병주 기자
• tkd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