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교육열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유명하지만 최근의 교육 열기는 유래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강남’으로 대표되는 사교육 열기는 이미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그 중에서도 ‘대치동’은 교육열을 상징하는 단어가 되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은 ‘일산의 대치동’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중산층이 밀집해 거주한다는 지역적 특징에 교육열이 합쳐져 학원가가 집중적으로 형성됐다. 그런데 일산의 대치동이라고 불리는 이유 중 하나는 이곳에 오마중(교장 김신희)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곳 주민들이 말이다.

평준화 지역이기 때문에 특별히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재학시 성적과 졸업생들의 진학을 보면 다른 학교에 비해 월등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일산 인근에서는 이곳 오마중에 아이를 입학시키기 위해 주소까지 옮기는 등 열성을 보이는 학부모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그 오마중이 ‘태권명문’에 도전하고 있다. 오마중 태권도부는 이 학교 유일한 운동부. 공부로는 이미 ‘일산 최고’라는 소리를 듣고 있지만 공부만 할 줄 아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태권도를 통해 증명해 보이겠다는 것이다.

김신희 교장(62)은 “태권도부 학생들을 보면 우선 기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예의가 다른 학생들에 비해 눈에 띄게 바르고 태권도뿐만 아니라 공부에도 소홀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오마중 태권도부. 김신희 교장(중앙)과 남기현 코치(좌측 끝), 이장혁 감독(우측 끝)이 함께했다.

모든 훈련은 정규수업을 마친 후에 시작된다. 운동한다는 핑계로 수업을 빠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이 김 교장의 말이다.

“학교에서 보다 많은 지원을 해주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감독, 코치 선생님과 학부모님들이 열성적으로 아이들을 이끌어주고 계셔서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 교장의 말에 손사레를 치는 이장혁 감독(31,체육교사)이다. “오히려 정반대예요. 교장 선생님이 태권도부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계셔서 여러 면에서 도와주고 계시다는 것을 아이들까지 잘 알고 있는걸요.”

오마중에 태권도부가 생긴 것은 2000년. 경기도내 대회에서는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전국대회에서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는 기대를 좀 하고 있다. 2학년임에도 경기도내 주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구본진과 유주연이 있기 때문.

남기현(29) 코치는 “본진이와 주연이가 내년 3학년이 되면 확실히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목표는 당연히 전국규모 대회 우승이지요.”

대다수의 중고교 태권도부 학부모들이 그렇지만 오마중 학부모들의 관심과 지원도 보통을 넘는 수준이다. 1학년 김재민군의 어머니 윤영심씨는 “학교 운동부 하면 좀 딱딱한 분위기를 생각했는데 우리 오마중 태권도부는 무엇보다 분위기가 온화해서 좋다”고 말했다.

예부터 교육의 핵심 덕목으로 강조되던 것이 지(智),덕(德),체(體). 이미 지는 어느 정도 달성한 오마중학교가 태권도를 통해 덕과 체에서도 1등 학교가 되려 하고 있다.

박성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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